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V를 통해서 천재소년 송유근군의 대학생활에 대한 사연을 들으면서
'올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딸 중학교때 과외문제로 뜻을 함께했던 엄마들사이에서 유근군을 몹시도 부러워하는 엄마를 보고
저는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천재나 영재가 태어날 리도 없지만 나는 내 자식이 평범한 아이들과 함께 했을때 조금
우수하기를 바랄뿐, 유근이처럼 천재로 태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제가 뒷바라지를 해줄수 있는 입장도 아닐뿐더러 대한민국에서 천재로 살아가기란 너무 환경이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근이는 평범한 아이들과 달리 더 좋은 스폰지같은 뇌를 가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두각을
드러낸 것을 보면서 그리되기까지 부모님이 쏟아온 정성에도 감탄했지만 그 수고를 생각하면
아찔함마저 들었습니다. 아들이 남들과 다름을 인식하고 얼마나 마음을 썼을 것이며 또한 다른
좋은 길이 있을까? 알아보느라고 마음고생이 꽤 심했을 것 같은 유근이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참 딱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도대체 우리 나라는 뭐하는 거야?"
옆에서 함께보던 딸이 짜증을 내면서 유근이가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합니다. 이해가 빠르다고 해서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상관하지 않고 각분야에서 다 천재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판단한 학교측의
배려(?)에도 좀 놀랐습니다. 어차피 연령대는 초등학생이기에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양과목이니
뭐 그런것과 더불어 교칙에 따라서 움직이는 그 어린 유근이의 일과가 너무 딱하게 여겨졌습니다.
결국에는 아이에게 맞도록 시간표조정을 했다고는 하나 커다란 가방을 메고 시간에 맞추느라 강의실로
뛰어가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평준화로 모든이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자하는 우리 나라 교육정책이 나쁜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할 수 없기에 영재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과학고로 외고로 모습을 나타나더니
급기야는 자사고까지 생겨서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함을 느끼며 한숨짓습니다. 더구나 영재를 발굴한다기 보다는 어릴 적부터
영재교육원에 보내기 위해 경제적으로 뒷받침하여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여 시험보고 들어가는
모양새니 진정한 영재가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하는 가운데 분명하게 드러난 천재소년
송유근군에 대한 나라의 배려는 왜 없는지? 참 답답합니다.
인재를 잘 키워서 나라의 일꾼이 되도록 미리부터 혜택을 좀 주면 안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남과 다른 아들의 천재성을 살려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유근군의 부모님조차도 안쓰러워
보임은 자식을 키우는 같은 부모입장이기 때문일 것이며, 평범하지 않기에 새로운 길을 스스로
만들어야함이 또한 고달파 보이기도 합니다.
영재나 천재가 우리 나라에서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의 학문을 하기란 너무 멀고도 답답한 길임을
빨리 눈치채시고 정부차원에서 인재를 사랑하고 키워내는 길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너도나도 다함께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평준화의 물결에 들자고
물귀신작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인재를 인재답게 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국에서 유근이의 타고난 재능을 키워보겠노라고 부르는 대학도 있다는데 어린 유근이를 혼자서
떠나보낼 수가 없는 고민이 있는 걸 보니 경제적으로 부모님이 따라갈 처지가 못되는 듯함이 또한
마음아프게 하더군요.
똑똑한 아이와 더불어 가정의 탄탄한 경제력이 함께 따르면 금상첨화일텐데...
기초과학이 무시당하고 이공계가 무시당하는 나라의 모습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 나라가
발전해 나가게 될지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오나 뭐 저는 단순하여 그저 딱하다는 생각만 할뿐입니다.
우리공부방에 영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특별한 아이를 발견하고는 아이의 능력에 맞도록 선행학습이
되는 학원을 추천하여 보냈는데 아이가 잘 적응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쪽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며 흥미롭게 잘 따라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아이 부모님에게 걱정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남과 특별나게 다르다는 것은 성격에서도 외골수일 경우가 많기에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생길까봐 저도 참으로 조심스럽게 권했기에 말입니다.
남과 다른 아이, 뭔가 독특하게 특별나면 좋을 것 같지만, 뒷받침할 수 없는 부모입장에서는 이 또한
자식에 대한 커다란 미안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나 평범하여 앞서지 못하는 우리 아들과 딸의 고민도 함께 곁들이면서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나름대로 각자의 삶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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