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남부지방보다 김장철이 이른 우리 고장에서는, 11월이 되면 김장시기로 분주할 때다.

아이들이 다 객지로 떠나 우리부부만 지내는 둘만의 식탁이라 김장을 할까? 하지말까? 망설이는데 남편이 적극적으로 김장하기를 종용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시장으로 따라 나섰다.

김장철이 되면 시장주변 주차장이 김장시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안그래도 복잡한 시장주변이 주차공간을 빼앗긴 차들로 인해 더 복잡해진 풍경을 자아낸다.

 

그래서 임시로 마련된 많은 김장가게 앞은, 물건을 사려는 차량이 잠깐씩 정차를 하게 된다.

우리부부도 많은 가게앞을 지나며 어느 곳에서 구입할까? 망설이다가 가격이라도 알아볼 마음으로 어느가게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가 남편 차 오른쪽 모퉁이를 들이받으며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놀랐던지... 온몸이 오싹해지면서 찰나에 떠오르는 화면이 있어 바로 정신을 차린 나는, 곧바로 경계태세로 변하여 

 "아저씨, 왜 여기서 쓰러져요?"

하고 짜증을 냈다. 내 모습에 당황한 남편이

 "당신 왜그래? 사람이 넘어졌는데... 다친데 없냐고 물어보지 않고 왜 다짜고짜 따지듯이 그래?"

나를 나무란 후 창밖을 향해

 "아저씨, 어디 다치진 않았어요?"

하고 묻는다. 자전거와 함께 넘어졌던 아저씨가 대답도 없이 우물쭈물 일어난다. 남편은 다시금 또 묻고 나는 경계했던 심정을 남편한테 전한다.

 "왜 그래? 보험사기 주의하라고 방송에 나왔단 말이야. 너무 비슷한 상황이라 의심이 가잖아. 하필이면 왜 갑자기 차옆에 와서 넘어지냐고. 우리가 차를 안세웠으면 어쩔 뻔 했어? 꼭 사기 같아. 사진찍어야 해."

하고 폰을 들이대려고 하자, 

 

 

 "알아보지도 않고 정말 당신 왜 그래?"

남편이 손으로 제재하며 말리는 바람에 넘어진 모습은 담지 못하고, 성질급한 나는 그 아저씨한테 한마디 더 건넸다.

 "아저씨, 설마 일부러 넘어진 건 아니겠죠?"

울남편 기겁을 하며 이번엔 내 입을 손으로 막는다.

 "당신 정말 왜 그래? 넘어진 사람 창피하게..."

 "왜? 경계해서 나쁠 건 없잖아. 상황이 방송에서 본 거랑 너무 비슷해서 그래. 그러니 의심부터 하게 되네. 순진해서 당하는 피해자들 꽤 많더라 뭐."

 "저 사람이 듣겠다. 좀 가만히 있어."

차안에서 우리부부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그 아저씨 얼굴을 가리고 있던 모자와 마스크같은 것을 벗더니 우리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얼굴을 보니 아저씨는 아닌 것 같고 청년으로 보였으며 더구나 사기칠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사실 사기칠 인상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심이 되면서 미안해진 나는

 "의심해서 미안해요. 어디 다쳤어요?"

하고 물으니

 "괜찮습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김장거리를 파는 상인이 청년을 보더니

 "무릎에 피나네."

하신다. 약간의 찰과상을 입은 것 같다. 흙묻은 옷을 털고 재정비를 마친 청년은 자전거를 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남편이 또 다시 나를 나무란다.

 "당신 어쩌면 그럴 수 있어? 정말 놀랐어."

 "자기가 방송을 안봐서 그런 말 하는데, 너무 비슷한 상황이었다니까. 보이지도 않던 자전거가 왜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차 옆에 와서 쓰러지냔 말이야. 그러니까 의심을 하게 되지."

 "그래도 당신이 좀 지나친 것 같아. 그 사람이 얼마나 창피하겠어?"

 "당신은 그 사람이 창피한 게 중요해? 우리가 교통사고 피의자가 되면 어쩔려고?"

 "차를 세운 상탠데 어떻게 우리가 피의자가 돼?"
 "방송보니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지던데... 만약에 그 사람이 진짜로 보험사기를 노린 사람이었다면, 아마 우리가 당하게 될걸. 더구나 주차장도 아닌 도로잖아. 빡빡 우기면 자전거가 약자야? 차가 약자야?"

내 말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남편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며 잠시 대답을 않는다.

 "......"

 "당신이 보기엔 내가 과민반응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난 제대로 대처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그 청년한테 좀 미안하지?"

 "좀 미안하긴 해. 하지만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오면 난 또 똑같은 반응을 하게 될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당신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봤어. 솔직히 난 당신한테 너무 놀랐어."

 "놀라도 할 수 없고, 실망했다고 해도 괜찮아. 나는 그 순간 얼마나 놀랐다고"

 "울마눌 엄청 매정하대. 방송탓인가? 아니면 아줌마의 힘인가?"

 "난 당신이 나를 나무라는 게 더 어이가 없다 뭐. 좁디 좁은 공간을 지날 땐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가야지 어디 겁도 없이 쌩하고 지나치려고 해, 내 아들이었으면 엄청 혼냈을거야. 사실 당신도 놀랐잖아?"

 "놀라기야 했지."
 "그러면서도 나를 나무라기만 해?"

 "당신이 가만 있었으면 되는데... 의심하질 않나, 사진찍으려고 하질 않나, 그러니까 내가 당황스러울 수 밖에..."

 "내가 방송을 보긴 잘한 것 같아. 그러니 냉정할 수 있었던 거야."

 "당신은 그렇게 생각해? 난 좀 많이 놀랐어. 당신한테..."

 "당신 말속엔 계속해서 내가 잘못했다고 여기는 것 같은데... 좀 섭해지려고 한다."

 "......"

 "누가 뭐래도 난 당신 보호자야.^^ 물론 당신은 나의 보호자고."

 

오해의 눈초리를 보내며 의심했던 나의 태도를 되짚어 보지만 잘못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본 딱 그 예매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고였기에 순간적으로 냉정하게 경계를 한 내 행동에 대해 나조차도 놀랐긴 했지만 나를 나무라는 남편과 달리 나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고프다. 나의 냉정함에 대해.

그 청년에게 미안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나는 똑같은 상황이 오면 또 똑같이 대처할 것 같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TAG 김장철, 남편, 사고, 사과, 사기, 사진, 오해, 위장, 자전거, 차도, 착각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2.12.01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블랙박스가 있어...
    보험사기도 막을 수 있다고 하더이다.

    잘 지내시죠?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3.01.05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BlogIcon lee 2013.01.08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 죄송하지만 초대장 하나 부탁드리겠습니다
    4459black@naver.com 메일로 부탁드려요 ㅠㅠ

  4. Favicon of http://smartmil.com BlogIcon 이귀빈 2013.02.11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이스피싱 조심합시다. 대책과 철저한 수사로 강력한 처벌바랍니다!

 

 

금년 어버이 날을 며칠 앞두고 딸은 오빠와 함께 우리부부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노라며 전화가 왔다.

 "선물? 안해도 돼."

내 대답은 단호했다.

 "엄마 왜 그래? 우리 알바해서 모아 둔 돈있단 말이야."

 "얼마나 된다구? 너희 용돈으로 쓰고... 나중에 졸업 후 취업해서 벌면 그 때 해줘."

 "그러지마. 엄마맘은 알겠는데 이제 우리도 성인이 되었으니까 어버이 날 선물 챙길거야."

금년에는 기어이 챙기겠다는 딸의 간청에

 "그럼 고민하지 말고 그냥 돈으로 줘.^^"

 "에고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하지만 우리힘으로 번 돈으로 처음하는 거라 의미있는 걸루다 꼭 해 드리고 싶어서. 죄송하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돈으로는 못 주겠는 걸.^^"

라고 하는 딸, 어릴적부터 카네이션과 편지는 기본으로 하면서도 적은 용돈을 모아 약소하나마 정성어린 선물을 하려 들면 

"엄마는 현실적이라서 꼭 필요한 선물을 좋아해. 나중에 너희가 돈을 벌면 그 때 좋은 거 해줘."

"그럼 아빠거라도..."

"너희가 아빠한테 용돈받은 걸로 하는 선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괜히 아빠마음 쓰이게 하지 말고 너희 힘으로 벌면 그때 해."

이런 식으로 내가 극구 말렸다. 어린 우리딸에겐 아마도 상처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생일선물도 같은 이유로 못하게 했기 때문에.

친구엄마는 친구가 문구점에서 파는 액세사리를 선물로 드려도 무척 고마워하고 좋아하며 기특해한다는 푸념을 잠깐씩 털어놓곤 했었지만, 나는 늘 현실적임을 강조했고 고마운 마음에 한두번 하다 무용지물 되는 것이 아까우니 마음에 담지 말라며 나중으로 미루었다.

 

어느 기관에서 조사했는지 몰라도, 부모님께서 어버이 날 선물로 싫어하는 목록에 현찰도 포함된 믿기지 않는 결과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왜냐하면 나는 어느 해부턴가 늘 현금을 드렸기 때문이고 나 또한 현금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정엄마와 큰댁형님께 갖고 싶으신 거 말씀해 달라고 해도 늘 괜찮다고만 하셔서, 내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민해서 정성을 다하여 해마다 다양한 선물을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과연 내가 드린 선물이 어른께 얼마나 유용한 지에 대해 의문이었다. 그래서 어느해에 용기를 내어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솔직한 대답은 현금이었다. 용돈이 뭐니뭐니해도 가장 실용적이라는 것이다.

이후 난 현금으로 드렸고, 이런 현실적인 나의 행동을 알고 있던 딸도 현금으로 드릴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단다.

 

남매가 대학 졸업해서 정식으로 취업한 후로 생각하고 있었던 일을, 비록 알바해서 번 돈이긴 하나 미루고 미루었던 어버이 날 선물을 챙기겠노라고 우기니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우리부부에게 요즘 유행하는 초경량 운동화를 커플로 하면 어떨지 물어오는 딸에게,

 "음... 글쎄다."

우리딸 속으로 또 실망했을 것이다. '응 고마워' 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내가 어쩌면 원망스러웠을 지도 모른다.

 "요즘 엄마가 아빠 모시고 산책을 좀 하시니까 필요할 것 같아서..."
 "그냥 주는 대로 받아야 하는 게 선물이긴 하지만, 엄마 의견을 말해도 되니?"

 "당연하죠."

 "얼마 정도 예상하는 데?"

 "ㅎㅎㅎ 내 이럴 줄 알았다. 역시 너무너무 솔직한 엄마라니까."

 "왜 싫어?"

 "아니아니"

 "대충 예상하는 금액을 알아야지 엄마 생각을 말할 수 있잖아. 그래서 물어 본거야."

 "오빠랑 나랑 각자 OOO원 예상하고 있어."

 "꽤 많네. 너희가 부담스럽지 않겠어?"

 "뭐든지 다 말해. 꼭 해 드리고 싶어서 그래."

 "정 그렇다면 이렇게 하자. 엄마가 금년에는 기필코 아빠한테 선그라스 사드릴려고 했거든."

 "작년에 엄마가 아빠한테 사드리려고 했던 유명상표 선그라스?"

 "응"

 "우리가 준비한 금액으로 살 수 있을까?"

 "상표는 그 상표로 하되, 디자인은 금액에 맞춰서 고르면 되지. 대신 엄마한테는 하지 말고 아빠한테로 몰아줘."

 "그러면 엄마가 서운하지 않아?"

 "전혀. 서운하지 않아. 내가 사줄려고 했던 것을 너희가 하니까 오히려 엄마는 고맙지."

 "엄마, 그럼 아빠 선그라스로 결정한다."

 "응 고마워. 받긴 받겠는데 담부턴 이러지 마. 졸업할 때까진 어버이 날 선물 신경안썼으면 좋겠어."

 

이리하여 아들과 딸이 집에 다니러 온 휴일날, 남편과 함께 안경점에 가서 가격과 남편 얼굴에 어울리는 걸로 골랐다. 남편은 부담스럽게 여기며 철없는 아내가 아이들을 부추킨 것으로 오해하며 나를 나무랐다.

 "힘들게 알바해서 번 돈을 용돈으로 쓰게 그냥 두지. 왜 이 비싼 선그라스 사달라고 해서는..."

 "내가 말한 게 아니야. 애들이 먼저 어버이 날 선물 꼭 하겠다고 하니까, 이왕에 하는 거 제대로 된 거 하면 좋겠다고 했을 뿐이야."

 "그래 우리 아들 딸, 고맙게 잘 쓸게."

애들 자력으로 준비한 어버이 날 선물로 오래오래 기억될 만한 선물이라 흡족했다.

울남편 올여름부터 시야가 시원할 것이다.

우리딸 야무지기도 하다. 나는 전시되어 있던 제품을 사려고 했는데, 딸은 아빠에게 양해를 구해 조금 늦더라도 주문을 넣어 새상품을 받자고 한다. 이럴 땐 딸의 차분한 성격이 참 마음에 와 닿으며 나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새상품으로 주문했던 선그라스를 찾던 날, 남편이 착용한 모습이다.

우리딸 내가 깜빡하고 잊고 있을까봐 선그라스 찾는 날임을 문자로 지시(?)했다.

 "여보, 얘(딸)는 분명 내가 키웠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딸이 꼭 언니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ㅎㅎ 사실 딸이 당신을 잘 챙기잖아. 딸한테 지적안받으려면 당신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어."

 

 

우리가족은 모두 알뜰하고 검소한 편에 속하는 데, 남편은 우리보다 더 심해서 유행과는 전혀 상관없이 산다. 그래서 평생 사용할 것 같아 좀 좋은 것으로 마련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마음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하지만 아직은 학생이니까 공부에 매진했으면 더 좋겠다는 게 내 속마음이다.

 

 

 

TAG 감사, 고마운, 남매, 남편, 대견한, , 부담, 비용, 선그라스, 선물, 실망, 아들, 아르바이트, 아이들, 어버이 날, 용돈, 지출, 최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2012.06.07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착한 남매들이 기분좋고 의미있는 날을 만들어 주었네요
    아침에 기분 좋은 이야기 듣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내 아내의 모든 것,

아이가 없는 결혼 7년차 부부의 이야기로, 남편 두현(이선균)이 아내 정인(임수정)의 잔소리와 불평에 찌들려 이혼을 목적으로 아내를 바람 피우게 하겠다는 설정의 코믹영화다.

현실성이 떨어진 억지설정과 과장된 면이 거북하게 다가와 솔직히 나는 영화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식상해진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조심스레 추천해 볼만 하다. 

 

 

솔직함을 무기로 쉴새없이 떠드는 아내, 정인

기상한 남편이 화장실에서 볼일보는 상황에서도 쥬스와 생즙을 기어이 마시게 하고야 마는 아내이자, 불편해하는 남편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아내 정인을 보는 것은, 같은 여자인 나도 질릴 지경이었다.

자녀가 없는 전업주부이기에 그녀의 안테나가 오직 남편에게로만 향해 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녀의 변화없는 성실한(?) 내조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사랑엔 유통기한이 있다.

연인들 사이에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유통기간이, 부부사이에서도 나타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 내 감정에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 보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길들여진 안일한 결혼생활로 인해 상대방이 얼마나 지겨워하고 힘들어하는 지 가끔은 점검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괜찮으니 상대방도 괜찮을 것이라는 확신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태만이고, 반대로 상대방이 지겹게 느껴진다면 상대방은 또 나를 얼마나 지겨워할까? 인정하며 대화를 가짐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결혼생활에 찾아드는 권태기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됨으로써, 영화에 등장한 지진이 주는 긴장감이 크게 공감되었다.

 

 

정인의 장점이자 단점인 솔직함이 그야말로 무기가 되었다.

지나친 솔직함이 두현을 질리게 하는 정인의 행동은 같은 여자로써 참 딱하게 보였다. 상대방 기분을 전혀 헤아릴 생각없이 그저 자신의 감정만 따발총처럼 쏟아내거나 식사하는 남편을 향해 담배연기 뿜어내고, 청소기 돌리고 등등... 볼거 안볼거 다 본 부부사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한 모습만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최소한의 예의, 지켜야 선을 있다고 여겨진다.

정인의 솔직한 행동은 지나친 점이 많았다. 이런 행동은 그녀의 남편만 질리게 하는 게 아니라, 관객으로써 보고 있는 내 시선도 거북하게 만들었다.

공간의 침묵을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별로 말이 없는 울남편의 최대장점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속 정인의 불평섞인 투덜거림은 질린다고 할 정도다. 계속되는 불평은 듣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남들 눈에는 미모의 아내이자 요리 잘하는 아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될지 몰라도, 정작 당사자인 두현은 난감하기만 하다. 정인이 입만 열었다 하면 물불안가리고 덤비기 때문이다.

부부동반 모임에 가면, 대부분 공감되는 짧은 표현이 있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누구는 애교많은 부인과 살아서 좋겠다는 둥, 누구는 점잖은 남편하고 살아서 좋겠다는 둥 등등...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농담인 듯 던지지만 진심을 내포한 발언을 한다.

 "함께 살아봐라~"
그렇다. 부부는 그들만이 안다. 관심인지 극성인지 아니면 사랑인지 간섭인지를...ㅎㅎ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채워주려 배려할 때, 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찌질한 소심함을 발칙한 상상으로 엮은 남편, 두현

아내가 무서워 감히 이혼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는 이 남자는, 얼마나 소심하고 찌질하냐면 주어진 상황을 극복해 볼 노력은 하지 않고 그 상황을 피하려고만 한다. 그러니 아내의 속사포 같은 불평이 더 지겹게 느껴질 수 밖에.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함이 정인 못지않게 이기적인 면을 보이는 남편이다.

아내가 싫어하는 짓을 하여 이혼하자는 말이 아내입에서 먼저 나오기를 바랐다면,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남정네들이 한눈파는 외도를 그 스스로 저지를 용기도 없는 남자,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성립을 바라는 비겁한 남편은 이런 외도조차도 아내가 저지르기를 바라는 어이없고도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의 한심한 남편이다.

 

이혼을 바라며 카사노바를 붙여주고도 스킨쉽은 안된다니...

나는 싫지만 너 주기는 싫다는 심뽀를 엿보며,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발칙한 계획을 세웠을까?'

하고 두현의 입장을 이해해보려 했으나, 거슬렸던 인물이다. 

 

 

정인을 사랑하게 된 카사노바, 성기

카사노바 성기(류승룡)에게 빠진 국내외 여성들 설정과, 의뢰인 두현과의 만남을 이룬 해변가의 모습 등...

웃음을 위한 억지설정 또한 감정이입을 막는 요인이 되어,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카사노바답게 두현의 아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정인을 여자로 대하는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류승룡이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 너무 다른 캐릭터가 낯설면서도 꽤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내 남편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까?

내 아내의 모든 것에 관한 정보를 카사노바에게 알려주기 위해 열거하는 두현의 마음이 읽혀졌다.

 '이 남자 정인을 사랑하는구나'

동시에 내 남편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평소에 남편이 하던 말이 정답이다.

 "나는 당신을 잘 몰라."

그럴 수 있다.에 머리를 끄덕이게 되는 나, 남편이 나에 대해 잘 모름이 서운하지 않다.

왜냐하면 나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남편의 핸폰에는 '귀여운 마눌'이라고 저장해 놓았음을 보았다. 고맙다.

두현은 아내를 '투덜이'라고 저장해 두었다.

 

 

아내가 여자임을 잊지 마라.

정인이 우연히 방송일을 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느낀다. 그리고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남편에게 여백의 공간을 허용하게 된다. 그러자 두현이 정인을 사랑했던 옛모습의 회상하며 그리워하게 된다. 찌질했던 두현은 이혼을 결심했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

 

남편에게 감사한 이유

나의 신혼시절을 떠올리게 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결혼으로 객지생활을 하게 된 나, 친구가 없었던 신혼시절에 남편을 기다리는 게 낙이었다. 왜냐하면 이야기할 상대로 남편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루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울남편은 다행스럽게도 귀찮아하지 않고 다 들어줬다. 

그 시절 울남편,

"귀만 빌려줬다"

고 해서 실망하기도 했으나, 귀도 안빌려 줬다면 아마도 난 우울증으로 고생했을 지도 모른다.

귀를 빌려준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가끔 내가 침묵을 하면 울남편 생각엔

'오늘 우리 마눌 컨디션이 안좋구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식상해진 연인이나 부부에게 추천하는 이유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내이긴 이전에 한 여자였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세상의 남편들이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상대방에 대한 편안함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몸서리 칠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일임을 제시한 뻔한 결말이 와 닿았던 영화다.

아내에게 카사노바를 붙여준다는 발상이 위험하고 발칙하긴 했어도, 그리고 오버액션과 억지설정으로 영화몰입을 방해하긴 했어도, 코믹하고 유쾌했다. 

부부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혹은 재점검의 시간으로 이 영화 한편 권하고 싶다.

 

 

TAG 결혼, 권태기, 기회, 남편, 내 아내의 모든 것, 대화, 류승룡, 반성, 발칙한, 배려, 변화, 부부, 사랑, 아내, 영화리뷰, 이선균, 이유, 이해, 이혼, 임수정, 점검, 추천, 코믹영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2012.05.29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잘 보고 갑니다. 나중에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2. Favicon of https://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2.05.29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생활을 하시니 좀 더 공감이 가실 듯^^

  3.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2.05.29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2.05.29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이영화를 못봤습니다.
    이선균과 임수정을 좋아하므로 곧보려고합니다 ^^
    건강하시지요?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셨는데 .......

  5. BlogIcon 꿀단지미엘 2012.06.04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거 정말 재밌게 잘봤어요~옆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알찬영화였어요ㅋㅋ
    레뷰추천 드리고 갑니다^^*

 

 

 

최근에는 가끔이나마 주말이면 휴식을 갖게 되는 남편을 종용하여, 운동과 산책삼아 낮은 야산을 오르곤 합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벌써 일주일 전이군요.)에는 소백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고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국립공원임을 강조하며 남편이 동행하기를 원했지만, 하산이 두려운 제가 자꾸만 미루다 이제서야 오르게 된 것입니다.

 

 

죽령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이용했는데, 콘크리트로 잘 닦아 놓은 도로같은 등산로가 낯설어서 좀 뜻밖이었네요. 그리고 등산객을 위해 곳곳에 전망대와 휴식처가 마련되어 편리하긴 했으나, 인공적인 내음이 물씬 풍겨 등산의 운치를 감해 아쉬웠습니다.

 

 

 

소백산 강우 레이더 관측소가 보입니다.

제가 서 있는 뒤로, 한 어린 소년이 하산길을 마구 뛰어내려 옵니다.

헉헉거리며 오르고 있던 저였던지라 이 소년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아~~~ 옛날이여~~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남편은

  "연화봉으로 갈까? 중계소로 갈까?"

갈림길에서 갈등했지만, 저는 중계소까지 갔다가 하산하기를 원했기에 중계소겸 관측소에 들렀습니다. 실내는 들어갈 수 없고 그저 건물주위만 구경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화봉으로 향하고

 

 

관측소에서 멀리 보이는 연화봉에 설치된 천문대를 바라보던 남편이,

"여보, 언제 또 다시 올 수 있겠어? 이왕에 온 김에 비로봉까지는 아니어도 연화봉까지는 갔다오자"

"난 무리야. 하산할 때 무릎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가보고 싶으면 당신은 갔다 와. 나는 여기서 좀 쉬다가 천천히 하산하고 있을께. 시간상 당신하고 하산길에서 만나게 될거야."

"당신하고 같이 가야 재밌지. 혼자 뭔 재미래. 하산이 힘들면 내가 업고 내려갈께."

하산시 따르는 무릎고통이 두려워 제가 등산을 꺼리는 바람에 우리부부 함께 등산해 본 일이 없습니다. 

 "여보, 어쩌면 우리부부 함께 등산한 기념이 될 지도 모르잖아. 그러니 함께 가자."

남편의 설득은 끈질겼고 기념될 추억이란 말에 제 마음이 약해져 연화봉으로 향했습니다.

 

 

 

백두대간으로 통하는 소백산에는

 

 

관측소 뒤 넓은 공간과 연화봉 근교에 등산객이 불상사를 당했을 때 수송수단으로 헬리콥터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여느 등산로와 달리 편한 길이긴 해도 등산로인데, 양산을 들고 가뿐하게 발걸음을 옮기시는 아주머니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스틱 두개를 짚고서 힘겹게 발걸음을 떼시는 이 분까지 본 남편이

 "당신은 양산 든 아주머니나 스틱 짚은 아주머니에 비하면 젊은이야. 그런데도 등산을 꺼려."

 "오르기만 하는 등산이면 잘하지. 하산을 못해서 높은 산엘 안가려는 거지."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통증때문임을 강조하는 내 말을 이해못하는 남편이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수시로 반기는 다양한 야생화가 제 위안이 되었네요.

쑥도 있고 고사리도 눈에 띄고...

국립공원에서의 임산물 채취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벌금형!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소백산 연화봉에서는 5월말에서 6월초에 철쭉제가 열리는데, 5월 중순경에 찾은 산에서는 철쭉은 소식이 없었고 야생화와 진달래가 먼저 등산객을 맞이합니다.

 

 

 

드디어 연화봉입니다.

 

 

 

남편은 저를 데리고 연화봉까지 왔음을 뿌듯하게 여겼으나, 저는 성취감보다는 하산할 일이 아득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막 피어오른 새싹들이 이제 소백산을 봄으로 치장하기 시작한 연화봉, 그러나 철쭉이 피지 않은 산은 약간 삭막함마저 감돌았습니다. 2주후면 철쭉이 뒤덮을 멋진 산을 그리워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저의 하산길은 다른 사람에 비해 두배의 시간이 소용될 것을 감안하여 하산을 서둘렀고, 조심스레 걷고 있는데 산에는 해가 평지보다 먼저 짐을 강조하며 남편이 걸음을 재촉합니다.

 "당신 먼저 내려가. 난 쉬엄쉬엄 내려갈테니..."

 "당신두고 어떻게 나 먼저 가. 그건 절대로 안되지."

천천히 걷고 있는 제 모습이 못마땅했을 남편은 또 다시 종용합니다. 그 마음 이해는 되지만 전 도저히 걸음을 재촉할 수가 없었지요. 무리하다가 통증이 시작되면 주저앉을 수도 있음을 알거든요.

집중해서 조심스레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잠깐 휘청하면서 내심 걱정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찢어지는 듯한 무릎통증이 시작된 것입니다. 참으려 애쓰는 데도 눈물이 났습니다.

울남편, 그때서야 제가 무리하면 안된다는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듯 했습니다.

 "큰일이네.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야 할텐데."

 "나도 알고 있거든. 그래서 연화봉까지는 안갈려고 했던거야."

너무 아프고 마음은 급하니 짜증이 났습니다.

 "미안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형광등같은 반응을 보이는 남편, 이럴 때는 제 남편이 아니라 그야말로 내편이 아닌 남편같습니다.

아프기도 하고 남편의 설득에 넘어간 제 자신도 싫고, 내려가야 할 일도 걱정이고... 이런 저런 상황이 속상해서 아무도 없는 숲속에 들어가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네요.

 "아파서 쩔쩔매는 나랑 맞출 생각말고 당신 먼저 내려가서 기다려. 밤이 되던 말던 오늘 중으로야 내려가겠지."

화도 났습니다. 남편은 심각해지고... 

 "내가 먼저 내려가서 사정이야기하고 차를 갖고 올테니 당신은 차세우기 좋을 만한 곳까지 와서 기다려. 무리하지 말고"

이 말을 남기곤 남편은 멀어졌습니다.

 

남편이 떠나고 홀로 남은 저는 이를 악물고 절뚝거리며 걷다 쉬었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연화봉에서 봤던 등산객들은 안타까운 눈빛을 던지며 하나 둘 저를 앞질러 내려가고 정말로 이 산에 저만 남으면 어쩌나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앞서간 남편한테서는 전화도 없고...

남편이 관리사무소에 도착하기 전에, 직원이 퇴근이라도 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순간,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아파도 참고 내 스스로 내려가야 한다. 할 수 있다.'

뒤로 걷다가 옆으로 걷다가 앉아서 쉬다가 다리운동을 했다가.. 그야말로 혼자서 쌩쇼를 다하며 걷고 있는데 공사차량 같은 게 보입니다. 너무 반가워서 소리 질러 차를 세웠습니다.

 "아저씨 저 좀 태워줄 수 있나요? 아파서 잘 못 걸어요."

 "여긴 태울 수 없고요. 구조차량 올라오라고 전화드릴게요."

실망스러웠습니다.

 "남편이 차를 가져 올 수 있는지 허락받을려고 먼저 내려갔어요."

 "그럼 기다리세요. 무리하시지 말고."

그 차가 떠나자, 제 실수가 생각났습니다. 남편이 관리사무소에 도착하는 시간보다는 전화가 빠르다는 것을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남편이 제게 몇차례 전화를 했답니다. 그런데 제 전화기는 벨을 울리지 않았고 저는 소식없는 남편만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려갔지요.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저는 입고 있던 잠바를 얼굴에 감싸고 굴러볼까? 어떻게 될까? 궁리 중인데, '삐오삐오' 싸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나 말고 더 높은 곳에 심각한 등산객이 발생해서 구조하러 가나보다.'

생각하며 차량을 비켜서는데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 차가 올라가서 구조한 후 내려올 때 나도 좀 태워달라고 해야겠다'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차가 속도를 늦추더니 남편목소리가 들립니다.

 "차 돌려서 내려올테니 거기 서 있어."

남편이 못오는가 보다고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오게 되면 남편이 우리차를 끌고 올 줄 알았기 때문에 무척 놀랐습니다. '삐오삐오'의 싸이렌을 울리는 차를 타게 될줄이야...

죄송하고 감사하고 창피하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왜 남편차가 안오고 구조차가 왔는지, 그리고 더 높은 곳에서 하산하던 공사차량을 보고 태워달라고 했던 일을 전하니, 산에서는 정해진 구조차만 구조자를 태울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고 설명해 줬습니다. 남편도 싸이렌소리 울리는 구조차를 동원시키려던 것이 아니었기에 무척 죄송했답니다.

 

 

찰과상으로 피가 나는 것도 아니고,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퉁퉁 부은 부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이 멀쩡하기만 한데 저는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타인이 오해하고 보면, 제가 꾀병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 같아 참 민망하기 그지 없더군요.

더구나 남편차에 실려 온 것도 아니고, 비록 1톤트럭 형태긴 해도 응급싸이렌 소리를 울리는 국립공원의 공식적인 구조차량이었기에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주말과 겨울철이면 저와 비슷한 등산객이나, 병원으로 바로 실려가야 할 정도의 심각한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군요. 때론 헬리콥터가 동원되기도 한답니다.

만약에 남편이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 난 후에 도착했더라면 더 민망한 일이 벌어질 뻔 했습니다.

남편차를 통과시켜 주리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우리였기에, 혹시라도 사무실문에 적어놓은 긴급전화를 남편이 하게 되면 119구조대가 출동을 한다니 말입니다. 

응급조치로 파스를 무릎에 뿌려 주었습니다. 친절하신 그분들께 감사드리고 무리하면 안됨을 알면서도 산행을 감행한 저의 잘못을 반성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며칠간 물리치료를 받으려 병원엘 다녔습니다. 이제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뜻하지 않게 저는 생애 처음으로 구조차로 하산을 했습니다. 차가 다니는 등산로였기에 망정이지 일반적인 등산로였다면 저는 통증때문에 더 심하게 눈물범벅이 되어 어둑한 시간에 씩씩거리며 하산을 마쳤을 것을 상상하니 아찔하네요. 그리고 인공적이어서 운치가 덜하다고 느꼈던 도로같은 등산로 덕을 제가 톡톡히 보았네요.

 

본의 아니게 생애 처음으로 구조차로 하산을 했습니다. 제가 겪는 무릎통증을 이해한 남편은 더 이상 무리한 산행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저는 저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할 것입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남편에겐 우리부부 함께 등산한 기념을 뿌듯함으로, 제겐 싸이렌 울리는 구조차를 이용해서 하산한 일이 창피함으로 추억될 것입니다.

 

 


소백산 / 산

주소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산 86-1번지
전화
054-638-6196
설명
소백산맥의 어깨격인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산
지도보기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산86-1 | 소백산
도움말 Daum 지도

TAG 감사, 구조차, 기념, 남편, 등산, 등산로, 무릎통증, 무리한, 민망한, 사연, 설득, 소백산, 연화봉, 죽령, 하산,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산86-1 | 소백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2.05.19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릎이 아프신가 봅니다.
    산행은 무리였군요.ㅎㅎ

    그만하기 다행입니다.

    잘 보고가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12.05.19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산은 하산할때 사고가 제일 많이 난답니다.
    잘하셨습니다.
    몸조리 잘하세요 ^^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2.05.20 0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발목을 오래 치료 받은 후
    산에 가는 것은 아예 포기 하고 삽니다.
    그래도 그차 덕분에 무사히 내려 와서 다행입니다.
    아픈 건 아픈 겁니다. ^^
    남이 알던 모르던요.

 

 

스마트폰의 카톡기능이 참 좋더군요.

객지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 안부를 주고 받는 데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음이 참 유용합니다. 이렇게 평소에 카톡으로 안부를 나누던 아들과 딸에게서 간혹 전화가 올 때 있습니다.

 "엄마,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별일 없는데 왜? 안부한지 얼마 안됐잖아."

 "예, 그런데 아빠한테서 전화가 와서요."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걸었겠지."

 "그게 아닌 것 같아서... 요즘 엄마가 아빠랑 안놀아주죠?"

 "......?"

 "아빠가 외로우신가 봐요."

 "외롭기는, 아빠 일이 바쁜데 외로울 새가 어딨어. 집에 있는 내가 외롭다면 몰라도^^"

 "엄마는 혼자서도 잘 놀지만, 아빠는 엄마가 놀아줘야 되잖아. 아빠한테 잘 하세요."

 "얘는, 아빠가 애니? 놀아주게"

 "아빠는 엄마가 하는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하니까 수시로 이야기를 많이 해 드리라는 거죠. 혼자 두지 마시공 ㅎㅎ 엄마 남편이니까 엄마가 아빠 책임지고 잘 해 드려. 난 아빠전화 받으면 왠지 쓸쓸하셔서 전화하는 것 같단 말이야."

 "딸, 착각은 자유라지만 지나친 상상은 금물이야.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했을거야. 내 남편 내가 알아서 챙길테니 신경쓰지 말고 장학금으로 효도해라.^^"

 "알았어요. 두분이서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조만간에 집에 갈게요."

 "알았어. 너도 잘 지내."

 

아들도 그렇고 딸고 그렇고 남편의 전화를 받으면, 왜 아빠가 외로우셔서 전화하신 거라고 여기는 걸까요.

좀처럼 안부에 응하지 않는 아들과의 최근 통화에서도 딸과 비슷한 염려를 보임으로써, 전화벨소리와 함께 아이의 전화번호가 뜨면 저도 모르게 '그동안 내가 남편한테 소홀했나?', '얘가 나한테 무얼 지적하려고 전화하나?' 먼저 짚어보게 된 저를 느끼며 어이없는 웃음을 흘립니다.

아빠전화를 받은 아이들의 반응이 한결같음에 대해 남편에게 전했더니, 제가 짐작한 대로

 "애들 목소리 듣고 싶어서."

라고 하면서도 이상야릇한 미소를 흘리기에 또 다시 물어보면, 

 "내자식이라 그런지 역시 눈치는 당신보다 빨라^^"

하며 웃습니다.

 "아니 그러면 당신이 외롭다고 느낄 때 애들한테 전화하는 거야. 간접적으로 나보고 당신한테 잘하라는 압력을 넣으라고? 그런거야?'

 "아니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 그저 애들이 그렇게 느끼고 당신한테 뜻을 전한다는 것이 기특해서.ㅎㅎ 당신이 나한테 잘하긴 해야겠네. 애들한테 지적받지 않으려면.ㅋㅋㅋ"

 "애들 웃긴다. 왜 나보고만 당신한테 잘하라고 하는거야. 애들이 당신편이라서 좋겠슈."

 

성인이 된 우리아이는 정신적으로 우리부부의 보호자같은 느낌을 가끔 풍기곤 하는데요, 애들이 남편만 챙기는 이유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일을 마치면 곧바로 귀가합니다. 술한잔하자며 청하는 동료들이 있지만 남편은 술과 담배냄새가 자욱한 공간이 싫답니다. 술이 싫으면 음료수라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끼면 될 터인데, 공식적으로 정해진 날의 모임자리외에는 충분한 숙면(일의 성격상 늘 잠이 부족합니다)을 위해 스스로 피하는 남편입니다. 간혹 서운함을 드러내는 벗도 있는 눈치긴 하나 남편의 이같은 행동은 변함이 없습니다. 좋게 보면 가정적인 남편이고, 나쁘게 보면 사회성이 좀 결여된 듯 하지만, 아내인 입장에서 보면 성실함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남편의 성격은 매우 점잖고 말이 없습니다. 대신에 남이 하는 이야기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제가 수시로 조잘대야 하는데 간혹 저도 이야기밑천이 없거나 피곤해서 말수를 줄이면 어디 아프냐? 자기한테 관심이 없다? 는 둥 푸념을 합니다.

세번째, 울남편이 애들한테 자주 전화를 하는 편이 아닙니다. 특히나 아들과의 통화에서는 남편이나 아들이나 서로 말이 없는 관계로 잠깐의 안부로 멋적게 통화가 끝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아빠의 짧은 전화를 통해서 아빠마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곤 그 원인을 저한테서 찾는 것 같습니다.

 

객지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애들이 떠난 자리엔 우리부부만 남아서 찌지고 볶고 삽니다. 눈에 안보이니 걱정은 늘 되면서도 저는 일일이 뒷바라지 할 애들이 없어 편함이 좋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어차피 애들 혼인하면 지금처럼 우리부부만 남기에 미리 예행연습 하는 것으로 여기고 부부만의 놀이와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전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중년의 아빠마음에 쓸쓸함이 찾아들고 있음을 우리아이들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 전화를 받기 전에 집안이 허전하다고 울남편이 느끼지 않도록 열심히 남편 귀를 즐겁게 해줘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TAG 남편, 마음, 부부, 아빠, 외로움, 전화, 중년, 허전한

댓글을 달아 주세요





주말 저녁, 남편과 함께 부부모임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여보,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
하고 남편이 물었습니다.
 "모임말고 또 다른 일이 있어?"
하고 제가 되물었더니
 "정말 몰라?"
 "......"
대답이 없자, 남편은

 "정말? 당신이 모를리가 없을텐데..."
의아해하면서도 알려주지는 않고 눈치만 보기에 답답했던 저는
 "스무고개 할거 아니면 무슨 날인지 빨리 말해."
 "오늘이 개기월식 있는 날이잖아. 진짜 몰랐어?"
 "ㅎㅎㅎ 난 또... 뭐 대단한 날이라고. 그거야 알고 있었지."
 "그런데 왜 모른척 했어?"
 "모른척 한 게 아니라, 뭐 별스럽게 여기지 않았으니까."
 "11년만에 맞이하는 날인데... 그리고 앞으로 우리 生에 몇 번 없는 날로 의미있잖아. 최근에 삼각대도 샀는데 야밤에 사진 한번 찍어보는 건 어때?"
 "ㅎㅎㅎ그거였어? 삼각대 사용해서 사진찍어보게 하려고,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하지. 대신에 당신이 도와줘야 돼."
 "추운데... 진짜로 찍으려구?"
 "망원렌즈도 없고 해서 생각을 안했는데, 당신이 그러니까 찍어보고 싶네."
 "한두시간에 끝나는 것도 아닌데... 몇시간을 밖에서 기다리며 찍겠다구? 정말로?"
남편은 제가 NO할 줄 알았나 봅니다. 제가 막상 하겠다고 하니까 슬그머니 물러나려 하기에
 "당신이 불을 지폈잖아. 그러니까 꼭 찍어볼거야. 렌즈는 당연히 딸리겠지만."
 "내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추워서 안하겠다고 할 줄 알고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삼각대는 당신이 책임져 준다고 했으니까 그 약속은 꼭 지켜야 돼. 지금 몇시야? 어서 집에 들어가서 가지고 나오자. 서둘러요."
 "진짜야? 진짜로 찍을거야?"
 "왜 그래? 자기가 불을 지펴놓고선^^"
남편의 예상과는 달리 제가 적극성을 띠니까 남편은 괜히 말을 꺼냈다고 후회를 했습니다. 평소의 저라면 추위를 많이 타는 관계로 분명 싫다고 했을 것이나, 이 날은 남편의 예상을 빗나가게 함으로써 개기월식과 함께 기억에 남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던 것입니다.ㅎㅎㅎ

우리부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나왔고 아파트 주차장에서 환한 달을 볼 수 있어서 따로 자리이동을 하지 않아도 됨이 좋았습니다. 구름이 오락가락 하는 중에 달이 보였습니다. 변화를 보기 위해 먼저 둥근 달을 담았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며 보니, 카메라에 입력된 시각이 20시56분07초로 나왔습니다. 이 시간부터 우리부부의 관심사는 온통 하늘에 머물렀습니다.


제가 가진 렌즈로는, 달에 있다고 상상한 계수나무와 토끼한마리는 담아지지 않았고, 온통 까만 하늘에 달만 쳐다보고 촛점을 맞추려 애썼건만 환한 달 주변에 또 다른 희미한 달이 비친 사진이 많았습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달 그림자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제가 촛점을 잘못 맞추어서 생긴 것인지 아리송한 가운데 신기했습니다. 분명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기에.


달그림자가 생긴 많은 사진 속에서 온전하게 건진 사진은 까만도화지에 하얀점을 하고 있습니다.
2011/12/11/20:58:54.

밤에 주차장에 서서 우리부부가 카메라를 통해 하늘을 쳐다보고 있노라니, 오가는 주민들도 하늘을 쳐다보며 개기월식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나 하늘은 계속 맑아있기를 거부하며 간간히 구름으로 달을 가리곤 해 마음을 졸이게 했고, 남편은 저의 적극적인 태도에 놀라

 "당신 정말 개기월식을 이 자리에서 다 지켜보겠단 거야?"
 "왜? 안돼?"
 "아니 춥잖아. 새벽 두어시까지 이어진다는데..."
 "그럼 안돼? 자기가 내 호기심을 자극시켜 놓고선^^"
 "내일을 위해서 자야지. 내일 교회가서 졸면 어떡해. 그리고 이제 겨우 당신 감기도 나았는데..."
 
"ㅎㅎㅎ 밤새도록 여기 같이 있자고 할까봐 엄청 겁내내. 집에 들어갈거야. 대신에 다시 나올거야. 1시간 혹은 30분 간격으로"
 "그럼 삼각대랑 카메라는 이곳에 세워두고?"
 "아니 이것도 나랑 함께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거야^^"
 "나도 같이?"
 "당근이지. 당신이 이걸 들어줘야지. 삼각대 무겁다고 반품시키려고 할 때 당신이 들어주겠다면서 말렸잖아.^^"
 "그래 알았어. 괜히 말을 잘못해서 이 밤에 무슨 고생이야^^"
 "여보, 철수했다가 1시간후에 나오자. 그럼 무슨 변화가 있겠지."

집으로 들어와서 샤워를 했습니다. 고기집에서 모임을 했기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고기냄새로 배어있어 찝찝했거든요. 그리고 추위에 견딜 복장으로 무장하고 1시간 후쯤에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변화가 일어난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각이 22:06:36
 "여보, 달이 서서히 가려지기 시작했어. 저기 가려진 거 보이지"
제가 흥분했나 봅니다.
 "여보 조용조용 말해. 밤이야^^"
목소리가 커진 저를 남편이 자제시킵니다. 변화를 보여준 달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가려지고 있어서 눈을 뗄수가 없었고, 자리를 뜰 수도 없었습니다.


달만 보고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음에도 불구하고, 렌즈부족(망원렌즈가 아님)은 아는 상황이었고 그외 무엇이 문제였는지 화면을 보니 그닥 만족한 사진을 건질 수 없었던 시각의 변화입니다. 22:24:44


촛점이 제대로 맞지 않았는지 두개의 달이 하늘에 떠있는 화면이 꽤 많았습니다.
22:26:54
에 찍힌 이 모습 건지고선, 더 이상 달을 지켜 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름뒤에 숨어서 애를 태우게 하던 달은 끝내 모습을 감추었고, 우리는 추위에 떨다 집으로 들어오며 불평을 했습니다.
 '그 구름 참... 되게 몰려오네. 이런 날 좀 참아주지.'
이불속에서 몸을 녹이다가도 구름이 사라지길 바라며 수시로 베란다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한참이 흐른 뒤 별빛이 반짝이는 걸 보고 또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23:19:38
주홍빛으로 변신한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부부는 이 상황에 대해 반신반의 했습니다.
완전히 겹쳐진 상황인지? 아직도 겹쳐지고 있는 상황인지?
한번도 관심있게 실제로 본적이 없었던 우리부부가 이론적으로 어렴풋이 알기로는, 완전히 겹쳐지면 까만 달 가장자리에 테두리만 환하게 남는 것인 줄 알고 있었기에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23:20:37에는 회색빛으로 변하고 있어 혼란스러웠지만 신기하다고 여겼는데, 주홍빛의 달과 회색빛의 달에 대한 의문은 나중에 깨닫고 웃음을 흘렸습니다.
주홍빛의 달-지구의 본그림자 속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면 평소와 달리 붉게 물든 어두운 둥근 달이 된다는 것과, 회색빛의 달-야속하게도 회색빛을 띤 달은 구름에 가리워지고 있었던 것으로, 끝끝내 구름은 우리에게 더 이상 개기월식의 완전한 변화를 보여주기를 거부하며 우리의 인내심을 테스트했습니다.
주차장에 삼각대랑 카메라를 고정해 둔 채, 우리부부는 현관문안으로 들어와 구름이 걷히길 학수고대하며 24시가 넘도록 기다렸지만 결국엔 구름한테 우리가 항복하고 철수하여 이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011년 12월 11일 개기월식이 있던 날 밤, 우리부부는 몇차례 들락날락거리며 교대로 하늘을 쳐다보는 데 열중했던 이 날을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토요일이었고 다음날 휴일이었기에 지켜보기 좋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구름으로 인해 비록 완전하게 지켜볼 수 없었음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요. 붉은달을 본 것으로 
추위에 떨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에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사거리로 떠들던 '11년만에 펼쳐진 우주쇼'라는 표현에, 저는 11년 전에 펼쳐진 개기월식엔 별 관심을 갖지 않았음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같은 달의 변화를 다시 보려면 7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새겨들었습니다. 7년후 제가 관심을 가지게 될 지 어떨지는 모르겠구요.
여러분이 맞이한 개기월식은 어땠나요?

TAG 개기월식, 구름, 남편, , 달그림자, 사진, 삼각대, 아리송, 착각, 추억, 추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1.12.12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생각은 하고있다가
    깜빡해버렸네요.^^;

  2. Favicon of http://greenetwork.tistory.com BlogIcon 안달레 2011.12.12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둘다 귀염이시네요. 행복해보입니다.

 



주말에 남편과 함께 시내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인도블럭을 뜯어내는 공사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반응,
 "드디어 시작이군. 왜 안하나 했지."
 "뭐가?"
 "저거봐. 연말이 다가오니까 인도블럭 뜯어내잖아.^^"
 "?"
남편의 이같은 반응을 제가 얼른 알아채지 못하자,
 "모르겠어? 예산이 남으면 쓸만한 인도블럭도 뜯어내고 교체를 한다는 뜻이야^^"
 "에이~ 그건 뉴스때문에 갖게 된 선입견이잖아."
 "나 말고도 이런 생각하는 시민이 많을걸."
 "그럴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낡아서 교체를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선입견때문에 오해할수도 있잖아. 뜻밖이야 당신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오해받을려고 하필이면 이 시기에 공사를 하네^^"
 "그건 그렇지만 당신답지 않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다가 공사현장을 지나게 되어 폰에 담으려고 다가섰습니다. 그런데 인도블럭 교체공사장 모습이라고 보기엔 좀 이상해 보였던 것이, 다 뜯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뜯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무슨공사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배수구공사요."

 저를 지켜보고 서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인도블럭 교체공사가 아니고, 배구수공사하려고 일부만 뜯어내는 거래."
 "연말이 다가오는데 공사하니까 오해할만도 하지^^"
 "여보, 그런 선입견도 문제라고 생각해. 당신은 주로 승용차를 이용하니까 잘 모르겠지만, 보행자인 내가 보기엔 교체시기를 넘겨 보기 흉하게 된 곳이 여러군데 있단 말이야. 당신처럼 오해하는 시민들 눈이 무서워서 관청에서 공사를 마음편히 할수 있겠나?ㅎㅎㅎ"
 "ㅎㅎㅎ 선입견으로 인해 오해한 것은 잘못이지만, 다음해 예산 많이 타내려고 쓸데없이 지출하는 경우도 많다는 뉴스를 보니깐 그렇지." 
남편은 끝내 안심을 할 수 없다는 듯이, 의심스런 생각을 떨쳐내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벌인 공사현장을 보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의구심을 나타낸 남편의 반응에 저는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며 행여라도 제가 부정적인 말을 하려들면 자제시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산낭비로 도마에 오르는 단골메뉴가 된 인도블록 교체공사!
꼭 필요한 곳을 교체함에도 불구하고, 색안경을 끼고 일단 의구심부터 갖게 된 현실이 씁쓸합니다. 더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이 되고 말았음이!

TAG 공사현장, 교체, 남편, 반응, 선입견, 씁쓸한, 예산낭비, 오해, 인도, 인도블록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2011.12.05 07: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년 년말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짓거리죠
    언제까지 이 짓을 하려는지
    참 이 나라는 변함이 없는 대단한 나라입니다
    편안하시죠? 행복한 한 주 되시고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1.12.05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군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저도 신문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좀 나아지셨나요?
    저도 생활의 리듬을 바꾸려고 한 열흘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일이 많은 12월이 되세요.^^

  3. Favicon of https://greenetwork.tistory.com BlogIcon 안달레 2011.12.05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같았어도 아마 같은 욕을 하고 지나쳤을겁니다. 근데 왜 인도는 보도블럭을 고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체할 필요없는 그런 재질로 깔면 안돼는건가요

  4. 시엘 2011.12.05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동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그러고 사니 어이가 없어요.
    그럴 돈 있으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나 형편 어려운 아이들에게 좀 쓰던지 하지.
    아니면 보도블럭 공사를 할 때 제대로라도 하던가.
    공사가 다 끝난 인도는 여전히 울퉁불퉁. 가다가 걸려 넘어질 뻔 하고.

  5. 집중 2011.12.05 2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분이 정확하게 보신겁니다..실제로 우리나라의 문제점입니다.. 우리나라 예산관련법규상 만일 자치단체에서 2011년예산을 다 사용하지않으면 2012년 예산이 삭감되어서 배정됩니다... 그러니 어느 미친 자치단체가 내년예산이 삭감될 짓을하겠습니까? 내년에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는데요..무조건 일단 올해예산 다 사용하고 내년예산 많 이신청하는거지요..

  6. Favicon of https://parkdukbang.tistory.com BlogIcon bonabo 2011.12.05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블럭은 진짜쫌..ㅡ,ㅡ;
    근데 저희집근처 재래시장에 길이 거칠었었는데
    그거 쫙 아스팔트로 깔아서 깔끔한건 잘한것 같음;
    이런 필요한 곳에다가 해야되는데...

  7. 위에분들 2011.12.06 0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분들 다들 글을 끝까지 안 읽으신것 같네요.;;

  8. Favicon of http://mestone.tistory.com/ BlogIcon 스톤에이지 2011.12.06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쉽게 아는 보도블럭이 낡아서(?)교체한다고 하시는데요....
    보도블럭의 강도가 일반 벽돌보다 더 단단합니다.그정도의 블럭이 낡아질려면......
    순수하게 블럭을 바꾸는 공사를 한다면 그건 의심해볼만합니다.
    블럭의 기초가 되는곳에 이상이 생겼다면 블럭을 걷어내고 기초부분 수정하고 다시
    그 블럭을 재사용하면 되는겁니다.
    과연 블럭교체하는 공사현장에서 블럭에 문제가 생겨 교체하는곳이 몇곳이 되는지
    상상이 되실겁니다.

  9. ㅇㅇㅇ 2015.09.03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년 저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요. 명목상 배수로지 ~ 근처 블럭까지 까서 일을 부풀리는거죠
    쓸떄없는 예산낭비에 공사소음, 도보불편~ 아주 가지가지 합니다.
    내년 예산편성 때문인지 업체하고 뭐가 있는건지 멀쩔한걸 갖다가 아주 한해건너 한번씩 똑같은데를 지랄판을 계속 해놓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