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그라스에 가려진 착각에 일침을 가하는 딸

거금 들여서 금년에 선그라스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이 거금은?

지난번에 있었던 '아이러브 코리아'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게 된 상금으로 준비하게 되었는데^^ 시력이 좋지 않은 관계로 선그라스 구입시 끼어져 있던 렌즈를 빼고 제 시력에 맞춰서 도수 넣은 렌즈로 교체하는 바람에 더 고가가 된 선그라스...
여름철엔 콘텍트렌즈를 사용하면서 선그라스를 사용하려다가 안구건조증 증세를 염려한 안경사의 권유에 따라 선그라스 렌즈에 도수를 넣었습니다.
 '언제 또 선그라스 한번 장만할 기회가 있을까? 이번이 마지막이지...'
이렇게 생각하고 분에 넘친 선택으로 준비해두었다가 지난번 딸과의 부산나들이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런 얼굴이ㅎㅎㅎ (못생긴 얼굴이라 전면의 공개는 꺼렸었는데...ㅋㅋㅋ 블로그를 통하여 제 주변의 일상이야기를 올리면서 노출된 제 사생활인지라 더 이상 공개하지 않은 것도 별로 없는 아줌마로 무신비 블로거가 되고자 이렇게 얼굴공개를 하면서)

선그라스로 인하여 남들이 착각한(?) 이야기를 올리고자 합니다.ㅎㅎㅎ
선그라스가 얼굴 반정도를 가리니 얼핏보면 이 아낙의 얼굴에서 나이가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약간 혼란스런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나봅니다^^

태종대 근처 선착장앞에서 유람선을 기다리면서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조촐하나마 회를 조금 사먹었는데 이때 회를 파시는 아주머니께서 저희 모녀에게 아가씨라는 호칭을 사용하셨으나 저는 우리딸을 그렇게 보셨나 보다 생각하고 별 생각없이 스쳤는데 유람선을 탄 우리딸이
 "엄마, 아까 저 아주머니께서 엄마보고 자꾸만 아가씨라고 한 거 아세요?"
하고 묻습니다.
 "아니, 설마 나보고 그랬을라구 너보고 착각하고 아가씨라고 그랬겠지."
 "제가 그렇게 삭았어요. 저보고 아가씨라고 그러게요. 엄마가 저 아주머니들하고 더 많이 이야기했잖아요. 아주머니는 엄마보고 아가씨라고 했어요."
 "야 웃기지 마라. 내가 어째 아가씨야. 아줌마지. 혹시 그 아주머니께서 엄마보고 아가씨라고 했다고 해도 그건 손님에게 듣기좋으라고 한 호칭이지.^^"
 "그게 아니고 아주머니들이 엄마보고 착각한 거 같았는데... 나중에 유람선에서 내려서 회접시 돌려드리면서 제대로 한번 느껴보세요. 분명히 엄마를 아가씨라고 착각하신거 같았거든요."
 "그래 알았어. 그 아주머니는 엄마를 아가씨로 착각했다고 치고, 그럼 네눈에는 엄마가 어떻게 보여?"
 "저도 얼핏보면 혼돈될 것 같아요. 아줌마? 아가씨? 그 선그라스로 눈주위를 다 가리고 있으니까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어요.ㅎㅎㅎ"

ㅎㅎㅎ 조금이라도 젊게 봐주면 기분이 좋은 걸 보면 저도 나이들은 아줌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거금들인 선그라스 덕분에 무엇보다 내리쬐는 햇살아래서 인상찌푸리지 않고 사물을 볼 수 있어서 편했는데, 상대방이 저를 보고 제 또래보다 훨씬 젊게 봐준다면 저야 기분이 아주아주 좋지요^^

딸의 말대로 유람선에서 내려 바삐 들고 탔던 회접시를 갖다드리면서
 "아주머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많이 파세요^^"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아가씨가 맛나게 먹었다니 기분좋소 자주오소~"
하셨습니다. 약간 떨어진 곳에 서서 보던 딸이 웃음을 보냅니다.
 
다누비열차를 타고 앉았는데 손님들을 가득가득 실습니다. 여유공간 없이 바짝붙어 앉은 공간인데 바로 맞은 편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우리모녀에게 시선을 던지고 있었나 봅니다. 갑자기 딸이
 "엄마~!"
하고 저를 부르기에 제가 딸을 보았더니
 "그냥 한번 불러봤어요.^^'
하고 웃습니다.

목적지에 다 와서 다누비열차에서 내린 딸이 하는말,
 "엄마, 아까 제가 왜 엄마를 불렀는지 아세요?"
하고 묻습니다.
 "ㅎㅎㅎ 알쥐. 엄마가 그정도 눈치도 없을까봐."
 "ㅎㅎㅎ"

딸은 엄마인 제가 젊게 보여서 아가씨로 불리는 것에 별로 거부반응은 없으나, 상대방이 착각하고 보는 눈빛에 철없어뵈는 제가 덩달아 착각할까봐서 염려되어 미리 사람들 앞에서 모녀지간임을 밝히는 차원에서
 "엄마"
하고 미리 선수치는 우리딸의 일침이 자주 발생했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