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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기 위해 대구 큰댁에서 아주버님 내외분과 조카들이 왔다.

산소를 향해 오르는 산길엔 작년과 달리 사람들 출입이 없었던 지,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잡초가 무성했다. 작은 조카가 예초기를 들고 앞장서 가면서 길을 만들고 우리들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쪽으로 오지마세요."

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예초기를 들고 앞장서던 작은 조카 목소리가 아니고, 큰조카가 바닥에 엎드려 외치는 소리였다.

 "왜 그래?"

 "제가 벌집을 건드렸나 봐요. 피하세요."

 "너도 피해야지."

 "......"

큰조카의 외침에 당황한 우리는 물러섰지만, 큰조카는 피할 생각을 않고 엥엥거리는 벌떼의 공격을 다 감내하며 꼼짝을 않고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어떻게 도움을 주지 못해 무척 안타깝기만 했다.

몇 분이 흘렀을까.... 얼마 후 벌떼들이 잠잠해지자 그제서야 큰조카가 일어나며

 "아야 따가워. 고놈들 대단하네."

하며 한숨을 내쉰 뒤 발걸음을 옮겼고, 뒤를 따르던 우리는 작은 조카 뒤를 따라 산소에 도착했다.

큰조카 한쪽 귀가 벌겋게 부어오른 게 보였다.

 "도대체 몇방을 쏜거야? 녀석들 정신못차리게 공격하네."

라며 투덜거린다. 우리 일행은 걱정되어

 어지럽지 않니?

 쏘인 곳 말고 특별하게 아픈 곳은 없니?

 병원부터 가봐야지.

등 염려되는 상황들을 나열하며 얼른 병원에 가기를 바랐으나, 큰조카는 참을만하니 벌초한 후에 병원에 가보겠노라며, 응급조치로 막걸리를 벌에 쏘인 곳에 부은 후 얼린 물병을 대고 누웠다. 무척 어지럽다고 했다.

"아~~ 너무 아프니까 하늘이 막 도네. 돌아^^"

벌초하는 데 참여하지 못함을 미안해하며 누운 조카가 혼잣말을 하며 아픔을 참고 있음이 무척 안타까웠다..

 

 

벌초 후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남편은 119에 전화를 걸어 휴일날 응급환자를 위해 진료하는 병원이 있나 알아보았고,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조카는 병원에서 주사맞고 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벌에 쏘인 귀는 더 빨갛게 부어올랐고, 식사를 하는 내내 조카는 얼어있는 물병으로 여기저기를 갖다대며 찬찜질로 열기를 식히려 애를 썼다. 머리, 어깨, 옆구리 등... 벌떼들은 조카의 온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고 한다.

작은 조카가

"형, 내가 가던 길로 안오고 좀 벗어나서 왔지?"

"그래. 빠른 길 만들려다가... 우와 벌집이 땅에 있는데 무척 커. 지름이 한 20cm는 될 것 같아."

"안 무서웠어?"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나는 단지 내 뒤에 오는 사람이 피해를 입을까봐 그게 더 걱정이었어."

벌집은 조카가 급하게 엎드린 바로 옆에 있었다고 한다. 피하려고 하다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게 될까봐서 꼼짝하면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야 우리도 알고 있지만, 과연 그같은 일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도망부터 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서기에 큰조카의 침착함과 용기있는 대응이 대견하게 여겨져 감탄을 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다른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조카의 고통이 느껴진다. 

자 참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꼼짝없이 달려드는 벌떼들의 공격을 감수한 조카의 행동은 생각할 수록 대단하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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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2.09.11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큰일날뻔...
    그래도 용감하게 잘 대처했네요.

  2. 2012.09.11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2.09.11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년에 우리 형님도 시골집 담밑에 있는 땅벌에 물렸어요.
    시누이형님이 입으로 큰동서형님의 발등의 독을 빨어 냈습니다.
    그리고 응급실에 갔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