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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조기종영된 드라마 '겨울새'에 등장한 모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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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스치며 이 드라마를 본 날, 종영을 몇회 앞둔 상황이긴 했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의 지극한 아들사랑에 몸살을 앓고 있었기에 그 엄마들의 모습을 통해서 먼훗날의 저는 어때야 하는지 교훈을 얻고자 챙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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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듣는 의사 아들(경우)을 둔 홀엄마(강여사)는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따르지 않음에 화가 나서 자살시도로 아들은 곁에 붙잡고, 며느리와 손자는 억지 이혼으로 아들에게서 멀어지도록 내쫓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성인이지만 마마보이로 자란 아들의 마음을 헤아려 볼 생각없이 예전처럼 사이좋은 모자관계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아들을 소유물로 사랑스럽게 여기며 살아가는 엄마.
엄마의 말이라면 절대순종인 착한(?) 아니 맹(?)한 아들을 자신이 이끄는 대로 잘 따라주기를 원하는 엄마의 욕심? 집착? 소유?가 소름끼치도록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대사전달과 표정연기 너무 잘 하시더군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런 시엄마에게 누가 딸을 시집보내려 하겠습니까? 한수 더 떠서 마마보이 같은 줏대없는 사위를 어찌 믿고 딸과 결혼을 시킬 수 있겠습니까? 자식사랑에 눈이 멀어도 너무 멀어서 모자지간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엄마를 보면서 자식이 바라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보살펴보는 엄마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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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부모를 잃은 영은을 데려다 키웠지만 자신의 아들(도현)과의 사랑을 인정하지 못하고 결혼을 반대하느라 사람됨됨이도 따지지 않고 강여사의 아들에게 영은이를 시집 보낸 후, 강여사의 천박하고 교활한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한 영은이가 가출을 하고 그 곁을 맴도는 아들을 불안하게 바라보면서 영은에게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않고 아들과 영은을 떼놓으려고 자신의 아들사랑에만 급급하여 영은에게 마음에 상처를 많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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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부모님을 여의고 정회장댁으로 들어가 살게 되면서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 된 여주인공 영은이. 정회장댁의 아들(도현)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기에 애써 외면하고 이여사가 권하는 결혼상대자(강여사의 아들)를 만나 아이까지 낳지만 재물에 욕심이 많고 아들내외를 뜻대로 하려는 시엄마의 집착에 힘들어하다가 결국에는 이혼녀가 된 젊은 엄마.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워야 하는 젊은엄마는 홀로서기의 강인함을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자신감을 찾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사랑이 제 2의 강여사 같은 엄마가 될까봐서 염려스러웠습니다.
아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못하고 멋대로 하려는 시엄마를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비슷한 환경에서 어린 아들을 키워야함이 위험스러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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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간곡한 뜻을 어기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영은과의 사랑을 성취하려는 도현은 오직 영은만을 사랑하고 몇년에 걸쳐서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남자.
아들 둔 엄마입장에서 보면 속태우는 아들로, 영은의 입장에서 보면 든든하고 믿음직하면서도 멋진 남자로 마마보이 남편과는 참으로 대조적이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내아들이라면?
속태우는 엄마마음은 비슷하겠으나 저라면 마마보이 아들보다는 이런 아들이 더 마음에 듭니다.

50회를 기획했다가 시청자에게 인기가 없자 43회로 막을 내리게 된 드라마 '겨울새'에 등장한 엄마와 아들관계를 대충 정리해보았습니다. 원작에는 이여사가 어렵사리 아들과 영은의 결혼승낙을 해놓고서 절에 다녀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이여사가 죽어 끝내 둘의 결합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영은자신이 불길한 운명을 가진 여인으로 남는데 비해... 이번 드라마상에는 결혼승낙을 받아 행복해하면서 인사드리러 오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보던 내내 답답하고 안타까웠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의견도 없이 엄마말에 순종하는 착한(?) 아들이 되어 마마보이가 된 아들을 바라지는 않지만, 세상의 엄마들은 남편에게 사랑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아들바라기에 목이 길어지는 경험을 하고 애써 서운함을 감수하기를 반복하면서 마마보이 아들이 좋을까?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자신의 일을 알아서 하는 아들이 좋을까? 변덕스런 마음으로 흔들거리는 엄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