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첫눈이 내렸던 아침을 맞이한 아이들은 기분이 꽤 좋았나 봅니다. 오후에 온 아이들은 눈과 관련된 이야기를 서로하겠다고 순서없이 재잘거리며 꽤나 시끄러웠습니다. 눈싸움하다가 맞은 일, 그늘진 곳에 쌓인 눈위에서 썰매타기, 얼음위에서 미끄럼타기 등.. 꽤나 활기찼습니다.
이런 중에 한 여자아이가 피시시 웃으며 마주보고 앉은 남자아이의 눈치를 보더니
"이야기해도 돼?"
"무어?"
"학교에서 있었던 일^^"
"ㅋㅋ해라."
두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둘이 사귀니?"
하고 엉뚱한 질문을 합니다. 공부방에서 남:남, 남:여, 여:여 구분하지 않고 둘이서 소근거리면 저는 아이들의 말을 멈추게 하려고 둘이 사귀니? 로 질문하고 아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조용해지는데...
"샘, OO이가 학교에서 야동봤대요^^"
"정말? 어디서 어떻게?"
"청소하러 도서관갔다가 아무도 없기에 친구하고 인터넷으로 보다가
얘한테 들켰어요^^"
순진한 남자아이. 묻는다고 다 말합니다.ㅎㅎㅎ
"사이트는 어떻게 알고? 나도 모르는데. 너 대단하다^^"
"잘 아는 애가 있어요. 그 친구가... 저는 잠깐 보기만 했어요."
"19세 사선으로 입장불가잖아"
"ㅎㅎㅎ그애 엄마주민번호로 해요."
"너 처음 아니구나~"
"ㅎㅎㅎ"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에 가만히 있던 아이들도 끌어들였습니다.
"야동 안본 사람있니? 다 한번쯤은 봤지. 그치^^"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더니 아~ 글쎄 네명중에 세명의 남자아이가
"예"
하네요. 속으로 쪼금 놀랐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서 그런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대답을 합니다. 그시간이 초등학교 5학년 시간이었으며 여자아이는 단한명, 남자아이가 더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여자아이에게
"너도 봤니?"
"아뇨. 전 못봤는데요."
"샘도 봤어요?"
하고 남자아이들의 질문이 끼어듭니다. 주저하지 않고
"암, 당연히 봤지. 너희 엄마아빠가 그렇게 해서 너희들 태어나게 했잖아. 다 알고 있지?"
"ㅎㅎㅎ"
다시 여자아이에게
"예전에 스팸메일로 많이 들어오곤 했는데 본적이 없어?^^"
"예. 스팸메일로 대출광고가 들어오는데요."
"궁금하겠네ㅎㅎㅎ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날이 올거야^^ 너 친구들 중에 봤다는 애는 없니?"
"예 못들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런 쪽은 남자들이 먼저 호기심을 발동시키나 봅니다^^
"자 그럼 남자여러부운... 처음 본때가 언제인지 각자 말해볼래?"
서로 미루더니 한아이가
"저는 날짜까지 기억해요. 소풍갔다온 날인데 친구집에서 봤어요."
"기념으로 그럼 오늘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목소리만 샘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
재밌다는 듯이
"예."
하더니 갑자기
"변성음으로 할 수 있나요?"
"그런것은 못하는디..."
생각이 바뀌었는지
"그럼 싫어요."
"할 수없지 그럼. 처음 그걸 본 시기가 몇학년때인지 말해볼래?"
대답을 않기에
"4학년때구나."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아이들이
"아니거든요. 5학년때거든요."
ㅎㅎㅎ 제 질문에 걸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함께 본 동지를 만드는 분위기로 퍼져나가고
있었으며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그 친구 부모님이 안계신 틈을 타서 친구가 보여줬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처음이자 끝으로 본 아이도 있었고, 야동을 좋아라하고 보는 친구와 친한 아이의
경우는 또 다른 친구들 틈에 끼여서 가끔 보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본 후에 느낌이 어땠느냐고? 짖궂게 하나 더 물었더니 아이고 이 질문에는 다같이 짠듯이
함구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걸 보자고 권하는 친구가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 비밀로 하자고 했기에 말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럼 너희들 다같이 봤니?"
"아뇨."
그건 아니라고 하니 각자 그런 쪽의 친구가 있다는 것인데 그러면 꽤 많이 알려졌을 법도 한데...
"우리는 스스로 자기가 야동 많이 봤다고 떠드는 애를 부를 때 야OO라고 부르기도 해요."
'야'자를 붙여서 불리는 아이는 기분도 나빠하지 않고 스스로 자주 본다고 한다니... 참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그런 추세인 것을 어쩝니까^^
그러면 그 친구는 사이트를 어떻게 알았을까?
물었더니 게임하려고 어떤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그런것을 보게 되었다고 하는데 주민번호는 엄마것을
이용하더라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아이들 세계에서도 그쪽으로 빠른 아이가 다른 아이를 끌어들여
보여주면서 또래의 동지를 만들며 폭을 넓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 참
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야동을 보았다는 말이 정말 믿기지 않았지만 저는 아주
태연했습니다. 그리고 야동 본 이야기를 누구한테 한 적이 있니? 혹시 엄마한테라도...?
아뇨. 아마 혼내실걸요. 왜 말해요? 샘이 말할 거예요? 친구들 간에도 함께 그자리에서 본 사람끼리는
알지만 절대로 말안해요. 그럼 왜 나한테는 말했는데? 그러게요. 우리가 샘 유도질문에 넘어간 거죠.
우리 아빠 엄마는 절 재워놓고 보시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알아
자는 척하지만 대충 알아요 ㅎㅎㅎ
아이들의 눈치가 9단입니다. 더 이야기했다가는 집안의 별 이야기가 다 나올 것 같아서 이쯤에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저혼자서 아이들을 대신해서 대답을 했습니다.
"아마도 처음 본 순간, 충격적이었을거야. 어른이 될때까지 안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중얼거렸더니 느닷없이 한아이가
"예 맞아요.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하고 대답을 거들었습니다. 우리공부방 아이들은 5학년때 처음 보게되었다고 하지만 더 빠른 아이도
많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보면서 절대로 부모님께는 말하지 않는 아이들이므로 내아이는 내자녀는
순진해서 절대로 안봤을 거라는 생각과 친구잘못 만나서 나쁜짓한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열린 사고를 가지고 대화의 문을 열어두시고 아이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모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야동본일이 나쁜 짓이거나 잘못한 일은 아니라고 저는 말합니다. 그럴수 있다고... 그러나 자신의
몸을 아낄줄 알아야한다고 일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예전같으면 장가갈 나이였지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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