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바삐 나서야 할 일이 발생했을 때는 평생 연수만 하는 장롱면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저의 부족한 노력이 참으로 한심하게 여겨져 자책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걸으면서 느끼게 되는 여유로움이 참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가로수가 즐비한 인도를 걷다가 본 광경입니다.
흙이 있는 곳이면 푸른빛을 가진 풀들이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나름대로 살궁리를 하면서 자라나고 있는 모습은 흔히 보게 되는데... 가로수가 심겨진 좁은 공간에 가로수의 숨구멍이라는 여유도 주지 않고 각각의 채소 한포기씩으로 종류별로 심겨져 있는 아주 작지만 기발한 텃밭(?)이 된 공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담아온 사진을 본 남편,
"참내... 당신 눈에는 별개 다 보이네.ㅎㅎㅎ"
"여보, 이 사진 보니까 어떤 느낌이 들어요?"
"가로수가 불쌍해 보인다."
남편의 말대로 정말 별개 다 눈에 띄지만ㅋㅋㅋ... 그보다는 뜻밖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알뜰살뜰하게 꾸리는 가계라 할지라도
'이건 좀.... 지나치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알뜰한 텃밭을 관리하는 주인의 가게앞에는
화분이나 스티로폼 빈박스를 이용한 인도위 간이텃밭도 가꾸어놓았더군요.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가게앞으로 쫙 나열해둔 모습이긴 했으나... 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왜냐면 이곳에 즐비한 가게의 용도가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기에...
나란히 자리잡은 바로 건너 가로수아래에 놓인 쓰레기봉투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두가지 모습 다... 우리의 이기적인 모습만 내보이고 있는 듯해서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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