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겨울의 첫얼음을 보았습니다.

이곳은 11월 초부터 겨울철 김장준비로 바쁜 곳이며, 빠를 경우 11월 중순경이면 첫눈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어제 공부방아이들이 무척 춥다고 웅크리며 들어와서는
 "샘, 지금이 무슨 계절이예요?"
 "늦가을이기도 하고... 초겨울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추운데도 늦가을이라고 하나요^^ 벌써 겨울같은데..."
 "다른 고장에 비해서 빨리 추위를 맞이하게 되니깐 뭐 지금 겨울이라고 할수도 있지^^"
이 녀석들 괜스레 장난치려고 물었나 봅니다. 대뜸
 "겨울인데 왜 눈이 내리지 않아요?"
 "......"
더 이상 말을 받아줬다가는 계속해서 말꼬리만 잡고 늘어질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서야 저는 김장을 했습니다. 좀 늦은 편이었지요. 남부지방에 살다간 이곳에 온 저는 결혼년수가 꽤 되었건만 김장철때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서^^
남쪽에는 빨라야 12월 중순, 대부분의 경우는 12월 말경에 김장을 하거든요.  

결혼하여 이곳에 와서 살면서 첫겨울을 맞이했을 때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11월 초였는데 집집마다 김장을 한다고 서두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의아해했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그때를 잊지 못합니다.^^
시기적으로 시숙님의 음력생신일이 대충 그맘때라 정확하게 기억하게 된 첫눈맞이... 그리하여 해마다 저는 시숙님의 생신을 전후로 해서 김장을 하고 있는데 금년에는 느긋한 마음으로 약간 늦었더니 주변에서 인사가
 "김장했니?"
였기에 편하게 대답하려고 나름 서둘렀습니다.ㅋㅋㅋ 늦어지면 주변에서 걱정을 하는 시기거든요.ㅎㅎㅎ
하길 잘했네요.

오늘 운동하려고 체육관을 향하는 길에서 첫얼음을 보면서 김장에 대한 부담을 줄였음에 만족했습니다.

그러나 추위를 많이 타는 저로써는 추운 겨울이 그다지 반갑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웅크릴 사람들이 많아지는 계절이 걱정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