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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경보가 내려진 날, 우리모녀의 다른 처지 새벽부터 시작된 눈은 잠깐의 휴식도 없이 온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경비아저씨와 더불어 아파트 주민들이 삽을 들고나와 눈을 치웠지만 별로 효과도 보지 못하고 어느새 또 그 자리를 소복하게 메우고 있는 이 같은 폭설은 최근에 보기드문 현상입니다. 현재 이 폭설로 인해 우리고장은 대설경보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이미 30cm의 눈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양 징그럽게 내리고 있는 눈을 봅니다. 차량이 빠져나간 자리를 지켜보았습니다. 5분후 그 자리를 다시금 본 자리는 눈이 하얗게 메우고 있습니다. 눈을 치워도, 염화칼슘을 뿌려도, 아무 소용이 없는 폭설로 수놓은 아침에 공부방 아이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선생님, 오늘 방학이예요?" "아니...." "눈이 너무 많이 오잖아요." "........ 더보기
선생님과 면담후, 딸이 내게 전한 충격소감 12월에 수능점수표를 받아 든 딸은 며칠간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딸의 심정이 전해졌기에 저 또한 말없이 그저 눈치만(?) 보고 있었지요. 며칠후, 갑자기 딸은 "아빠한테도... 엄마한테도... 정말 미안해요." 하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하염없이 울더군요. 한참 후 "그만 울어. 네가 그러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니까." "아빠한테는 더 죄송해요." "내가 뭐 어쨌게?" "새벽에 일나가시는 아빠한테 보답을 못해서..." 울딸 감정에 북받치면 감당하기 힘듭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이런 태도를 보이니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또 왜그래. 애답지 않게. 그만해" 저는 딸의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냉정해져야 합니다. 안그러면 함께 울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 것이기 때문에.. 더보기
부녀지간을 원조교제로 오해하는 시선 가족여행에서 바다를 보고싶다는 딸의 요청에 의해,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해수욕장에 닿았을 때는 늦은 오후에 날씨까지 흐려서 겨울바다앞에서 오돌오돌 떨어야만 했습니다. 차에서 내린 父女는 팔짱을 꼭 끼고 모래사장을 산책하려 앞서가고, 저는 저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따로 뚝 떨어져 다른 사람들 틈에 끼여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관광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방문객들이 우리일행을 힐끗거리며 지나치고, 앞서가던 남편과 딸이 멈추더니 "엄마, 빨리오세요." "그냥 가. 따라갈께." "빨리 오세요. 해줄 이야기가 있어요." 걸음을 빨리하여 다가갔더니 울딸이 "엄마. 아까 저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 들었어요?" "아니..." "ㅎㅎㅎ 아빠랑 저를 불륜으로 오해했나 봐요." ".. 더보기
첫 가족여행에서 아들과 딸이 놀란 이유 금년엔 아들이 제대를 했고, 고3딸이 수능을 마친 해라 우리가족에겐 나름 홀가분한 때를 맞았을 뿐만 아니라, 약간의 여유도 생긴 가계부를 들여다 보며 흐뭇한 마음에, 처음으로 우리가족만의 오붓한 여행을 가져보기로 꿈꾸던 것을 지난 달 말에 이루었습니다. 그럼 왜 그동안은 가족여행을 가져볼 생각을 못했는가? 아이들 어릴적에는 모임에서 가족동반으로 묻혀서 잠깐 즐긴 시간이 있긴 있었으나, 남편을 맞선으로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일구며 맞선을 주선한 아주머니의 소개와는 달리, 워낙에 없이 시작한 신혼살림이었던지라, 낭만? 여유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던 세월이었기 때문입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일단 우리끼리 한번 떠나보자! 떠나자! 아이들만 동의하면 무조건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작년부터 하고 있었던 저는, 혹시라도.. 더보기
운전 기능시험에서 떨어진 딸, 화가 난 이유 제대한 아들과 수능을 마친 딸이 함께 운전학원엘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기와 기능시험을 봤는데 아들은 처음 시험본 날에 다 붙었고, 노력파인 딸은 필기만 합격하고 기능에서 예상치도 못했던 실격이 되었다고 합니다. 집으로 들어서면서 참았던 기분을 표현하는 딸, "재수없어." 한번도 이런 표현을 들은 적이 없었던 저로써는 딸이 내뱉는 말에 충격을 받아 "너 지금 누구보고 그러는 거야?" "......" 대답도 없이 방으로 쌩ㅡ하고 들어가더니 기타학원엘 가려고 악보를 챙겨서 나옵니다. 어이가 없어서 아들을 향해 "아들~ OO이가 왜 저래?" "기능에서 실격당해서 그래요." "실격?" "바퀴가 엉뚱하게도 경계석쪽을 밟아 실격처리 됐어요. 그래서 화가 나서 그러는 거예요." "뭐 지가 잘못했네. 그런데 왜 화.. 더보기
동안(童顔)의 오빠로 인해 딸이 느끼는 비애감 이번에 수능을 끝낸 딸과, 제대한 아들이 함께 같은 운전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운전학원 버스를 이용하면서 울딸은 동안(童顔)인 오빠의 외모로 말미암아 졸지에 누나로 오해를 받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엄마, 제가 늙어보여요? 저도 친구들사이에선 동안인 편인데..." "왜 무슨 일 있었어?" "며칠전에는 차안에서 오빠한테 이야기하려고 오빠라고 하니까 주변사람이 저와 오빠를 번갈아 쳐다보더니만, 오늘은 어떤 사람이 아예 오빠보고 대뜸 누나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네. 이러는 거예요. 계속 오빠랑 함께 다녀야할지 말지 갈등이 생길 정도로 기분 나빠요." "오빠 머리카락이 짧으니까 사람들이 오해하는 거지. 네가 조숙해보이는 건 아니야." 현재의 아들모습은 제가 봐도 남들이 착각할 만큼 또래에 비.. 더보기
신주단지 모시듯, 기타님(?)을 모시는 울딸 전화벨이 울립니다. 받아보니 딸입니다. "엄마, 지금 뭐하세요?" "전화받지.ㅋㅋㅋ" "안 바쁘시면 잠깐만 나오세요. 저 지금 택시타고 집으로 가는 길인데 짐이 많아요." "알았어." 잠시 후 아파트주차장에 내리는 딸의 짐을 받아들었습니다. "엄마 조심하세요." 짐이 무거우니 조심하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용돈모아 장만한 기타가 어디 부딪힐까봐서 조심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살짝 삐침^^ 수능후 잠에 취해있던 딸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이 기타학원에 등록하는 것이었습니다. 중3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평소에 하고 싶었던 기타를 몇달 배웠습니다. 남들은 고1 입학을 앞두고 선행학습에 정진할 시기에, 엄마의 후원을 받으며 기타를 배우겠다고 등록하는 우리딸을 보고 원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