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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코뼈부러져 입원한 친구의 기막힌 사연

친구에게서 휴대폰으로 문자메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OO이가 코뼈가 부러져서 모병원에 입원했다. 부부싸움 아님"

환자복을 입은 친구의 콧등은 멍이 있었고, 부러진 코뼈를 붙이는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그렇게 됐니?"
 "바깥 베란다에 나가려다가 유리문에 부딪혀서..."
 "열심히 청소하더니 너무 깨끗하게 해서 그렇게 된 거 아니니^^"
하고 물었더니 친구 하는 말이
 "다들 너처럼 그렇게 말하네^^"
 "너 평소에 유리창 닦는 걸 대청소처럼 한다고 했잖아^^"
 "내가 이 일을 당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했는지 원... 이젠 대충 해놓고 살아야겠어."
 "너 지금은 이렇게 말해도 집에 가면 또 유리창에 뭔 티끌이 있나 없나부터 볼것 같은데^^"
 "ㅎㅎㅎ 그럴지도 모르지."
조심스럽게 말은 하고 있지만 울림이 심할 때면 코에 통증이 오나 봅니다.

원인인즉, 요즘 가을바람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거실에 누웠는데, 쌀쌀하더랍니다. 바깥 베란다 문이 열린 줄 알고 닫으려고 나가다가 실내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유리문에 부딪혀서 피를 엄청 쏟았다고 합니다. 쌀쌀함을 느꼈기에 당연히 실내유리문도 열린 줄 알았던 거죠. 코뼈가 부러지면서 혈관을 건드렸는지 피가 쉴새없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흘리면서 지혈이 안되어 병원에 왔더니 코뼈가 부러졌다고 하더랍니다.

도대체 얼마나 깨끗하게 자주 닦기에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엄청 자주 닦습니다. 이 친구가 사는 아파트는 우리집의 두배가량 큽니다. 물론 유리창도 많겠지만 집이 넓으니 웬만큼 어질러서는 지저분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어린애들도 없고... 그런데도 매일이다시피 그 많은 유리를 다 닦습니다.
저는 대충 닦습니다. 유별나게 지저분해 보일 때만. 몰아서 한번 닦는다고 해도 저는 한달에 한번도 미처 못닦고 지내는데... 이 친구는 수시로 자주 대청소를 합니다. 만날때면
 "오늘 나오다가 유리창을 보니 좀 뿌옇게 보이더라. 들어가면 유리창 대청소부터 해야겠어."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친구입니다.
 "너 지난번에도 유리닦는다고 했잖아."
 "며칠 지났잖아. 나는 유리 지저분한 꼴은 정말 못본다."
 "어린애도 없는데 자국낸 일도 없을테고 대충하고 살아."
깔끔하면 좋음에도 불구하고, 아낙들은 그 친구가 청소에 대한 각박감(?) 같은 것에서 여유롭기를 바라며 한마디씩 하곤 했습니다.

자신이 닦아놓은 깨끗한 창에 부딪혀 코뼈가 부러지는 경험까지 한 친구는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입원이 부끄러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불행중 다행이라고 여기지 않을 수가 없음은, 며칠전에『위기탈출 넘버원』을 통해서 투명유리에 부딪혀서 사망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 8월 10일 방송된 투명유리 부딪침 사고

세계적은 스타도 눈이 좋은 사람도 ‘이것’ 앞에서는 꼼짝 못하고 충돌하고 마는데...
게다가 ‘이것’에 충돌 하면 끔찍한 2차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것’이 무엇인지 또 얼마나 위험한지 넘버원에서 알려드립니다.

친구처럼 유리문에 부딪혀서 두사람이 사망한 일이 발생했는데 그 원인을 맞히는 것이 방송되었는데, 한사람은 유리문에 부딪혀 뒤로 넘어지면서 뇌진탕으로 사망했고, 또 한사람은 유리문에 부딪히며 깨친 유리에 목이 찔리면서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 방송을 친구가 보면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사망에 이를수도 있다는 투명유리와의 충돌!!
주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붙이는 수술로 간단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콧대가 오똑혀니 이뻤던 친구였기에 원래대로 잘 회복될수 있도록 수술이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