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 숲속에 숨겨놓은 듯한 세트장을 먼저 보았기에 개봉을 학수고대하다가 참지 못하고 영화리뷰로 올려진 글을 먼저 접하며(보려고 찜한 영화의 리뷰읽는 것은 자제하는 편) 좋다. 아니다로 편갈라진 영화임을 알고 관람석에 앉은 우리 모녀는 어떤 느낌을 받을까? 하는 우리모녀만의 기대감으로 본 영화였던 탓인지 실망감은 없었습니다.
'개봉전 촬영금지'였던 이 세트장의 음침하면서도 비밀스럽게 숨겨놓은 듯한 분위기는 영화를 보면서 이해했습니다.ㅎㅎㅎ
'신기전'이라는 무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명나라에 들키면 안되기 때문에 비밀리에 진행되는 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이더군요. 숲숙에 가려진 세트장의 분위기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며칠전 올렸던 사진☞영화 '신기전' 개봉전, 미리 보았던 숲속의 세트장
'신기전' 감상중에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몇개 떠올랐고, 역사왜곡이 심하여 혼란을 준다는 악평의 글도 떠올랐으며 또한 두 주인공의 연애담이 거슬렸다는 글도 대입시켜보았지만 우리 모녀는 그 어느 쪽도 전문가의 눈이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 나무랄 게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100% 만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만원권 지폐와 더불어 한글을 이용할 때마다 맘 속에 함께하는 세종대왕이 명나라 사신이 들고 온 무슨 패(명나라 황제를 뜻하는 것인지...?)를 보고 4배의 큰절을 올리며 예를 갖추고-이거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요?
명나라에서 원하는 조공이 너무 지나침이 불쾌하여 혼자서 욕하는 모습은 약소국의 임금으로 너무 서글퍼보이며 고뇌하는 모습엔 배우 안성기씨만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와 연륜에서 풍기는 그만의 연기가 녹아있음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글이 두서없이 됨^^
백성을 거느린 한 나라의 임금이긴 하나 자주적 힘이 부족한 약소국의 임금으로써 명나라의 억지같은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50%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생을 감수하고 어린 남자아이들을 환관으로 만들어 명나라에 보내기 위해 연출된 장면은 소름을 돋게 하고 그 아픔이 뼈속깊이 스며들어 온몸이 떨렸습니다. 이 장면을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을... 너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힘없는 나라의 불쌍한 백성이 희생물이 되는 아픔이 오래도록 떠나지 않아 영화를 보는 내내 명나라 사신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배우가 우리 나라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분노가 일던지... 아주아주 미웠습니다.ㅜ.ㅜ ←영화를 영화로만 보는 제가 잠깐 이성을 잃은게지요^^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끌려가는 홍리를 구출하기 위한 전투장면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아무리 무기가 강하다 하더라도 적과 너무나 차이나는 적은 수로 강가로 정비하는 조선인들 모습을 보며 너무 대조적이며 뻔한 결말이 예상되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공한 신기전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화살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누구나 감잡을 수 있는 그래픽의 극치와 유치함을 느끼면서도 통쾌감을 맛보았습니다.
나랏일에는 과거나 현재나 마찬가지로 언제나 찬반론으로 엇갈리는 이론으로 말미암아 어떤 이론이 충신인지 매국노인지 혼란을 주면서, 백성은 그저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신기전 제작법을 적어놓은 책을 찾기 위해 위험한 일에 도전하여 목숨잃는 봉옥의 애인, 인하의 물속에서의 죽음을 지켜보는 내내 몹시도 마음 아팠는데 일을 끝내기까지 꾹 참았던 슬픔을 이 큰 나무 아래서 통곡으로 토해내는 봉옥이 참으로 마음 쓰리게 다가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이 장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죽은 시신으로 말미암아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서 물속 나무에 자신의 몸을 동여매고 그도 불안하여 손등에 칼을 찍고 죽는 인하와 봉옥의 참았던 슬픔이 터지는 장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 퓨전사극과 픽션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하며 재미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지나쳐서 비평도 많지만 저는 어린 자녀뿐만 아니라 어르신을 모시고 다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록 영화를 보는 내내 실미도, 한반도... 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는 없었으나 감상 후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정신무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어서.
1. 강대국과 약소국간의 관계
2. 자주국방을 간절하게 바라는 이유
3. 강대국이 가진 무기를 왜 약소국은 개발하면 안된다는 억지를 당해야하는가
4. 진정한 자주국방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정신, 어떤 자세로 살아야하는가
5. 서양에서 개발한 미사일이라는 무기보다도 몇백년이 앞선 신기전을 만들었던 기술을 가진 조상을 둔 우리의 현재모습은 어떤가
하나 두울 나열하면서 따져보노라니 울컥 울분이 토해지면서 북한이 왜 그토록 핵무기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는 심정. ← 우리도 가졌으면 사정이 좀 달라졌겠지요...
신기전을 만들어 조선을 함부로 대하는 명나라와 맞서야한다는 사명감에 위험을 무릅쓰고 온힘을 기울이는 강한 여자 홍리.
'무서워도 외로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안그런척하며 견디어 내는 여자'
배우 한은정씨의 이미지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슬함을 맛보면서 그나마 이 여인의 말투와 복장으로 퓨전사극임을 조금 눈치챈 우리 모녀는 연애담을 비평한 리뷰도 떠올렸기에 무척이나 기대했건만...
'남녀칠세부동석'이란 훈육이 성했던 조선시대에, 장성한 두남녀가 맨날맨날 붙여서 지내는데 오히려 something이 없다면 더 이상했겠지요.^^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 폭죽을 터뜨리면서 장사치들의 흥정이 오가는 장면속 젊은 남녀 주인공을 통해서 우리 모녀는 엉뚱하게도 동시에 007을 떠올렸노라며 설주로 등장한 배우 정재영씨의 유머와 액션에 도취되었던 시간에서 깨어났습니다.←설주역할이 정재영씨가 아니었으면 누가 과연 더 잘 어울릴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역할은 그대뿐임을 강조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도록 등장하신 배우들 역할에 맞게 연기를 참 잘 하셨습니다.
휴일낮에 딸과 함께 갔던 영화관람석에는 자녀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와 더불어 저보다 훨씬 더 연세드신 아주머니, 아저씨로 구성된 몇쌍의 부부들로 인해서 영화관에 활기를 더했습니다.
이 영화 한편에 담고자 했던 감독님의 욕심만큼이나 저도 감상후기를 멋지게 나열해보려고 했던 욕심이 두서없는 글을 맹글고 말았지만 무슨 영화와 비슷해서 식상하더라.. 고 표현할 게 없으신 분이 보시면 만족하실 영화로 강추입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울 딸이 걱정스럽게
"엄마, 신기전 홍보 알바생이라고 욕먹으면 어떡하실려고..."
"뭐 그런 것도 있어?"
"예, 안좋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보면 야 알바생! 하면서 욕한대요."
참 별난 세상입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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