잡다한생각

늙음을 인정하는데 기분은 좋지 않았다

『토토』 2026. 6. 12. 06:13

만 65세면 우리 나라에서는 법적으로 노인에 해당한다.

자녀들이 결혼하여 손주를 둔 할머니며,

빠른 경우 중학생이 된 손주가 있는가 하면

자녀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서 아직 할머니가 안 된 경우도 있다.

나는 예비 할머니다.^^ 감사하게도 결혼한 딸이 임신한 덕분이다.

 

우리 세대가 친정엄마 세대보다 젊게 산다고 해도 우리 나이대면

아이들 눈에는 할머니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스스로 너무나 잘 안다.

거울을 보면서 마음이야 청춘인들~~ 그리고 아무리 가꾼다고 한들~~

늙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서글프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선천적으로 콜라겐이 빵빵한 유전자를 타고 태어난 경우는 또래들 중에

동안으로 보이므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이도 있으나, 대부분은 흐르는 세월을

거스리지 못하기에 비슷비슷하게 늙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만에 만난 지인이 반가워 하면서 하는 말이

  "예전에는 피부도 짱짱하고 예쁘더니 왜 이리 늙었어?"

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더라고 친구가 말했다.

이 친구의 말을 들은 다른 친구가 

  "아~~ 그 사람, 10년 동안 안보이더니 타지에 있다 왔나봐. 얼마전에

   나도 우연히 만났는데 나보고도 그러더라. 그래서 나는 그 사람한테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 라고 말했어^^ 본인 늙은 것은 모르나봐.

   자기도 늙었어 라고 말하려다가 참았어^^"

  "기분 안좋던데 넌 괜찮았니?"

  "좋진 않았지. 우리 나이면 늙는 건 당연한데, 오랜만에 만나서

   뭐 굳이 늙었다고 말해야 할까? 라고 생각했어."

  "십년 세월이니까 십년 전보다 늙은 건 나도 인정하는데, 남이 그런말 하니까

    기분이 왜 이리 나쁜지 원. 그 사람 성격상 솔직하게 말한 것 뿐이고

    기분 나쁘라고 한 말이 아닌 줄도 알겠는데 말이야"

  "십년이야~ 십년~~~  누구라도 십년이면 늙지 안늙을 수가 있니?"

  "그렇게 인사하는 사람이 우리는 될지 말자"

친구의 기분을 공감하며, 오랜만에 만난 상대방에게 기분을 상하게

하지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리프팅 시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다 없앨 수는 없지만 주름을 줄여보는 시술을 알아보고 친구들 단체로 같은

시술 받을까? 까지 진행되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동작 빠른 친구가 알아볼 것 같기는 하다.ㅎㅎ

 

세월따라 늙어가고 있음을 스스로도 충분히 알고,

친구들이 마주보고 앉아서 우리 늙었다고 함께 시인하며 이런저런

지적까지 해도 기분 상하지 않은데~~~

모처럼 만난 비슷한 또래가 늙었다고 하는 말이 왜 기분 나쁘게 들릴까?

10년이란 세월을 무시한 발언이라서 그럴까?

늙는다는 게 서글프게 다가온 탓일까?

그 사람은 그냥 자신이 느낀대로 말했을 뿐일텐데~~~

 

이 경험을 토대로 우리들은 또래들에게 절대로 늙었다고는 하지 말자.

특히나 모처럼 만나는 지인에게는~

할머니로 불리는 우리는 타인이 늙었다고 하지 않아도

본인이 늙었음을 잘 알기에~

말에도 온도와 색깔이 있다는 의미에 대해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그래서 이런 거짓말이 생겼나 보다.

할머니가 된 여고 동창생들이 만나면 

 "하나도 안변했네, 그 시절과 똑 같네."

하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러나 본인들은 안다.

  "굳이 늙었네" 라고 하지 않아도 ㅎㅎ

솔직함이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음을 잘 아는 센스있는 여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