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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인도블럭 뜯어내는 현장을 본 남편의 반응

 



주말에 남편과 함께 시내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인도블럭을 뜯어내는 공사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반응,
 "드디어 시작이군. 왜 안하나 했지."
 "뭐가?"
 "저거봐. 연말이 다가오니까 인도블럭 뜯어내잖아.^^"
 "?"
남편의 이같은 반응을 제가 얼른 알아채지 못하자,
 "모르겠어? 예산이 남으면 쓸만한 인도블럭도 뜯어내고 교체를 한다는 뜻이야^^"
 "에이~ 그건 뉴스때문에 갖게 된 선입견이잖아."
 "나 말고도 이런 생각하는 시민이 많을걸."
 "그럴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낡아서 교체를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선입견때문에 오해할수도 있잖아. 뜻밖이야 당신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오해받을려고 하필이면 이 시기에 공사를 하네^^"
 "그건 그렇지만 당신답지 않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다가 공사현장을 지나게 되어 폰에 담으려고 다가섰습니다. 그런데 인도블럭 교체공사장 모습이라고 보기엔 좀 이상해 보였던 것이, 다 뜯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뜯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무슨공사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배수구공사요."

 저를 지켜보고 서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인도블럭 교체공사가 아니고, 배구수공사하려고 일부만 뜯어내는 거래."
 "연말이 다가오는데 공사하니까 오해할만도 하지^^"
 "여보, 그런 선입견도 문제라고 생각해. 당신은 주로 승용차를 이용하니까 잘 모르겠지만, 보행자인 내가 보기엔 교체시기를 넘겨 보기 흉하게 된 곳이 여러군데 있단 말이야. 당신처럼 오해하는 시민들 눈이 무서워서 관청에서 공사를 마음편히 할수 있겠나?ㅎㅎㅎ"
 "ㅎㅎㅎ 선입견으로 인해 오해한 것은 잘못이지만, 다음해 예산 많이 타내려고 쓸데없이 지출하는 경우도 많다는 뉴스를 보니깐 그렇지." 
남편은 끝내 안심을 할 수 없다는 듯이, 의심스런 생각을 떨쳐내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벌인 공사현장을 보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의구심을 나타낸 남편의 반응에 저는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며 행여라도 제가 부정적인 말을 하려들면 자제시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산낭비로 도마에 오르는 단골메뉴가 된 인도블록 교체공사!
꼭 필요한 곳을 교체함에도 불구하고, 색안경을 끼고 일단 의구심부터 갖게 된 현실이 씁쓸합니다. 더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이 되고 말았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