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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어떤 죽음이 좋을까요?

'자신의 죽음을 아는 것이 좋을까? 모르는 것이 좋을까?'
최근에 사람들의 죽음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저를 봅니다.
그러면서 가끔은 우울해지기도 하고, 말수많았던 제 자신이 싫어서 말을 줄여보기도 하면서 점점 더 침체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언젠가 누군가가 저를 보고
'열정적인 성격처럼 보인다구 더불어 이런 경우 우울증을 겪기보다는 조울증을 겪을 수 있으니까 감정조절을 잘하라고...'
충고인듯 조언인듯 걱정스럽게 건넸습니다.
'어 나는 남들앞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른데...'
아니라고 부정하면서도 자꾸만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을 일으켜 세우려, 안구건조증으로 눈의 피곤함에 시달리면서도 블로그에 매달려 오만가지 다양한 소식을 접하며 기분전환하려 애를 써보지만 알수없는 슬픔을 맛보는 요즘입니다.

이런 요즘, 오늘 뜻밖의 소식을 접합니다.
여배우 장진영씨가 암투병 중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되었다는...ㅠ.ㅠ
참을수없는 갑갑함을 토해내려 속으로만 생각했던 죽음의 시기에 대해 이렇게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2년전 여름, 건강하던 막내동생을 갑자기 떠나보낸 충격후, 때때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저를 감싸면서
'예견된 죽음이 좋을까? 갑작스런 죽음이 좋을까?'
인명은 재천임에도 불구하고 곧잘 이 생각에 몰두하는 저를 보며 생각을 떨쳐버리려 차마 밖으로 드러낼 수 없었는데... 쉰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살날보다는 살아온 날이 더 많았음에 깊이감을 느끼며 속마음을 드러내 봅니다.

10여년전에 친정아버지께서는 투병 중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한달정도 몹시 앓으시면서 당신의 죽음을 준비하신 듯, 보고 싶었고 평소에 알고 지내시던 분들을 불러 만나시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친한 벗이 암재발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 친구도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으로 짐작합니다.
연예인으로 故여운계씨가, 정치인으로 故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오늘 고인이 된 배우 장진영씨 등... 투병의 시간이 있었기에 혹시 모를 자신의 죽음에 대해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 이런 죽음이 좋을까요?
대개는 건강하게 잘 살다가 어느날 자다가 죽는게 좋다고들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곤 하시는데 그런 죽음이 과연 좋을까요?
타인들이 호상이라고 여길 만큼 웬만큼(?) 사신 분이라면 아마도 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죽음을 맞는게 좋다는 뜻으로 주무시던 중 죽음을 맞고 싶다는 뜻이겠지만, 젊은 나이에 잠자다(심장마비 혹은 교통사고)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은 본인도 억울할 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충격은 또 얼마나 크겠습니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 죽는거 누구나 소망하는 죽음이지요.
아픔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갑작스런 죽음도 남은자들에게 힘들지 않을까요?

"구구팔팔이삼사"를 외치며 건배하는 뜻이 널리 퍼졌습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픈 후 4일째 되는 날 죽자'
요즘은 약간 바뀌었더군요.
구구팔팔복상사?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복상사(?)로 죽자'
모두의 희망사항일 뿐이며 어떤 죽음을 맞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피할수도 없는일...
그래도 가급적이면 저는, 평범한 삶에서 할일은 다해놓은 후 제 죽음을 짧은 기간이라도 예측한 후, 주변을 정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의 삶을 멋대로 마감하는 자살은 후손들에게 나쁜 영향를 끼치게 되니 삼가해야할 것이며, 건강하게 살면서 인간의 도리를 하며 후회를 될수 있으면 적게 남기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
당신이 죽는 시기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죽음을 맞고 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