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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우리공부방에 존재하는 관심의 매

학교선생님의 체벌로 인해서 2학년 초등학생의 엉덩이가 시퍼렇게 멍들었습니다. 제자식처럼 마음이 아팠습니다.
초등생 저학년의 엉덩이를 시퍼렇게 만드신 선생님의 사정을 듣고 싶어집니다. 선생님의 판단에 아이가 무척이나 큰 잘못을 했다고 해도 너무 심한 흔적으로 아픔을 남겼다고 생각됩니다.
경고로 겁만 줘도 통하는 시기인 저학년에게 몸도 마음도 아픈 상채기를 남긴 선생님의 강한 심장과 수십대를 때릴 정도로 힘이 넘쳐남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우리아들 고교시절, 지각했다는 이유로 종아리를 몇대 맞아서 시퍼런 자국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지각하는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선생님의 열의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속으로는 제 마음이 엄청 아팠던 일이 있었기에 그 어린 자녀의 멍든 자국을 보는 부모님마음이 먼저 헤아려집니다.

초등생 6학년 아들을 둔 엄마가 자신의 아들이 급우들 보는 앞에서 뺨을 맞았다고 학교선생님께 항의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오후에 저랑 함께 하는 고학년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봄에, 새로 전근오신 젊은 남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고 계셨는데 남자아이 몇명이 장난으로 선생님의 말을 받아서 따라했다고 합니다. 한번 두번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장난은 멈춰지질 않았고, 드디어 화가 폭발하신 선생님의 눈에 이 녀석이 걸렸고 선생님은 녀석의 뺨을 때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의 엄마에게 전해졌고. 직장에 다니던 엄마는 근무중이라 직접 나서지 못하고 대신에 자모임원으로 학년장되는 엄마와 가까운 사이였던지라 그 엄마한테 부탁하여 학년장 엄마가 뺨맞은 아이 엄마를 대신해서 학교에 가서 교장선생님께 그 선생님의 잘못을 따졌다고 합니다.
엄마는 '선생님이 아무리 화가 나도, 많은 아이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녀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한 항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사과하고 마무리가 된 이야기입니다.
그후, 아이들을 통해서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그 젊은 선생님은 아이들 사이에서 착해진 선생님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혼내는 일을 하지 않으니 아이들 사이에서는 착한 선생님으로 전해졌고, 또한 아이들은 그 선생님의 말을 따라하는 장난은 하지 않는다고 하니 서로간에 좋은 교훈을 얻은 셈인가요^^
그렇다고 아이들이 그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거나 조용하지는 않는답니다. 다만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시끄럽다거나 또 다른 주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생님의 전달만 있을 뿐..., 제가 생각하기로는 그 경험이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거의 방관자가 된 모습처럼 느껴졌으며 또한 젊은 선생님의 열정과 자신감이 꺾인 것처럼 여겨져서 좀 씁쓸했습니다.

엉덩이가 시퍼렇도록 맞은 저학년 아이
급우들 보는 앞에서 뺨맞은 고학년 아이
선생님의 판단으로 볼때는 아이의 잘못이 분명하게 있었겠지요.
우리는 현장에 있질 않았으니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내자식이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날만한 일이지요.

고학년 아이의 평소 태도를 저는 알기에 그 선생님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이일을 아주 소상하게 전한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학년장이라서 직접 나서서 해결한 일을 자랑스럽게 저에게 전했지만... 저는 뺨을 맞았다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선생님이라도 때렸겠다. 뺨을 때린 것은 좀 그렇지만 평소에 네가 나한테 하는 태도를 감안해 볼때에 내가 엄마라면 부끄러워서라도 감히 학교에 찾아가지 못했을거야. 네엄마는 집안에 홀로 있는 니 모습만 봤으니까 잘 몰라서 그렇지. 솔직하게 말해봐. 네가 생각해도 선생님이 화낼만 했지?"
 "예, 그래도 저혼자 그런게 아니었거든요."
 "그건 좀 억울하겠지만 선생님을 살살 약올리는 거 너 잘하잖아.^^"
 "재밌잖아요^^"
 "아이고 그래도 재밌다고 말하네. 나중에 너도 어른이 되어서 아이가 너를 약올리려는 의도로 네말을 따라해야지만 깨닫겠구나."

아이들에게는 저마다의 특성이 있습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하다못해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와 점잖은 아이, 공부를 하려고 공부방에 오는 아이와 공부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와서 놀다가 가려는 아이도 있습니다.
돈주고 와야하는 공부방에서도 철없는 행동을 보이는 아이가 있는데 학교의 풍경은 더 다양할 것입니다. 숙제를 안해왔다고 체벌하는 선생님은 예전에 비해 아주 많이 줄었습니다만 저는 평소에 숙제를 내주지 않는 편인데 시험을 대비하는 기간에 내는 숙제는 아주 철저하게 책크하고 때리기도 합니다. 때리기 전에는 미리 경고합니다. 그래도 해오지 않는 아이가 있을 땐 손바닥을 때립니다. 아픔을 상상하고 미리 엄살을 부리면서 아이가 저한테 항의합니다.
 "샘, 왜 때려요? 학교에서도 안때리는데 조폭이라고 경찰에 신고할거예요."
 "그래 해라. 조폭이 공부방샘한다고... 별 소리를 다 듣겠네. 싫으면 공부방을 다른곳으로 옮기면 되잖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아주 쉽게 말하는 아이를 보며 괜스레 해본 소린 줄 알면서도 황당한 기분이 들지요.
 "......"
 "경고했지. 나는 공부방샘이고 시험을 대비하는 기간에는 스스로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로 숙제를 내고, 해오지 않으면 때리겠노라고. 그러니까 맞아야지. 손내밀어 때릴거야."
여자인 경우는 별별 아양을 떨고, 겁많은 남자아이도 가끔 꾀를 부립니다만 약속은 약속이니까 한쪽 손바닥을 아프게 때립니다. 손바닥도 어느쪽이냐를 두고 저와 다툽니다. 기싸움처럼^^
저는 연필잡지 않는 손을 내밀어라 하고 아이는 굳이 연필잡는 손을 맞겠다고 우깁니다. 결국에 제가 이기긴 하지만 참 힘듭니다. 때려도 맞아도 기분나쁜 감정을 만들지 않으려고 아옹다옹거리는 유치한 풍경입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학교선생님은 더 힘들 것이라고.
저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을 감당해야하고 더 다양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수고를 헤아리게 됩니다. 제가 손에 들고서 아이들에게 위협하는 매에 화난 감정을 실지 않으려고 미리 아이들에게 경고를 합니다. 어떤 상황일 때 사용하겠노라고. 미리 경고하는 매를 사용할 때는 나쁜 감정이 실리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
 "감정실어 한대!"
 "그냥 한대!"
그리고 덧붙입니다.
 "억울하면 엄마한테가서 꼭 일러라. 그래야 네가 얼마나 공부방 조폭샘한테 시달리는지 딱하게 여기시고 다른 곳으로 옮겨주실거 아냐."
이렇게 개방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이들에게 행하는 사랑의 매(?) 경고성 매(?)에도 행여나 아픔이 남지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입니다만 아직도 우리공부방에는 매가 존재합니다.

우리공부방을 찾는 소수의 인원도 저는 감당하지 못해서 쩔쩔맬때가 가끔 있습니다. 특히 6학년의 경우는 당연히 매를 듭니다. 그 매란 것도 6학년초에 수학여행가는 아이들에게 각자 용돈을 주고는
 "샘한테 용돈받았다고 각자 따로 선물 준비한답시고 낭비하지 말고 너희들끼리 몇백원씩 거두어서 효자손 딱 한개만 사다주면 좋겠어.^^"
부탁을 합니다. 예의상 작으나마 선물을 사다주는 아이들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 제가 미리 주문을 해서 어떤해에는 효자손, 또 어떤해에는 안마기가 됩니다. 그리고 가끔씩 그 선물이 매가 되어 아이들을 위협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그 매를 빼앗겨서 장난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소란한 날로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시간 아이들의 간식으로 준비한 고구마가 너무 늦게 익는 바람에 가는 발걸음이 몹시도 시끄러웠던 날입니다.

체벌논란을 대할 때마다 아이들 학습을 돕는 공부방샘으로써 학교선생님보다는 자유롭도록 허용해주시는 자모님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