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번주말은 좀 한가하려나 봅니다.
저의 한가함이 아들과 통했는지 마침
아들이 온다고 하니 참 감사합니다.
지난주말에는 타지에서 치룬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하려구요.
이곳은 작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자라면 대학교나 직장문제로 대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는 실정입니다.
그러다보니 결혼식도 객지에서 올리는
경우가 많구요.
몇년전, 주부를 대상으로 한 교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에서 만났던 여인들을 중심으로 연령대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자녀들 결혼을 염두에
두고 '혼인계'라는 명목으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모임에서 제가 막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 나이를 망각하고 막내로 취급하는 언니들 틈에서 총무를
본지도 꽤 되었고, 그동안 모임의 언니들 중에 자녀를 결혼시킨 분도 몇분 생기셨습니다.
타지에서 자녀의 결혼식이 진행될 경우와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곳에서 자녀가 결혼식을 치르는 상황...
양쪽을 다 동행하면서 경험한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이곳에서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간에 부담이 덜합니다. 예식장에 가야하는 하객입장도
수월하고, 맞이하는 혼주입장도 좀 수월합니다. 가까우니 잠깐이라도 갔다오면 되니까요. 그러나
멀리서 하게 되면 왔다갔다 버스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더불어 하루가 소비되며 돌아오는 버스안은
여행하는 기분으로 조용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는 분위기라는 게 있습니다. 아시죠^^
그리고 꼭 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못가게 되는 하객입장에서는 매우 미안해집니다.
혼주입장도 수고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멀리서 자녀의 예식을 치르게 되니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결혼식 전날에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맞이하게 되고, 못가게 된 하객쪽에서는 미안해서 또 그 전날이라도 찾아보게 됩니다.
객지에 준비된 예식장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맞춰놓고 오겠다는 사람들을 일일이 다 챙겨야 하고,
이른 시간에 출발하게 되니까 버스에서 먹게 될 간식거리와 돌아오면서 먹게 될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
혼주측도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이곳에서... 그런데 금년에는 공교롭게도 두번이나 신부측 하객으로 타지로 향하는 버스에
동승하게 되었는데... 금년 초에 보냈던 언니네는 신부아버지가, 이번에는 신부엄마가 하도 울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울게 만들더군요.
그런 중에도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객들이 지루해 할까봐서 울음을 삼키며 분위기를 띄워야하는...
그야말로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면서 두어시간을 버스에서 보내며 하객이나 초청한 혼주측에서나
이것 참 큰 노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버스안 이런 문화를 아주 싫어했던 저도 어느새 서서히 물들어 오히려 제가 즐기고 있는
것처럼 상대가 착각할 정도입니다. 이그ㅡ.,ㅡ;;; 아니그러면 상대가 불편해하니까 더불어 좋은게
좋다고 한두번 동참한 행동이 제모습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새초롬하고 냉정하게 생긴 저를 주부대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는 언니들은 저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고렇게 싸가지처럼 생겼습니다.ㅋㅋㅋ 주부대 졸업식에 앞서
발표회 준비를 위해 작품을 선보이는 순간, 저에 대한 접근기피를 해제했다면서 분위기를 띄워야하는
자리가 생기면 저는 당연히 기쁨조가 되어야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인생의 선배격인
언니들이 많은 모임이라서... 그렇다고 제가 진행을 한다던가 뭐 그런 것이 아니고 막내도 아니면서
막내가 되어버린 입장인지라 염치없이 망가지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노오란 은행잎이 가을이 푹 익었음을 알리는 거리입니다.
가을에 애들 결혼시키면 너무 쓸쓸할 것 같으네요^^
좁은 버스안에서 노래부르고 틀어놓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비슷한 춤을 추는 광경을 아시죠?
일명 '관광춤'에 빠진 아줌마, 아저씨 모습을요 ㅎㅎㅎ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한 저였는데...
아~ 글쎄!! 이제는 제가 그래야 할 때인가 봅니다. 하객으로 동승하여 얌전하게 있으면
"네가 안하면 누가 하냐?"
저는 언젠가부터 기쁨조가 되어야 하는 위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받아들이기 싫지만 저 그렇게
인생의 선배이신 아줌마들이 거친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제맘과는 상관없이 열심히
뜁니다.ㅋㅋㅋ 비좁은 공간에 갇힌(?) 사람들과의 즐거운 한 때를 위해서 정신없이 망가지고 있는데
모임의 S언니가 저에게
"OO씨, 애들 결혼시킬 때도 내가 이렇게 놀수 있을지 모르겠네...^^"
"언니, 걱정마세요. 우리애들은 필히 고향에서 결혼하라고 부탁할께요.^^"
하하하^^ 언니에게 이렇게 답해놓고 생각해 보니 십년뒤에나 있을 우리애들 결혼식 때는 누가 와서
분위기 띄워주남? 정말 걱정되네요^^ 이런 중에도 저는 서서 열심히 박수치며 흔들리는 버스마냥
함께 흔들거리고 있는데 내년쯤 자녀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H언니는
"OO씨, 우리아들 결혼식때도 꼭 동참해줘."
"예, 언니 될수 있으면 안빠지고 갈께요^^"
"고마워. 타지에서 하게 되면 예식장에 동행할 하객들이 너무 적을까봐 그것도 걱정되네."
"언니, 그래서 알바생도 생겼나 봐요. 대학생인 우리아들 친구는 신랑측 하객으로 일당 받고 참석하는
알바도 했대요."
"별일이 다 있구나... 아닌게 아니라 하객이 너무 적어도 보기가 좀 그럴거야 그치?"
아직은 우리 나라 예식문화가 가족들간의 조촐하고 아담한 예식이 익숙치 않아서 시끌벅적하기를
원하는 세대인가 봅니다.
축의금을 떠나서 축하받아야 하는 예식장이 너무
썰렁하면 슬플것같다는 상상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상부상조의 개념으로 자녀들의 결혼식이 타지에서 이루어지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동참할수 있기를
바라며 여인들의 모임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양쪽의 경험을 통해서 타지에서 하게 되는 예식에
동행을 해보니 하루종일 걸린 시간 만큼이나 정이
더 돈독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가며오며 버스안에서 혼주되는 분의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며
헤아리게 되니까요.
지난휴일도 어김없이 저는 좁은 버스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 나라 문화중에는 바꿀래야 바꾸지 못하는 버스문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직접 체험하면서...^^
저의 한가함이 아들과 통했는지 마침
아들이 온다고 하니 참 감사합니다.
지난주말에는 타지에서 치룬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하려구요.
이곳은 작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자라면 대학교나 직장문제로 대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는 실정입니다.
그러다보니 결혼식도 객지에서 올리는
경우가 많구요.
몇년전, 주부를 대상으로 한 교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에서 만났던 여인들을 중심으로 연령대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자녀들 결혼을 염두에
두고 '혼인계'라는 명목으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모임에서 제가 막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 나이를 망각하고 막내로 취급하는 언니들 틈에서 총무를
본지도 꽤 되었고, 그동안 모임의 언니들 중에 자녀를 결혼시킨 분도 몇분 생기셨습니다.
타지에서 자녀의 결혼식이 진행될 경우와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곳에서 자녀가 결혼식을 치르는 상황...
양쪽을 다 동행하면서 경험한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이곳에서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간에 부담이 덜합니다. 예식장에 가야하는 하객입장도
수월하고, 맞이하는 혼주입장도 좀 수월합니다. 가까우니 잠깐이라도 갔다오면 되니까요. 그러나
멀리서 하게 되면 왔다갔다 버스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더불어 하루가 소비되며 돌아오는 버스안은
여행하는 기분으로 조용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는 분위기라는 게 있습니다. 아시죠^^
그리고 꼭 가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못가게 되는 하객입장에서는 매우 미안해집니다.
혼주입장도 수고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멀리서 자녀의 예식을 치르게 되니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결혼식 전날에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맞이하게 되고, 못가게 된 하객쪽에서는 미안해서 또 그 전날이라도 찾아보게 됩니다.
객지에 준비된 예식장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맞춰놓고 오겠다는 사람들을 일일이 다 챙겨야 하고,
이른 시간에 출발하게 되니까 버스에서 먹게 될 간식거리와 돌아오면서 먹게 될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
혼주측도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이곳에서... 그런데 금년에는 공교롭게도 두번이나 신부측 하객으로 타지로 향하는 버스에
동승하게 되었는데... 금년 초에 보냈던 언니네는 신부아버지가, 이번에는 신부엄마가 하도 울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울게 만들더군요.
그런 중에도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객들이 지루해 할까봐서 울음을 삼키며 분위기를 띄워야하는...
그야말로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면서 두어시간을 버스에서 보내며 하객이나 초청한 혼주측에서나
이것 참 큰 노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버스안 이런 문화를 아주 싫어했던 저도 어느새 서서히 물들어 오히려 제가 즐기고 있는
것처럼 상대가 착각할 정도입니다. 이그ㅡ.,ㅡ;;; 아니그러면 상대가 불편해하니까 더불어 좋은게
좋다고 한두번 동참한 행동이 제모습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새초롬하고 냉정하게 생긴 저를 주부대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는 언니들은 저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고렇게 싸가지처럼 생겼습니다.ㅋㅋㅋ 주부대 졸업식에 앞서
발표회 준비를 위해 작품을 선보이는 순간, 저에 대한 접근기피를 해제했다면서 분위기를 띄워야하는
자리가 생기면 저는 당연히 기쁨조가 되어야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인생의 선배격인
언니들이 많은 모임이라서... 그렇다고 제가 진행을 한다던가 뭐 그런 것이 아니고 막내도 아니면서
막내가 되어버린 입장인지라 염치없이 망가지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노오란 은행잎이 가을이 푹 익었음을 알리는 거리입니다.
가을에 애들 결혼시키면 너무 쓸쓸할 것 같으네요^^
좁은 버스안에서 노래부르고 틀어놓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비슷한 춤을 추는 광경을 아시죠?
일명 '관광춤'에 빠진 아줌마, 아저씨 모습을요 ㅎㅎㅎ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한 저였는데...
아~ 글쎄!! 이제는 제가 그래야 할 때인가 봅니다. 하객으로 동승하여 얌전하게 있으면
"네가 안하면 누가 하냐?"
저는 언젠가부터 기쁨조가 되어야 하는 위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받아들이기 싫지만 저 그렇게
인생의 선배이신 아줌마들이 거친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제맘과는 상관없이 열심히
뜁니다.ㅋㅋㅋ 비좁은 공간에 갇힌(?) 사람들과의 즐거운 한 때를 위해서 정신없이 망가지고 있는데
모임의 S언니가 저에게
"OO씨, 애들 결혼시킬 때도 내가 이렇게 놀수 있을지 모르겠네...^^"
"언니, 걱정마세요. 우리애들은 필히 고향에서 결혼하라고 부탁할께요.^^"
하하하^^ 언니에게 이렇게 답해놓고 생각해 보니 십년뒤에나 있을 우리애들 결혼식 때는 누가 와서
분위기 띄워주남? 정말 걱정되네요^^ 이런 중에도 저는 서서 열심히 박수치며 흔들리는 버스마냥
함께 흔들거리고 있는데 내년쯤 자녀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H언니는
"OO씨, 우리아들 결혼식때도 꼭 동참해줘."
"예, 언니 될수 있으면 안빠지고 갈께요^^"
"고마워. 타지에서 하게 되면 예식장에 동행할 하객들이 너무 적을까봐 그것도 걱정되네."
"언니, 그래서 알바생도 생겼나 봐요. 대학생인 우리아들 친구는 신랑측 하객으로 일당 받고 참석하는
알바도 했대요."
"별일이 다 있구나... 아닌게 아니라 하객이 너무 적어도 보기가 좀 그럴거야 그치?"
아직은 우리 나라 예식문화가 가족들간의 조촐하고 아담한 예식이 익숙치 않아서 시끌벅적하기를
원하는 세대인가 봅니다.
축의금을 떠나서 축하받아야 하는 예식장이 너무
썰렁하면 슬플것같다는 상상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상부상조의 개념으로 자녀들의 결혼식이 타지에서 이루어지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동참할수 있기를
바라며 여인들의 모임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양쪽의 경험을 통해서 타지에서 하게 되는 예식에
동행을 해보니 하루종일 걸린 시간 만큼이나 정이
더 돈독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가며오며 버스안에서 혼주되는 분의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며
헤아리게 되니까요.
지난휴일도 어김없이 저는 좁은 버스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 나라 문화중에는 바꿀래야 바꾸지 못하는 버스문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직접 체험하면서...^^
'잡다한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의 낭보가 아낙에게 근심이 되는 까닭 (10) | 2007.11.20 |
---|---|
독특한 세계와 베짱을 지닌 박진영, 그가 부럽다 (2) | 2007.11.18 |
우리아들이 부재자 투표대상자가 되는군요 (0) | 2007.11.16 |
'미수다'에서 본 매력녀, 자밀라와 닮은 여인찾기 (5) | 2007.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