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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영화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화려한 캐스팅에 이끌렸다.

각기 다른 개성을 내뿜으며 연기뿐만 아니라, 한 외모하시는 그들을 한자리에서 다 볼수 있다는 점과 그들의 조합이 무척 궁금했다.

외모적으로 오달수씨만 쪼꿈 빠지긴 해도, 그 역시 그만이 지닌 독특한 개성과 코믹연기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 영화의 주인공 1인으로써 충분히 빛을 발할 내노라하는 짱짱한 배우들이, 하필이면 좋은 직업(?)도 아닌 '도둑'으로 뭉쳤다. 한번 사는 인생, 비록 스크린을 빌린 삶일지언정 참으로 다양한 삶을 맛보는 '영화배우'의 매력을 발산한다.

 

좀도둑이 아닌 이들에겐 맡은바 역할이 각기 다르다.

분업으로 전문화된 도둑들의 세련미를 보는 재미와 함께, 거친 입담속에서의 여유와 유머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별명으로 통하는 그들을 해부해본다.

 

 

팹시(김혜수)와 마카오박(김윤석)

금괴털이 사건때 팹시는 마카오박의 생사를 걱정하다 노출되는 바람에, 감옥살이를 하면서 금괴를 다 가지고 행방불명된 마카오박을 원망하는 세월을 살다가 홍콩에서 재회하게 된다.

팹시를 사랑한 뽀빠이의 배신으로 어쩔수 없이 모습을 감춰야만 했던 마카오박의 등장과, 아버지 복수를 꿈꾸는 그의 반전이 영화에 묘미를 주고, 팹시를 가슴에 품은 마카오박은 사나이 로맨스의 든든한 무게감을 입증하며 관객인 나에게 설렘과 짜릿함을 느끼게 했다.

 

 

 

뽀빠이(이정재)

 "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너가 잘못 본거야^^"

하고 비웃기라도 하듯이, 신사적으로만 보이던 그에게서 동료를 배신하는 얍삽하고 비겁한 인상을 보고 놀랐다. 연기를 잘한 탓일게다. 기른 콧수염이 아니라 붙인 수염임을 놀리는 마카오박에게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혼잣말로 투덜대는 모습은, 마카오박의 똘만이였다가 성장한 뽀빠이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의 어설픈 행동이 웃음짓게 한다.

 

 

'태양의 눈물'이라는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고자 뭉치긴 했어도, 이들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저 손만 잡았을 뿐이다.

나쁜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국내의 유명배우들로 이룬 국내도둑들과 홍콩의 유명 배우를 중국도둑으로 힘을 합쳤다. 그것도 홍콩에서. 적극적으로 흥행몰이 하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상업영화임을 알 수 있다.

국내팬 뿐만 아니라 홍콩팬들도 관심을 가질 게 아닌가. 그들이 바라는 1,000만 관객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보며 나도 내심 기대감을 갖게 된다.

 

 

어, 중국 도둑들 사이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영화 '방자전'과 '조선명탐정'을 통해 내 눈에 익힌 배우 오달수씨다. 그는 앤드류역을 맡았다. 

급하니까 "아 뜨거" 모국말을 내뱉으며 들통이 나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자연스레 웃음을 유발시키는 그만의 코믹함을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여 웃음을 유발시킨다.

각자 맡은 역할따라 기술도 다르지만,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도 구사하는 글로벌한 도둑들이 펼치는 활약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임달화)과 씹던껌(김해숙)이 일본어를 구사하며 일본인 부부로 행세하다 사랑에 빠진다.

외로운 중년에 찾은 로맨스의 마지막이 한순간에 끝나는 바람에 안타까운 커플이었다.

김해숙씨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영화 '박쥐'가 떠오르면서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농익은 연기와 무한 변신에 대해 말로 표현이 안된다. 그저 감탄만 하게 된다. 

 

 

마카오 카지노가 배경이 된 화면을 보자, 홍콩과 마카오 패키지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성이 이랬을까? 인간의 탐욕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

고층 건물 어딘가에 철저하게 보관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도둑들이 활약하는 탐욕의 현장이란 점에서 친구의 느낌이 와 닿는다.

 

 

부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예니콜역의 전지현

줄타는 기술을 보유한 그녀의 거침없는 발랄함에서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익숙했던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친근하게 다가와 개인적으로 보기 좋았다.

그녀의 한정된 연기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이 있는데, 배우라고 해서 매번 변신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색하게 보이는 것보다는, 오히려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역에 충실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영화 '도둑들'에서 보여준 예니콜 역의 전지현은, 모처럼 아주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을 줬다.

 

 

복희(예니콜:전지현)를 사랑한 짐파노역의 김수현

도둑이란 직업(?)의 비지니스 관계로 만났으나 돈보다는 사랑을 선택하여, 귀엽고 솔직하게 풋풋한 감성을 내뿜은 김수현의 비중이 적었던 점은 딸을 비롯한 또래집단에게 많은 아쉬움을 준 것 같다. 특히 울딸은

"복희야 사랑해"

를 외치며 예니콜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대신 붙잡힌 김수현이 어떻게 되었는지 소식을 들을 수 없음을 불만스레 털어놓았다. 

여배우의 조합

 

 

팹시와 예니콜

팹시가 감옥에 있는 동안, 새로 영입된 예니콜이 팹시의 출감에 맞춰 마중을 나갔다가 팹시에게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으마으~~~으마한 쌍년같아."

남의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는 조용한 경고를 날리는 팹시에게서 성숙함을 느낄 수 있다면, 예니콜은 범무서운 줄 모르는 천방지축 강아지 같은 느낌이다. 도둑들 간에 굳이 경쟁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관객들이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각자 맡은 분야가 다를 뿐만 아니라, 감독이 참 적절하게 배우를 잘 배치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쥴리와 팹시

예민한 청각을 이용하여 금고를 열 수 있다고 장담하는 쥴리와, 기구를 이용하여 금고를 따는 팹시사이에는 은근한 기술대결이 벌어진다. 쥴리와 팹시는 심기가 불편하다. 더구나 각자의 목적이 다름을 아는 관객의 시선으로 보기엔 쥴리가 얄밉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도둑들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도둑들을 이용하여 웨이홍을 잡고자 도둑으로 위장한 그녀편도 들고 싶지 않았다.

 

 

씹던껌과 팹시

김혜수씨가 카리스마 그 자체라고 해도, 대모역할을 하는 김해숙씨의 연륜을 누르지는 못한다.

술없으면 연기가 안된다며 늙은 도둑으로써의 외로움을 한탄하는 씹던껌의 한숨이 안쓰럽긴 했어도, 배우 김해숙씨의 실감나는 연기는 워낙 탄탄해서 미모의 젊은 여배우에게 뒤지지 않는 당당함이 느껴진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영화 '도둑들'에서 주인공은 한두명이 아니다.

도둑들이 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굳이 주인공을 한명으로 압축하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를 주인공으로 여기면 된다.

나는 미묘한 감정으로 연정의 줄다리기를 하던 마카오박과 팹시를 주인공으로 낙점해 본다.

요즘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죽기도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영화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음을 앞세워.

죽거나 붙잡히거나 부상당하거나... 하던 중에, 마카오박은 쏟아지는 총알 세례를 용케도 피했다.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온몸이 고달팠지만 아버지 복수도 했고, 원하던 태양의 눈물도 손에 넣는 능력을 발휘했다. 도둑들을 총지휘해 놓고선 뒤로 따로 연기를 펼친 그의 배신이 의리를 저버린 행동이긴 하나, 영화에 반전을 준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양한 연령대의 유명배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도둑들'

비록 건전한 내용은 아니지만 탄탄한 연기력과 긴장감 넘치는 볼거리, 그리고 아기자기한 코믹함을 제공함으로써 관객들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업으로 전문화되고 세련된 도둑들은, 비주얼에 다양한 팬층까지 확보하여 흥행몰이에 성공할 것 같다.

간단 명료한 대사들이 귀에 속속 꽂힌다. 그리고 개성강한 배우들의 각기 다른 캐릭터에 빠져 보는 재미로 이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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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2.07.31 0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방학이라...꼭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리뷰 잘 보고 가요.

    잘 지내시죠?

    •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12.07.31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글쓰려고 컴앞에 앉으면 어깨 손목 등...
      아픔이 느껴져서 어쩔수없이 블로그에 열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을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2. Favicon of https://take2.tistory.com BlogIcon take2 2013.02.14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와이프와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도둑들을 봤습니다.
    와이프가 얼마나 분개하던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최동훈 감독이 너무 짜 맞춘 느낌이 나는 영화였지만 두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베를린에서 너무나 수동적이기만 하던 전지현이 '배우'로 스크린에 살아 숨쉬더군요. 베를린을 보니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전지현은 '청춘의 아이콘'에서 '배우'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관객에게는 너무 고마운 일이죠.
    또 달화형님.
    무간도가 살리려다 실패한 홍콩 느와르. 이미 살아있는 미이라가 되어 버린 느와르 배우 달화'횽'이 존재감을 과시하더군요. 아, 그래도 우리 시대의 배우들이 있었구나. 좀 청승 맞죠?
    괜시리 남의 블로그에 들러 주저리고 갑니다.
    안녕히 계세요.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메마른 대지를 안타까워하며 전국민이 애를 태우며 기다린 비였기에 무척 반갑고 고마웠다. 다음날 아침에도 이어져 모처럼 우산속에서 빗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설레기까지 했다.

 "여보 오늘 비가 내리니 또 외출하겠네^^"
 "물론이지. 얼마나 기다린 빈데."

20년 넘는 세월을 부부로 살다보니 남편이 이제 나의 취향을 먼저 알아준다. 고맙다.

나는 우산속에서 떨어지는 빗소리 듣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비(폭우나 소나기는 제외)가 내리는 날 외출하는 것을 즐긴다.

 "어디 갈건데?"

 "글쎄... 특별히 갈 곳은 없고... 오늘 영화보러 갈거야."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남편은 만원권 한장을 내밀며

 "울마나님, 팝콘 사먹으며 영화보고 오셔."

한다.

 "내남편 자격있네. 이제 팝콘 사먹으라고 용돈까지 주고^^"

 "함께 못가서 늘 미안하지."

 "ㅋㅋ 알면 됐어."

성격도 완전 반대고, 취미도 같은 게 없지만 우리 부부 별탈없이 살아내는 게 나 스스로 생각해도 참 아리송하면서도 대견스럽게 여겨진다. 이점 친정엄마도 인정하는 바다.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외출하지 않고 이번 주말은 온종일 집안에서 뒹굴려 했다. 왜냐하면 지난 주말 서울 다녀와서 좀 무리했던 피로가 아직 덜 풀린 것처럼 개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땐 비가 오면 목적없이 무작정 시도하는 외출이었건만, 어느해부턴가 목적없이 거리로 나서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면서 망설이게 되는데, 마침 영화라도 볼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음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구 쓸데없는 서론이 너무 길었네^^*

 

영화 '미쓰GO'를 선택한 이유는, 명품조연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과, 남성들 속에 홀로 낀 여배우 고현정이 어떤식의 활약을 펼치는지 궁금했다.

 

 

꿈은 탐정만화가지만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순정만화를 그리고 있는 천수로(고현정)는, 사고로 바다에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남은 상처때문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500억짜리 범죄에 휘말리게 된 천수로.

배달주문전화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그녀, 또 다시 혼자 지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함께 지내던 룸메이트 동생이 일본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홀로 남게 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두려움으로 떨며 긴장하다가 약을 떨어뜨렸을 때, 수녀복장을 한 의문의 여인이 나타나 도와준다.

어눌하기만 한 수로는 은혜를 갚겠다고 수녀의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겠다고 자처한다.

난 의심이 들었다.

배달주문도 스스로 못할 정도로 소심한 그녀가 한번도 본 적 없는 남자를 찾아가 수녀의 마음을 대신 전달해 주겠다니... 더구나 배달장소가 집이 아닌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섬이 의아했다. 순진한 건지 무모한 건지 수녀의 손톱에 칠해진 화려한 매니큐어가 거슬리지 않았나 보다. 

순진한 척 속아주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천수로의 반전이 있을거란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어떤 용기인지 호텔까지 찾아갔고, 인기척도 없는 호텔방까지 들어간다. 나로써는 그녀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슴과 등에 칼을 맞은 시체를 보게 되고, 뭔지 모를 사건에 연루되어 위기에 처했음을 감지한 천수로는 호텔을 빠져나오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다. 여기서 잠깐!

조폭의 똘마니들은 어쩌면 한결같이 바보스런 캐릭터인지, 날렵하게 두뇌를 회전시키는 주인공과 대조를 이루는 장면을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보여줌으로써 뻔한 설정이 좀 실망스럽기도 했다.

 

 

산바닥을 주름잡는 조폭들의 범죄거래에 말려들면서 그녀의 삶이 변함을 보면서, 내 상상력은 날개를 펼쳤다. 탐정만화를 그리기 위해 탐정소설에 흠뻑 젖은 천수로 스스로가, 자신을 미쓰Go2를 자처하며 변신하므로써, 소심했던 모습에서는 드라마 '봄날'에서 보여준 '서정은'을, 범죄자를 소탕하도록 작전을 이끈 그녀에게선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이 연상되면서 속편을 염두에 둔 맛보기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그냥 밋밋한 그녀일리가 없지.'

 

배경이 된 부산 여객터미널이 낯설지 않다. 몇 년전에 딸과 함께 부산 투어를 할 때 가본 곳이라 그런가 보다. 조폭영화는 왜 부산을 배경으로 자주 삼을까?

영화 '부산'이 떠올랐다. 영화'부산'도 거친 영화였다.

영화 미쓰GO에서 뜻밖의 반전 인물이 또 한명 등장하는 바람에 나의 상상력이 힘을 잃었는데, 천수로의 치료를 돕는 의사가 공범으로 등장하여 좀 놀랐다.

 

천수로의 운명을 바꾼 5명의 남자들.

나는 명품조연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라서 관심이 끌렸다. 

 

 

빨간구두(유해진) - 구두에 피 마를 날 없는 냉혈한 형사

아무것도 모르는 천수로가 제 2의 미쓰GO로 오해받으며 범죄조직의 거래에 휘말렸다고 판단한 빨간구두라는 별명을 가진 형사(유해진)가 그녀를 보호한다.

자장면 곱배기를 그릇채 흔들어서 섞는 빨간구두의 특이한 모습을 천수로가 흥미롭게 지켜본다. 나 또한 무척 흥미로왔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꼭 한번 따라해 보리라 생각했다.


 

소형사(고창석) - 워낙 말더듬이 심해서 대사가 별로 없어 속을 알수 없는 인물. 

대사도 몇마디 없지만, 어찌나 말을 더듬는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말은 상대배우가 눈치채고 대신해 줄 정도다. 말더듬이 역이 정말 실감나 안타까우면서도 코믹했다. 

성반장(성동일) - 허당 부하들을 거느린 비리형사역을 맡은 배우 성동일씨의 여유있는 능글거림은 너무 느끼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성향이 잘 농익은 연기는 언제봐도 리얼하다.


 

사영철(이문식) - 마약조직 보스지만 무식한 가벼움으로 인해 똘마니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큰조직에서 독립하여 이제 막 두목이 된 듯한 어설픈 언행이, 하룻밤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부는 보스같은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촐싹거림이 잘 어울린다. 
백봉남(박신양) - 좋아하는 야구에 대해 가오 잡는 범죄조직 최대 갑부로 등장한 박신양씨는 범죄조직의 보스역임에도 불구하고 멋져 보이면서 영화 '약속'을 상기시켰다.

 

 

천수로가 갑작스럽게 겪은 그간의 일을 벽에 만화로 그려놓았다. 이 만화를 본 빨간구두는 감동하는 것 같았다. 나는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이장일(이준혁)이가 김선우(엄태웅)를 죽이는 장면을 최수미(임정은)가 그림으로 표현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사진이나 글을 대신할 수 있는 그림의 위력을 다시 한번 더 되짚어 보았다.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다 팔을 다친 빨간구두의 상처가 염려된 수로에게서 연민을 느끼게 되는 빨간구두의 심적인 변화앞에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아픔을 읊조린다.

 "나도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아픈지 표현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녀가 단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면 꼭 이성간의 애정이 싹트게 된다.

거친 남성들이 우글거리는 영화 미쓰GO에서도 이런 평범한 진리를 그대로 드러낸다.

평범하지 않은 개성강한 외모가 남달라서 로맨스가이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유해진이 천수로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상대배우로 출연했다. 참 어지간히도 인물은 없다고 생각되지만 그런대로 남자의 순정을 말없이 잘 표현한 것 같다. 특히 쉰세대인 내가 볼 때엔 은근한 로맨스로 표현된 것이 흡족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사실적인 화면에 노출되어 있는 세대라서 이 둘의 관계를 로맨스라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하면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천수로와 빨간구두의 로맨스장면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자칭 미쓰GO2로 변신한 그녀에게 갖게 되는 기대감

옷가방인 줄 알고 의사한테서 받은 가방이 돈가방으로 둔갑하고, 비리형사들은 단결하여 돈을 손에 넣자 천수로를 죽이려 배에 태운다.

결박을 한 후 바다에 빠뜨리려 할 때 반항을 하다가 자진해서 물속에 뛰어든 그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맞게 되고, 장애를 극복한 모습으로 살아서 배위에 오른다. 그리고 천수로의 변신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탐정만화를 그리는 만화가가 되고 싶은 그녀는 수천권의 탐정소설을 읽은 덕에 아이디어로 발휘한다. 가짜돈에 가짜마약거래를 진짜로 바꿀 수 있음을 제안하는 그녀의 연기와 작전에 비리형사들이 속아넘어간다.

 "파리가 꼬였다 원래 돈은 다 내껀데..."

라고 할 땐, 천수로가 진짜로 사립탐정이 아닐까? 혹은 다른 지시를 받은 형사쪽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등 의심이 자꾸 생겼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천수로가 대범하게 변함을 보고, 감독이 배우 고현정씨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 많이 했을 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위기대처능력으로 봐선 그녀가 평범한 만화가는 아닌 것도 같은 뉘앙스를 자꾸 풍기는 것 같아 의구심이 들었던 영화다. 

 "마음의 변화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어설프거나 혹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흘리거나 진짜로 코믹해서 웃게 되는 영화로, 그저 잔잔한 웃음을 맛보고 싶은 분에게 권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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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봐야지 하는 영화가 있으면 나는 혼자서 조조할인 시간대를 이용하는데, 그 시간대엔 몇명 안되는 관객으로 말미암아 실내는 썰렁한 기운이 돌기 마련이다. 그런데 '후궁'은 그렇지 않았다. 홍보효과 때문인지 노출수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의외로 관객들이 많아 좀 놀랐다.

 

'후궁:(제왕의 첩)'

전체적인 분위기가 음산하고 살벌하며, 잔인한 장면으로 인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애욕과 권력을 향한 욕망을 소름끼치도록 적나라하게 드러낸 궁의 암투극을 그린 영화 '후궁'은, 등장인물을 제외한 궁궐의 분위기가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픽션사극이라는 전제하에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봐 온 눈에 익은 궁궐 배경이 아닌 탓도 있고, 대비와 중전의 복장과 더불어 머리모양과 궁내부의 색감까지도 심하게 이질감을 줬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연상되던 영화와 드라마가 있었는데, 화연을 둘러싼 권유와 성원대군의 삼각관계에서는 '미인도'가 떠올랐고, 권력자에 의해 희생되는 불쌍한 인물들을 볼 때는 최근에 본 '돈의 맛'이 떠올랐으며, 수렴청정하려는 대비의 모습에서는 현재 방영중인 '인수대비'가 겹쳐졌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이, 권력이, 사람을 미치게 하고, 그 늪에 빠지면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나약한 이성과 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우리 자화상만이 남음을 보여준다.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 자의 복수심 또한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인간의 잔학상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소름돋는 경험을 시켰다.

 

l. 첫눈에 반한 여자에게 빠진 사춘기 소년같은 성원대군

 

 

임금이라는 타이틀도, 권력도, 자기를 보호하려 애썼던 어미(대비)의 사랑과 관심도, 다 외면하고 오직 한 여인 화연에게 향하는 마음을 가누지 못해 비틀거리는 마마보이형 대군이 무척 안쓰러웠다. 어떤 이는 이 역할을 맡은 배우 김동욱이 배역과 잘 매치가 안된다고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다.

숨 죽이며 때를 기다린 모진 세월을 지킨 대비의 아들로, 첫눈에 반해버린 화연을 향한 불타는 욕정을 누르며 자신의 마음 가누기도 힘들어하는 나약한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

 

 

아들(성원대군)이 마음에 품은 여인이 화연인 줄 알면서도, 이복형의 아내이자 형수로 만들어 버린 비정한 엄마(대비)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대군의 순정과 갈등이 몹시 애처로왔다.

결국 그는 화연에 의해 변하고 수렴청정하는 엄마에게 맞서면서 화연을 품에 안지만, 여자의 변신은 무죄인가? 권력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궁의 법도가 승리한 것인가? 기구하게 죽음을 맞는 가엾은 인물이다.

 

l. 넘보면 안될 상대를 사랑한 죄로 내시가 된 권유 

 

 

화연의 아버지(안석환) 신참판이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준 권유를 집안에 들인다. 그리고 참판은 아들겸 신복처럼 지내기를 원했으나, 화연과 권유는 연인사이로 발전하고 궁에서 혼인첩지를 받은 화연을 데리고 도망을 시도했던 권유는 고자가 된 몸으로 내시가 된다.

배신감과 복수심을 품은 권유는, 대비의 수족인 윤대감의 수하가 되어 화연이 남편(임금)과 아버지가 죽자, 어린 아들과 함께 목숨에 위협을 느끼고 권유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차갑게 외면한다.

그러다가 화연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어린아들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예전 감정을 되찾아 화연을 돕는다.

 

ㅣ. 기구한 운명의 두 여인

대비와 화연의 삶이 너무나 비슷하다. 역사에 이런 운명의 여인들이 많았을 것이다.

임금은 정실부인외에 첩으로써의 후궁도 많이 거느렸고, 정실부인이 죽으면 또 다시 혼례를 치뤄 후비를 두므로, 구중궁궐의 권력구도는 늘 긴장되고 살벌했다.

이러한 틀 속에서 살기 위해 권력이 필요했고, 그 권력을 잡기 위해 피내음을 맡을 수 밖에 없었던 두 여인의 삶을 들여다 본다.

먼저 권력을 잡기 위해 발톱을 드러낸 대비 

 

 

성원대군의 어미인 대비도 계비로 들어온 여인으로 아들이 어렸을 때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이 또한 권력자에 의한 위협이었음을 알고 있던 대비는, 아들을 왕좌에 앉히고 권력을 잡기 위해 왕을 죽이려 계략을 짰고 목표를 이룬다. 거친 풍파를 견디고 이겨낸 강인한 대비역을 맡은 배우 박지영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소름끼치도록 너무 잘 어울린다. 

임금이 된 아들도 못마땅하면 가차없이 뺨을 치는 무서운 엄마는, 누릴 수 있는 권력의 맛을 맘껏 누리며 호령하다 결국에는 제 발등을 찍는 인물로 전락한다.

 

살아 남기 위해 냉정하게 변하는 화연

 

 

성원대군과 권유, 화연을 향한 두 남자의 애틋한 마음과는 달리 화연의 내심은 무섭게 변한다.

권력에 의해 희생된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았고, 그녀와 어린 아들의 목숨까지도 위태롭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에 의해 변해야만 하는 화연의 처지와, 순정을 바친 두 남자의 사랑이 짠하게 다가왔다.

 

성원대군의 어미인 대비도 처음부터 강인한 여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화연처럼 그저 어린 아들과 목숨이 보장되기만을 바랐을 터인데, 권력을 먼저 쥔 자들에 의해 위협을 느끼면서 냉정하게 강하게 변했을 것이기에 대비도 화연도 그리고 권력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이 다 가엾다.

어린 자식을 지키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권력을 잡아야만 하는 비정한 궁의 암투극 소용돌이에 휘말린 궁궐의 삶이 감옥처럼 느껴져 답답하고 안타까웠으며, 허구와 사실을 넘나드는 픽션사극이긴 하나, 근친상간이란 소재와 특히 대비의 낯선 머리모양은 영화감상에 방해요소가 되기도 했다.

 

ㅣ. 잔인함과 솔직함의 극치를 보여 준 영화

 

영화 '후궁'에서 보여준 고문장면외 몇몇 장면은 그야말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잔인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매우 놀랍고 끔찍하여 공포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너무 솔직해서 소름돋기도 했는데... 드라마에서 잠깐 언급되긴 했어도 이렇게 영화를 통해 왕과 왕비의 첫합방 모습이 연출된 영화는 아마도 '후궁'이 최초일 것 같다.

후사를 바라는 대비와 신하가 문밖에 서서 합방의 순서를 지시하는 데,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할 정사까지도 궁중의 법에 의해 간섭받아야 하는 왕과 왕비의 처지가 너무 솔직하게 드러나 슬프고 애처로왔다.

왕도 자유인이 아니었고, 권력을 쥔 강자라고 해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영원한 강자가 없도록 권력은 변덕을 부리며 주인을 바꾼다. 그리고 피냄새로 포장한 잔인성이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신을 묻어버린 영화 '후궁'의 여운은 나를 심란하게 만들더니궁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다간 수많은 사람들과 권력쟁탈전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헤아려보게 했다.

 

 

TAG 간섭, 공포, 김동욱, 김민준, 박지영, 배역, 소름, 암투, 애욕, 영화, 영화리뷰, 음산한, 잔인한, 정사, 조여정, 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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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indlov2.tistory.com BlogIcon 돌이아빠 2012.06.12 0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보고 싶은 영화이긴 하지만 짬이 나질 않네요. 흐.
    노출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인데 잔인한가 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2.06.14 2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을이두 봤는데 아직 리뷰를 못 쓰고 있네요.
    권력이 뭔지....ㅎㅎ

    잘 보고가요

 

 

 

내 아내의 모든 것,

아이가 없는 결혼 7년차 부부의 이야기로, 남편 두현(이선균)이 아내 정인(임수정)의 잔소리와 불평에 찌들려 이혼을 목적으로 아내를 바람 피우게 하겠다는 설정의 코믹영화다.

현실성이 떨어진 억지설정과 과장된 면이 거북하게 다가와 솔직히 나는 영화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식상해진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조심스레 추천해 볼만 하다. 

 

 

솔직함을 무기로 쉴새없이 떠드는 아내, 정인

기상한 남편이 화장실에서 볼일보는 상황에서도 쥬스와 생즙을 기어이 마시게 하고야 마는 아내이자, 불편해하는 남편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아내 정인을 보는 것은, 같은 여자인 나도 질릴 지경이었다.

자녀가 없는 전업주부이기에 그녀의 안테나가 오직 남편에게로만 향해 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녀의 변화없는 성실한(?) 내조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사랑엔 유통기한이 있다.

연인들 사이에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유통기간이, 부부사이에서도 나타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 내 감정에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 보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길들여진 안일한 결혼생활로 인해 상대방이 얼마나 지겨워하고 힘들어하는 지 가끔은 점검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괜찮으니 상대방도 괜찮을 것이라는 확신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태만이고, 반대로 상대방이 지겹게 느껴진다면 상대방은 또 나를 얼마나 지겨워할까? 인정하며 대화를 가짐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결혼생활에 찾아드는 권태기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됨으로써, 영화에 등장한 지진이 주는 긴장감이 크게 공감되었다.

 

 

정인의 장점이자 단점인 솔직함이 그야말로 무기가 되었다.

지나친 솔직함이 두현을 질리게 하는 정인의 행동은 같은 여자로써 참 딱하게 보였다. 상대방 기분을 전혀 헤아릴 생각없이 그저 자신의 감정만 따발총처럼 쏟아내거나 식사하는 남편을 향해 담배연기 뿜어내고, 청소기 돌리고 등등... 볼거 안볼거 다 본 부부사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한 모습만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최소한의 예의, 지켜야 선을 있다고 여겨진다.

정인의 솔직한 행동은 지나친 점이 많았다. 이런 행동은 그녀의 남편만 질리게 하는 게 아니라, 관객으로써 보고 있는 내 시선도 거북하게 만들었다.

공간의 침묵을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별로 말이 없는 울남편의 최대장점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속 정인의 불평섞인 투덜거림은 질린다고 할 정도다. 계속되는 불평은 듣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남들 눈에는 미모의 아내이자 요리 잘하는 아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될지 몰라도, 정작 당사자인 두현은 난감하기만 하다. 정인이 입만 열었다 하면 물불안가리고 덤비기 때문이다.

부부동반 모임에 가면, 대부분 공감되는 짧은 표현이 있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누구는 애교많은 부인과 살아서 좋겠다는 둥, 누구는 점잖은 남편하고 살아서 좋겠다는 둥 등등...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농담인 듯 던지지만 진심을 내포한 발언을 한다.

 "함께 살아봐라~"
그렇다. 부부는 그들만이 안다. 관심인지 극성인지 아니면 사랑인지 간섭인지를...ㅎㅎ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채워주려 배려할 때, 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찌질한 소심함을 발칙한 상상으로 엮은 남편, 두현

아내가 무서워 감히 이혼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는 이 남자는, 얼마나 소심하고 찌질하냐면 주어진 상황을 극복해 볼 노력은 하지 않고 그 상황을 피하려고만 한다. 그러니 아내의 속사포 같은 불평이 더 지겹게 느껴질 수 밖에.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함이 정인 못지않게 이기적인 면을 보이는 남편이다.

아내가 싫어하는 짓을 하여 이혼하자는 말이 아내입에서 먼저 나오기를 바랐다면,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남정네들이 한눈파는 외도를 그 스스로 저지를 용기도 없는 남자,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성립을 바라는 비겁한 남편은 이런 외도조차도 아내가 저지르기를 바라는 어이없고도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의 한심한 남편이다.

 

이혼을 바라며 카사노바를 붙여주고도 스킨쉽은 안된다니...

나는 싫지만 너 주기는 싫다는 심뽀를 엿보며,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발칙한 계획을 세웠을까?'

하고 두현의 입장을 이해해보려 했으나, 거슬렸던 인물이다. 

 

 

정인을 사랑하게 된 카사노바, 성기

카사노바 성기(류승룡)에게 빠진 국내외 여성들 설정과, 의뢰인 두현과의 만남을 이룬 해변가의 모습 등...

웃음을 위한 억지설정 또한 감정이입을 막는 요인이 되어,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카사노바답게 두현의 아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정인을 여자로 대하는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류승룡이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 너무 다른 캐릭터가 낯설면서도 꽤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내 남편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까?

내 아내의 모든 것에 관한 정보를 카사노바에게 알려주기 위해 열거하는 두현의 마음이 읽혀졌다.

 '이 남자 정인을 사랑하는구나'

동시에 내 남편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평소에 남편이 하던 말이 정답이다.

 "나는 당신을 잘 몰라."

그럴 수 있다.에 머리를 끄덕이게 되는 나, 남편이 나에 대해 잘 모름이 서운하지 않다.

왜냐하면 나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남편의 핸폰에는 '귀여운 마눌'이라고 저장해 놓았음을 보았다. 고맙다.

두현은 아내를 '투덜이'라고 저장해 두었다.

 

 

아내가 여자임을 잊지 마라.

정인이 우연히 방송일을 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느낀다. 그리고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남편에게 여백의 공간을 허용하게 된다. 그러자 두현이 정인을 사랑했던 옛모습의 회상하며 그리워하게 된다. 찌질했던 두현은 이혼을 결심했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

 

남편에게 감사한 이유

나의 신혼시절을 떠올리게 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결혼으로 객지생활을 하게 된 나, 친구가 없었던 신혼시절에 남편을 기다리는 게 낙이었다. 왜냐하면 이야기할 상대로 남편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루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울남편은 다행스럽게도 귀찮아하지 않고 다 들어줬다. 

그 시절 울남편,

"귀만 빌려줬다"

고 해서 실망하기도 했으나, 귀도 안빌려 줬다면 아마도 난 우울증으로 고생했을 지도 모른다.

귀를 빌려준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가끔 내가 침묵을 하면 울남편 생각엔

'오늘 우리 마눌 컨디션이 안좋구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식상해진 연인이나 부부에게 추천하는 이유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내이긴 이전에 한 여자였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세상의 남편들이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상대방에 대한 편안함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몸서리 칠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일임을 제시한 뻔한 결말이 와 닿았던 영화다.

아내에게 카사노바를 붙여준다는 발상이 위험하고 발칙하긴 했어도, 그리고 오버액션과 억지설정으로 영화몰입을 방해하긴 했어도, 코믹하고 유쾌했다. 

부부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혹은 재점검의 시간으로 이 영화 한편 권하고 싶다.

 

 

TAG 결혼, 권태기, 기회, 남편, 내 아내의 모든 것, 대화, 류승룡, 반성, 발칙한, 배려, 변화, 부부, 사랑, 아내, 영화리뷰, 이선균, 이유, 이해, 이혼, 임수정, 점검, 추천, 코믹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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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2012.05.29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잘 보고 갑니다. 나중에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2. Favicon of https://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2.05.29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생활을 하시니 좀 더 공감이 가실 듯^^

  3.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2.05.29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4.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2.05.29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이영화를 못봤습니다.
    이선균과 임수정을 좋아하므로 곧보려고합니다 ^^
    건강하시지요?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셨는데 .......

  5. BlogIcon 꿀단지미엘 2012.06.04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거 정말 재밌게 잘봤어요~옆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알찬영화였어요ㅋㅋ
    레뷰추천 드리고 갑니다^^*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

이가영(신세경)을 가슴에 품고 성공을 꿈꾸던 강영걸(유아인)이 무척 안타까웠던 드라마 '패션왕'이 실망감 속에 막을 내렸다.

 

꼼수부려 자수성가 한 강영걸

정재혁(이제훈)을 친구로 믿고 도움을 구했던 강영걸,

도움을 청할 때의 태도가 부모 잘 만난 덕에 이사자리에 앉아있는 재혁을 비아냥거리듯이 대해, 재혁입장에서는 영걸을 별로 친구삼고 싶지 않았을 거란 예상을 하게 했다. 재혁앞에서 보인 행동이 영걸의 자존심이었는 지는 모르겠으나 껄렁거리는 태도가 무척 거슬렸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재혁은 매번 모욕만 줬고, 기분나빴던 그는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부모 잘 만나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같았던 재혁과는 달리 영걸은 모진풍파를 다 겪고도 꿋꿋히 자란 잡초같은 면모를 보이며 성장하지만, 가영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꼼수를 부리고 지나친 허세에 젖은 삶을 보여줌으로써 영걸은 안타깝게도 끝내 재혁이가 표현한 양아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인물로 그려짐이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웠다.

학벌이 우선시 되는 사회의 틀을 깨고 재능으로 승부하여 성공한 케이스로, 건전하게 성장하는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했다. 왜냐하면 비록 동대문 짝퉁으로 시작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으니까.

 

그런데 작가의 생각은 나와 다르게 그를 끝내 불우했던 성장과정의 얼룩속에 갇혀 부정적인 돈맛에 취한 졸부같은 찌질함에 머물게 했다. 영걸은 큰돈을 만지면서 돌변하기 시작했고, 가영이가 불안해하는 것처럼 시청자인 나도 그의 허세가 몹시 보기 언짢았다. 결국 최안나(유리)의 충고도 무시했던 영걸은 정회장(김일우)의 화를 불렀고, 괴한의 총에 의해 허무한 죽음으로 마감함으로써 나의 실망감만 증폭시키고 말았다.

뉴욕으로 건너간 영걸이 가영과 재결합하여 또 다른 도전으로 희망의 씨를 뿌렸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마지막회를 보고 있었기에...

 

 

강영걸, 넌 이가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긴 한거니?

영걸은 대부분의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가영을 난처하게 만들었고 그를 향한 그녀의 사랑을 아프게 했다. 가영의 엄마가 남긴 유산으로 추정되는 조마담의 부티크를 찾아 가영에게 주려고 노력한 영걸의 마음은 가상했지만 정작 가영과 상의도 하지 않은 점은 좀 지나친 처사라고 여겨졌다. 

*가영엄마의 추억이 간직된 목걸이를 자는 가영옆에 두고 떠날 때, 영걸은 왜 아무말도. 메모도 남기지 않았나?

- 재혁에게 꼼수부렸던 지분을 처분함과 동시에 가영의 패션쇼를 부탁하고 떠난 걸 가영이 알면, 배신감을 느낄 거라는 걸 그는 몰랐단 말인가. 이 부분을 정회장 父子는 매우 잘 활용하여 영걸에게 향해있던 가영의 마음을 변화시켰다.

*영걸이 뉴욕에서 가영을 기다리며 사랑의 편지와 비행기표를 담은 우편물을 보낼 때 왜 그리 허술하게 보냈나?

- 가영을 놀라게 해 줄 깜짝이벤트로 여겼을까. 등기로 보내 직접 당사자의 손에 닿도록 했어야 함이 상식적이지 않나. 그리고 드라마니까 가능했던 딱 그 시기, 우편물이 도착한 그 때에 정재혁이 나타나 영걸의 소식을 기다리는 가영의 우편물을 먼저 보고 숨기는 것을 시청자는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고, 영걸은 뉴욕에 온 가영이 재혁과 다정하게 있음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하는 결과를 초래함이 답답했다.

 

 

가진 자들이 부리는 돈의 꼼수

더 많이 가진자들의 만용은, 과거에 나보다 못했던 자가 잘 되는 꼴을 절대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단호함을, 옳지 않은 방법으로 보여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절대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고 무섭다.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영화 '돈의 맛'에서도 그러했듯이.

정회장이 아들 정재혁에게 다윗이야기를 언급하며, 방해가 되는 자를 응징하도록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여 좀 불쾌했는데, 이는 다윗이 저지른 벌의 댓가를 어떻게 치르는 지 뒷장을 읽지 않고 전했기 때문이며, 또한 근본을 따지고 가정교육을 운운했던 위선이 목표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 소름끼쳤다.

 

정재혁의 무척 이기적인 성향은 그의 부모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는데, 더 황당하고 어이없게 여겨지는 것은 재혁이 사랑하는 상대는 왜 꼭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아무리 계절처럼 변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렇지, 변덕이 죽끓듯 하는 정재혁의 연애상대가 된 많은 여인들의 상처조차도 돈으로 보상하고 있는 듯 느껴져 이 또한 거북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가영을 향한 재혁이 믿는 사랑이 도대체 몇개월쯤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이가영의 모호한 태도

영걸이 허무하게도 죽었다. 이가영이 강영걸 죽음에 동의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가영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가 찾아와 주기를 학수고대하며 술로 나날로 보내고 있을 때, 가영은 재혁의 마음을 받아들인 양 뉴욕에서 함께 잘 지내고 있었다.

강영걸을 사랑한 줄 알았는데 어느새 영걸은 과거의 남자가 되고, 재혁의 마음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 가영의 모호한 태도는 끝내 시청자를 미궁속으로 빠뜨리는 인물이 되었고, 영걸이 머물고 있는 곳을 재혁에게 알렸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추리해 보게 한다.

왜냐하면 술에 취한 영걸이 가영이 보고싶다는 전화를 하게 되는 데, 그 때 영걸을 겨냥한 총소리가 전화기너머로 가영에게 전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영은 담담하면서도 미소띤 표정으로 나도 사장님 보고싶다고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읊조려 나는 소름이 돋았다.

 

죽음을 부르는 여인, 신세경.

강영걸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면서, 그동안의 드라마를 통해 신세경이 사랑한 남자들이 한결같이 죽음으로 마감했다는 걸 떠올리게 되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이지훈(최다니엘)이 신세경과 교통사고를 입고,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에선, 소이(신세경)의 상대역이었던 강채윤(장혁)도 마지막까지 한글 배포를 위해 힘쓰다 숨을 거둔 것으로 기억하는 데, 이번 '패션왕'에서 가영을 사랑한 강영걸도 죽음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작가의 영향이기에 신세경은 억울할 것이나, 신세경! 무서운 여자다.^^

그녀의 마법이 언제쯤 풀릴까?

 

TAG 강영걸, 드라마, 리뷰, 무서운, 불안, 신세경, 실망, 유아인, 이제훈, 정재혁, 주인공, 죽음, 패션왕, 허무한, 허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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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tory.golfzon.com BlogIcon 조니양 2012.05.24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정말 그렇군요 지붕뚫고 하이킥, 뿌리깊은나무, 패션왕 모두 신세경의 남자들(!!)이 목숨을..ㅎㅎ 우연의 일치겠죠 ㅎㅎㅎ?



 

'돈의 맛'

칸영화제 진출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영화제목에 이끌려 영화관을 찾았다.

간접적이나마 돈의 맛이 어떠한지?

그리고 제목을 통해 상상이 되듯이 서민에겐 꿈같은 양의 돈이 등장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돈구경이라도 실컷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결론부터 말하면, 내 평생에 가져보지 못할, 아니 감히 상상조차도 못해 본 엄청난 양의 돈이 보관된 한 집안의 돈창고를 영화는 공개함으로써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달러와 우리나라 5만원권 지폐가 차곡차곡 쌓여있는 돈창고를 보는 순간, 속물인 나는 숨이 멎을 정도로 감탄했고, 부러움에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뇌물로 쓰이는 돈의 규모가 그동안 봐온 007가방이나 사과박스가 아닌, 20인치(좀 더 큰가) 여행용 가방 2개가 기본으로 등장하여 놀랐고, 돈창고에서 뇌물에 쓰일 돈을 가방에 담는 비서(주실장:김강우)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호주머니에 챙겨넣으라는 윤회장의 멘트가 의외여서 또한 놀랐다.

 '저거 한 뭉치면 돈으로 쪼달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단비같을 텐데...'

난 완전히 감상에 빠졌는데, 주실장이 돈창고에서 처음 보여준 행동은 돈을 호주머니에 넣으려다 말고 던져버림으로써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돈의 맛으로 표현된 영화속 인물들의 돈 쓰임새를 보는 것은 몹시 불편했다.

그들의 돈에 의해 구속되어 가는 우리네 인생이 서글프고 불쌍하기 때문이며, 그렇다고 해서 결코 헤어나지도 못할 것 같은 현실의 답답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부정한 돈인줄 알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꼬는 듯한 그들의 돈지랄이 상대적 박탈감을 선사하면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무생물인 돈이, 너나할 것 없이 인간을 온통 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릴 것만 같은 위협에 힘이 빠졌고 영화를 보는 내내 우울했다.

 

 

재벌이라는 그들 역시도 따지고 보면 돈의 노예일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더 많이 가졌다는 오만에 의해 군림하게 되는 환경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 놈의 돈이 뭔지 원'

친정아버지의 비위를 잘 맞추어 상속녀가 되고자 온갖 추한 일을 다 맡은 백금옥여사(윤여정),

돈맛을 맘껏 탐닉하고자 돈보고 결혼한 남편 윤회장과 사랑은 커녕 남편의 감시자가 된 불쌍한 이 여인조차도 결코 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면서 돈의 권력자인양 행세한다.

돈에 관한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 영화가 여실히 보여줌으로써 돈의 불편한 진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영화의 배경이 재벌가 이야기로 화려하게 등장해서 규모가 커서 그렇지, 우리 주변엔 크고 작은 비리로 청탁이다 뇌물이다 해서 온갖 얼룩진 군상을 떠올리게 한 영화다. 꼭 재벌이 아니더라도 돈을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말이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때론 돈이 사람을 한없이 추하게도 만들고, 때론 훌륭해 보이게도 만드는 희한한 요술을 부리는 돈의 위력(?)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현실 또한 씁쓸하다.

 

 

돈의 맛을 추하게 맘껏 누려 본 윤회장, 뒤늦게 에바와의 사랑을 위해 돈의 세계에서 빠져나오고자 발버둥치지만 그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를 옭아매고 있는 돈의 권력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로 그의 뜻대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돈으로 휘두르는 가진자의 권력자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살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마저 갖게 한 영화라면 비웃을 것인가. 난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걸 찍어 올리려고 하니깐 남편이 말린다. 진짜로 남편은 내가 이 곳에 돈을 넣을 것이라고 믿는가 보다.ㅎㅎ)

 

그렇지만 나 또한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한 영화, '돈의 맛'을 통해 지난달에 침대를 바꾸면서 잠시 꿈꾸었던 일을 회상해 본다.

수납장이 겸비된 침대를 구입하여 정리정돈을 마쳤는데 한 공간이 비었다. 그때 난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여보, 이 공간에 5만원권으로 가득 채우면 얼마가 될까? 이 공간만이라도 돈을 채워 침대밑에 돈깔고 잤다는 말 한번 해보고 싶다."

 "우리한테 그 만한 돈 있어?"

 "ㅋㅋ 없으니까 해 보는 소리지."

 "그럼 만원권으로는?"

 "글쎄... "

 "안된다고? 우리 그동안 뭐했지. 알뜰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솔직히 말해 돈은 많을 수록 좋은 거 같다.

돈으로 사람위에 군림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부족하면 불편한 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돈 좀 꿔달라는 사람에게 꿔 줘고도 혹시 못받는다 할지라도 내 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그리고 자녀를 힘들게 하지 않을 우리부부의 노후자금이 걱정없을 만큼, 나도 좀 가져봤으면 좋겠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피력한 후 감상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었던 것이 주실장이 머무는 공간에 비치된 액자였다.

카메라가 액자를 바라보는 인물을 간접적으로 비춤으로써, 넓은 바다위에 떠 있는 비행기 모습과 여백의 공간에 투영된 주실장 모습이 그림속 주인공으로 착각을 일으켰던 장면이다.

갈등속에 자유를 동경하는 그의 마음을 엿보게 한 연출의 묘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액자 뒤에 숨겨 둔 돈뭉치와 조화를 이뤄내며 그의 변화가 액자와 잘 어울려 신비하기까지 했다.

 

영화 '돈의 맛'은 바람직하지 못한 곳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며 섹스와 권력의 맛으로 추하게 표현되고 있어 불편했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불편했던 점은 이런 한국사회의 치부를 외국인까지 끌어들여 맛보게 했다는 점이다.

 

영화관을 나서며 난 문득 가수 김장훈이 떠올랐다. 

추한 유혹이 아닌,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배려있는 돈의 맛에 취하고 싶다.

 

 

TAG 권력, 기대, 뇌물, 답답한, , 돈의 노에, 돈의 맛, 리뷰, 불쾌, 비리, 씁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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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2012.05.22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간이 글 읽다가 웃음이 터져버렸습니다.^^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2.05.22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이든지 자나치면 구속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장훈은 기부가 좋기는 한데 자기 굴레에 갇힌 것 같아요.
    그 또한 한계를 넘어서 힘에 겨워보입니다.

  3. BlogIcon 티스토리 운영자 2012.05.22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돈의 맛'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2012.05.22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의 사랑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게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잘 풀릴 것 같았던 태희-자은 커플에게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태희의 생부가 뺑소니차에 치여 교통사고사를 입었는데, 그 범인이 26년이 지난 지금에 자은이 아버지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죽자 엄마는 개가를 했고, 태희는 큰아버지 큰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와는 다를 것입니다.
화나는 일이 있어도, 떼를 쓰고 싶어도 눈치있는 아이라면 참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태희는 비슷한 또래의 태필이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바람에,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친부모 이상으로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폈다고 해도 가슴 한켠에는 찬바람을 느끼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런 태희에게 자은이가 사랑으로 찾아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자은과의 교제를 집안에 밝히자 아버지가 반대를 하고 나서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놀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은을 가엾이 여기던 아버지가 당연히 찬성하며 축하할 줄 알았기 때문이지요.

자은이 아버지가 가해자임을 혼자 알고 있기에는 무척 고민스러웠던 아버지는,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놀란 복자씨, 그러나 태희와 자은의 교제를 말리기엔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자은이가 가해자도 아니고, 더구나 실종된 아버지의 과거 잘못을 대신 지고 평생 고통스럽게 살게 할 수는 없다는 복자씨 생각은, 이 일을 영원히 비밀로 하고 태희-자은 커플의 사랑을 인정하자고 남편을 설득합니다. 이혼으로 협박할 만큼 단호한 아내의 태도로 인해 아저씨는 더 고민되지만 그래도 헤어지게 해 보려고 자은을 만납니다.
 


아버지(백일섭)는 자은(유이)을 따로 만나,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어린 나이와 불안정한 직업, 그리고 천애고아라서 못마땅하여 태희와의 교제를 반대한다는 뜻을 전합니다.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손에 자랐던 자은이,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마저 실종으로 잃고 홀로 된 것도 서러운데, 믿었던 아저씨마저 고아라서 싫다니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서글플 것입니다.
이 드라마를 함께 보던 울남편이 욱해서 한마디 던집니다.
 "천애고아는 누가 되고 싶어서 되나. 어떻게 말을 저렇게 하냐. 그냥 고아라고 해도 서러울 텐데..."
울남편도 엄마를 일찍 여의었고, 아버지마저 성인이 되기 전에 돌아가셔서 형님과 형수의 보살핌으로 자랐기 때문에, 우연히 보게 된 이 드라마에 등장한 태희와 자은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시청자가 되었습니다.

자은이 홀로 지내면서 많이 강해진 모습을 보여 대견스럽더군요.
아저씨로 부터 반대하는 이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태희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위로겸 길에서 노래와 율동을 부탁하게 되고, 거절할 줄 알았던 태희가 쑥쓰러워하면서도 율동을 합니다.
사랑으로 인해 부드럽게 변한 태희와 성숙해진 자은이가 참 예쁩니다. 아내(김자옥)라는 이름을 걸고 이 둘의 사랑을 지켜주려 하는 복자씨의 마음을 우리부부도 알 것 같습니다.

후배동료와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희는 자은을 위해 기꺼이 노래와 율동을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대한민국의 미혼남성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자리 들기 전, 여자친구를 위해 전화기 너머로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에 이어, 카페같은 곳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도 아닌, 길에서 귀여운 율동까지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부탁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울아들은 소극적이라서 여자친구에게 이런 부탁을 받게 되는 시험을 어떻게 넘길까? 염려되는 장면이었네요.^^ 그래도 사랑하면 창피함을 무릅쓰고 행동에 옮길테지요.


아저씨에게 반대이유를 들은 자은이 귀가가 늦어지자, 이들 부부는 걱정을 하게 되고 늦게 들어온 자은에게 아저씨는 혼을 냅니다.
하지만 자은은 원망하지 않고 다음날 아줌마(박복자:김자옥)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장을 봐 왔다고 말하곤 음식준비를 하지요. 자은의 정성어린 모습에 아저씨는 마음이 울컥하고, 자은 또한 아저씨에게 태희와의 교제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오작교 농원 가족을 진심으로 위하는 자은의 마음이 아저씨를 감동시켰습니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자은이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을 덮기로 하고 태희-자은 커플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착잡한 그 심정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 부부의 고민을 보면서 우리부부도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특히나 훗날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할머니와 태희가 받을 충격이 제일로 걱정되더군요.
물론 자은이도 걱정되구요.
무덤까지 가는 비밀도 존재하겠지만 우리네 세상사가 그리 비밀단속이 잘 되는 것 같지 않기에 이 일도 언젠가는 밝혀져 또 한바탕 갈등을 치르게 되겠지만, 우리부부는 복자씨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서로 충격은 크겠지만 자은이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청춘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사랑이 그렇게 쉽게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다가, 태희에게 찾아온 사랑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존중하는 복자씨의 마음이 헤아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디 드라마가 그렇습니까?
형사인 태희가 계속 범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밝혀지겠지요.
부정입학에 연루되어 있던 경찰서장이 뺑소니 사건을 뒤쫓던 예전 형사입을 막을 때, 저는 차라리 그 서장이 뺑소니 운전자이길 바랐건만... ㅎㅎㅎ 드라마 작가는 저처럼 단순하지 않지요.
사건을 이리저리 꼬여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려 희한하게 복잡한 관계를 만들려 노력하지요. 가해자를 찾고자 하는 태희의 집념을 포기시킨다고 해도, 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이 터져 다 알게 되고,
갈등한 후에 화합되는 식으로 마무리가 될테지만 그렇게 결말이 나오기까지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사건이 가미될 것입니다.

태희와 자은커플의 사랑이, 결혼이란 결실로 맺게 될지, 아직까진 아무것도 모르는 이 커플이 맞게 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게 될지 우리부부는 편하지만은 않은 심정으로 지켜볼 것 같네요.

TAG 극복, 드라마리뷰, 사랑, 오작교 형제들, 위기, 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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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bfldn.tistory.com BlogIcon 승현이라 불러줘 2012.01.16 0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내용이 점점...꼬여서...맘이 아프네요...
    즐건 한주 시작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