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버스정류장에서 우리 딸이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데 낯선 할아버지께서 딸에게 다가와
"학생~ 역전에 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해?"
"할아버지, OO번이 역전으로 갑니다."
딸은 자신이 아는 대로 대답을 했고, 딸의 대답을 들은 주변에 계시던 낯선 두 할머니께서
"OO번도 가고 OOO번도 갈 걸...."
하시며 할머니께서 알고 있는 버스노선의 번호를 알려주시더랍니다.할아버지는 두 할머니의 말씀에 게의치 않으시고
"내가 최근에 경로우대증을 잃어버려서 혜택을 못받지 뭐야. 버스 요금은 얼마를 내야하뉴?"
할아버지의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딸은 버스요금이 얼마인지를 알려드리자, 할아버지께서는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친절하게 대답을 잘해 줘서 고맙네^^"
하시더랍니다. 딸은 미소를 지었답니다.
이 후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대화가 우리 딸에게 있어 길이 남을 에피소드가 되었는데요.
딸과 할아버지의 대화를 듣고 있던 두 할머니가 졸지에 우리 딸을 외국인으로 만들었는데요.
한 할머니께서 친구분에게
"요즘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말 무척 잘해"
하시더랍니다. 이에 다른 할머니께서
"그래 맞아. 베트남 사람들 중에도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 있지."
하고 맞장구를 치시더랍니다. 딸은 주변에 외국인이 있는가 궁금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답니다.
"우리 동네에도 베트남새댁이 있는데 한국말을 곧잘 하더라구..."
딸은 아무래도 자신을 보고 나누는 대화같아서
"할머니 죄송한대요 혹시 저 보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할머니께서 웃으시며
"응, 그랴"
"할머니 ㅎㅎㅎ 저 베트남 사람 아니예요. 이 곳이 고향인 한국사람이예요."
"잉 한국사람이라고? 우짜까나 우리동네 베트남 새댁하고 비슷하게 생겼으까~~"
"아빠가 약간 이국적으로 생기셔서 오해를 받긴 하지만 저 순수한 한국사람입니다^^"
"그랬구나~ 어쩐지 한국말을 잘한다했어^^"
"예~^^"
대답하고 웃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다른 할머니께서 느닷없이
"아 중국사람이라고!"
하시는 바람에 딸이 놀라고 있는데... 더 황당했던 것은 이 상황을 보시던 할아버지(버스번호 물으셨던)께서 우리 딸을 향해
"학생이 외국인이었다구~?"
라고 하시는 바람에 우리 딸이 더 더 의아했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소통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라고 느꼈답니다. 다시 해명할 엄두를 못내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네요.
이마가 약간 짱구인데다가 눈, 코, 입이 커서 외국여행(특히 유럽)시, 딸을 보고 "타일랜드"라고 여기는 유럽인들이 착각한 외모이긴 합니다.
그 할아버지 할머니 눈에는 우리 딸이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으로 착각을 불러일으켰나 봅니다. ㅎㅎㅎ 오해하고 계신 할머니께 기껏 해명했는데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소통의 부재로 또 다시 딸을 외국인으로 만듦으로 할아버지 할머니의 대화세계도 자신의 외모만큼이나 이해가 쉽지 않다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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