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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김연아 경기에 푹 빠진 우리 남편

남편의 귀가시간이 꽤 늦었던 주말저녁... 전화벨이 울린다. 남편이닷
"여보세요."
"으 나. 지금 뭐해?"
"왜요?"
"텔레비전 봐. 꼭! 곧 김연아 경기할거야.^^"
"안보면 안돼? ㅋㅋ 당신은 어딘데?"
"지금 가는 중... 나대신에라도 잘 봐 둬. 난 지금 운행중이라 못보거든. 꼭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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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귀엽고 발랄하게, 때론 섹쉬하고 날카롭게 그리고 아름답고 우아하면서도 애절하게... 참 다양한 표정과 포즈로 시선을 끌어 모으는 피겨의 요정 '김연아'

나이 50인 울남편이 김연아팬이 되어 그녀의 경기를 꼭 챙겨보려고 애를 쓴다. 아니 오늘은 자신이 못보니까 대신에라도 꼭 보라고 부탁하며 이 남자가 김연아에 열광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나 남편이 피겨에 대해 아는 게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마냥 좋아한다. 딸처럼 연인처럼 ㅎㅎㅎ
아니 딸보다도 더 챙기는 듯한 전화를 받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딸의 안부때문에 전화한 적이 있나?
한번도 없었던 거 같은데...ㅡ.,ㅡ;;
 "당신 딸이나 잘 챙겨. 우째 딸보다도 김연아를 더 챙기는 거 같어^^"
 "질투하냐?"
 "응. 우리딸이 알면 더 질투할 것 같아서 그래.ㅋㅋㅋ"
(물론 나도 우리딸도 좋아하는 연아팬이다)

오늘날의 김연아가 되기까지 얼마나 고생하고 수고를 많이 했을까?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리고 안쓰럽다.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꿋꿋하게 한길로 버텨온 그녀와 그녀의 엄마가 쏟은 뒷바라지에 존경을 보낸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지원을 받으며 최선에 최고가 되어 행복을 나누는 미래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래, 울남편이 김연아팬이 되어 자신의 딸보다도 더 관심을 쏟는다해도, 아니 더 푹 빠진다해도 봐줘야겠다.^^
침체된 경기로 실의에 빠진 움츠린 중년의 울남편과 더불어 우리 서민이 겪는 겨울날의 추위를 김연아가 뜨거운 열기로 덥혀주면서 잠시나마 희망과 즐거움의 기운을 선사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연아 홧팅!! 김연아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