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여고를 진학하여 최근에 또다시 불거진 논란꺼리였던 0교시니 야자니 그리고 우열반이 어쩌구... 등 종합적인 환경을 몇달간 다 경험했던 우리딸,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준비를 해볼까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같은반 아이중에 자퇴를 한 급우도 있었고... 딸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까? 지켜보던 며칠후
"엄마, 학교를 그만두면 친구들과의 추억이 없으니까 아쉬울 거 같아요."
"^^"
"엄마를 보면 여고시절 친구가 가장 소중한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힘든시절을 함께 겪은 동지애가 우정을 더 돈독하게 하거든."
"그냥 학교 다닐께요^^"
친구의 소중함과 학교생활을 통해서 얻게 되는 추억을 쌓으며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 딸이 어제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작년에는 수학여행가는 날과 겹치는 바람에 미역국도 먹지 못했던 딸이었는데 금년에는 남편이 장거리운행으로 집에 들어오지 못한 날... 모녀가 오붓하게 생일케익을 잘라야했지만 하교한 우리딸 가슴에는 풍성한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현관문을 열지 못한 딸이 문을 열어달라고 하기에 문을 열었더니 땀을 흘리며 서있는 딸의 손에 무언가로 가득했습니다. 놀라서
"이게 다 웬거여?"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챙겨준거예요^^"
"세상에~~ 학교 안다녔으면 우짤뻔 했노.ㅋㅋㅋ"
"ㅎㅎㅎ"
양쪽손에 들린 것외에 가방에서도 꺼내며 자신의 홈피에 올릴 것이라며 분류하여 디카에 담는 딸의 표정이 행복해보였습니다.
케익은 2개 받아서 1.5개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많은 과자와 더불어 나눠먹었다면서 반개남은 케익상자를 들고 왔기에 늦은밤 우리모녀는 그동안 함께한 뱃살걱정에서 벗어나 친구의 달콤하면서도 고마운 유혹에 빠졌습니다.ㅋㅋ (사진속에 있는 케익은 남편대신에 제가 준비한 것입니다.^^ )
딸의 친구들이 챙겨준 다양한 선물을 보면서 마음씀씀이가 느껴져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아빠의 출타중에 맞은 딸의 생일이 외로울까봐 걱정했던 마음조차도 친구들의 마음에 녹아 흐뭇했습니다.
딸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는 축하메세지입니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선생님께서도 동참하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수많은 축하메모를 통해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했던 학교생활이 한번에 싸악~! 날아가는 기분을 맛보았다는 딸, 주말에 시간나면 큰용지에 하나하나 따로 붙여 벽화처럼 보고 음미하겠노라며 미소짓는 딸의 표정이 환하게 제 가슴속으로 파고 드는 밤이었습니다.
친구들로 인해 감사와 행복한 생일을 맞은 딸의 학교생활에 크나큰 활력소가 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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