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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철새도래지에서 본 폐비닐쓰레기, 심각한 풍경





장롱면허증 신세같았던 DSLR카메라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 노력중인 요즘, 지난 주말엔 출사랍시고 우리고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남한강 철새도래지를 찾았습니다.
사진을 보면 DSLR다루는 손이 익지 않아 자동으로 찍었을 때와 비교해 볼 때 별로 나아지지 않음에 실망감을 맛보기도 하지만, 늦게나마 친구덕분에 DSLR카메라 다루는 방법을 익히는 맛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자동에서 빠져나오려고 노력중입니다.
 

충주시 목계면을 지나 어딘가로 접어들었더니 이런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강 가운데 옹기종기 자리잡은 바위 위에 소복히 앉은 철새들 모습이 장관을 이루며 무척 평화로워 보입니다. 보고 느낀 대로 화면에 담지 못하는 서툰실력과, 초보딱지 떼기 전엔 렌즈에 투자할 수 없음이 아쉬운 광경이었습니다.





한 계절을 보내고자 찾아 온 이들이 머물므로써 이곳의 풍경이 더욱 평화롭게 느껴짐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식을 맛보게 함이 참 좋았는데...
철새무리를 바라보던 중, 나뭇가지에 옹기종기 앉은 듯한 물체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멀리서 보니 꼭 새처럼 보였기에 감탄을 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하얀색, 검은색 폐비닐쓰레기가 물에 쓸려 산산조각이 난 채로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착각하게 만든 폐비닐쓰레기의 변신은 놀라움! 그 자체였고 무척 흉했습니다.


이 비닐이 처음부터 물에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주변 밭에 이용되었던 비닐이 관리소홀, 혹은 수해에 떠밀려 와서 이런 흉물스런 모양새로 나무를 휘감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멀리서 보면 흉칙하게 변해버린 폐비닐이 철새처럼 보일 정도로 착각을 불러일으켰지만, 가까이서 보니 정말 끔직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폐비닐을 보노라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나뭇가지에 촘촘히 걸린 폐비닐을 어떻게 치워야 할까요?
사람손으로 일일이 떼내야만 될 것 같은 심각한 상황이, 단지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소름이 돋았습니다.
깨끗한 환경을 꿈꾸면서도 쓰레기더미를 늘리고 있는 우리네 삶의 끔찍한 미래가 상상되어 잠시 멍했으나, 주변 환경이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철새가 머물고 있음이 신기하고 대견스러워 담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