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생각

여자 혼자 나들이삼아 댕기면 이상한가요.


딸과의 부산행에 이어서 지난주에는 당일치기로 벼르고 벼르던 수원엘 혼자 다녀왔다고 하니까 금년들어 영월이며 강릉에 혼자 다녀 온 줄 아는 지인이
 "또 혼자 갔어?"
하고 주변인물들이 놀라면서도 부러워합니다.ㅋㅋㅋ
 "결혼전에는 혼자서 곧잘 다녔어."
 "혼자 다니면 심심하지 않아?"
 "뭐 별로... 혼자니까 멋대로 왔다리 갔다리하면서 내맘대로 보고 느끼면 되니까 편해."
 "혼자서 밥은 어떻게 해결해?"
신기한가요. 혼자 다니는게? 아낙들이 꽤 신기하다는 듯이 이런저런 것을 물어봅니다.^^
 "밥? 식당가서 사먹어."
 "혼자서 먹으려면 쑥쓰럽지 않아?"
 "아니, 그냥 먹으면 되지^^"
 "용기가 대단해. 돌아다니는 것은 우째 혼자서라도 해보겠지만 식당가서 혼자 밥먹는 것은 나는 못할 것 같아."
 "......"

시도를 안해봐서 그렇지 뭐가 쑥쓰럽고 이상하다는 것인지 참 나원...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다음에 기회만들어 나서게 되면 자기들도 한번 데리고 가봐달라면서 부럽다고 합니다. 혼자다니는 저의 용기(?)가 부러운 것인지 사실은 용기라기 보다는 성격이지 싶은데 말입니다. 아니면 돌아댕기는 것이 부러운 것인지 원ㅎㅎㅎ
 "남편이 허락해?"
아~~ 당연한 질문이었지만 어이없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예전에 이같은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혼한 여자가 집을 나서서 이동거리를 조금 멀리하게 되면 당연히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피차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결혼한 남자도 부인에게 허락을 받아야지요^^

울남편 저 혼자 다닐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아파서 허락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왜 마음이 아파?"
 "내 마눌이 홀로 된 여인이 되어 쓸쓸함을 달래려고 나온 것처럼 남들에게 비춰서 불쌍해보일까봐."
그러면서 동행해 주지 못하는 입장이라 미안해하면서 다음에 함께 가자고 말리기도 합니다만 이런식으로 살아온 날이 20년... 이제는 더 이상 참고 기다릴 수 없다면서 제가 나서는 것이며 부부간의 믿음이 견고함을 자랑합니다.ㅋㅋㅋ

처해진 환경때문에 저 스스로 많이 속박했던 세월에서 벗어나려고 예전의 성격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해도 주변의 아낙은 머리를 갸우뚱합니다. 혼자서 다닌다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가봅니다. 하하하
저는 결혼전부터도 그림그리네~ 풍경화 소재 얻으려 가네~ 합시고 혼자서 곧잘 다녔던 성격이었기에 주변에서 저를 부러운 혹은 이상하게 바라보는 아낙들과는 조금 다르게 혼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걱정하지만^^ 성격탓인가요. 후후후
예전에는 들고 다니던 도구가 화구였다면 지금은 카메라로 바뀌었지요.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요?
어떤이는 울남편 생각과 비슷하게도 결혼한 여자가 남편도 자식도 있으면서 혼자 댕기니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저만의 시간을 갖는 자유로움을 부러워하면서 살만하니 혼자서라도 돌아댕기는 여유를 가지는 것 아니냐며 행복한 여인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하구요^^
함께할 친구가 없냐구요?
친구는 있지만 날짜와 시간, 그리고 장소까지 딱 떨어지게 맞추는게 쉽지 않습니다.

타인이 저의 모습을 보고 어떤식으로 해석을 하던지 간에 저는 남의 눈길에 마음쓰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 카메라와 벗이 되어 나누는 즐거운 시간으로 말미암아 휴유증으로 피곤함에 지쳐도 저는 블로그를 통하여 생각이 더 젊어지고 더 넓어지는 것을 느끼며 제 삶에 활력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자 혼자 댕긴다고?
남자 혼자 댕긴다고?
이상시런 눈빛을 던져 보셨습니까?
저는 한번도 남의 시선을 의식한 적이 없었는걸요.ㅎㅎㅎ

안그래도 여자, 남자, 아닌 다른 性으로 대한민국에는 아줌마라는 기이한 性이 있다는데 제가 아줌마로 더 용감무쌍해질까봐서 걱정스러워하는 남편의 염려는 늘 제 마음한켠에 상기되어 있습니다.
돌아갈 집이 있고, 가정이 있고, 저를 챙겨주며 걱정하는 든든한 남편이 있기에 제가 더 당당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국내를 이런식으로 다니다가 최종적으로는 저 혼자서 비록 여행사의 짧은 패키지에 참여해서라도 해외로 나가보는 것이라고 했더니 ㅎㅎㅎ 울남편 뜨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