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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조폭샘, 불량샘으로 불리는 저의 고백

적던 많던 가리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한 세월도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학교가 아닌 개인적 공간에서 아이를 돕고 있는 저는 학교선생님과는 달리 자유롭습니다. 평소에도 우리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학교에서의 체벌소식이 전해질 때면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가슴한켠이 뜨끔함을 경험하면서 우리아이들이 더 고마워지면서 반성합니다. 매일매일 반성하면서도 또 하게 됩니다^^

학교선생님의 체벌이 폭력으로, 청소년을 구박하는 아주 나쁜 선생님으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 실태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저 학창시절 이야기를 해봐야 구시대적 환경과 사고라고 비난받을 게 뻔하니까 접어두고라도 저랑 함께하는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과 또한 제딸의 생각을 듣노라면 그야말로 저는 못말리는 구닥다리 샘으로, 조폭으로, 불량으로, 통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합니다. 아이들이 저를 보고 조폭샘이라고 하니까요^^

예전에 뉴스로 전해진 어느 선생님의 행동을 보면서 저를 반성하게 했던 일을 기억해보면,
초등학생이 교실에서 너무 떠들어 통제가 되지않자 선생님께서 아이입에 테이프를 붙였던일... 일기장인지 공책인지를 보면서 애를 혼내다가 선생님이 손에 든 공책같은 걸로 애를 향해 던진일...
제 삼자가 볼 때에는
 '그 어린 것이 무얼안다고...? 쯧쯧쯧'
하시면서 그런 행동을 보이신 선생님의 처사가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비난을 하시겠지만, 아니아니 그 당시에도 선생님 비난과 두둔으로 찬반이 엇갈리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었지요. 그러나 현장은 아니지만 학교보다도 훨씬 적은 수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저로써는
 '오죽하면 저럴려구...'
하면서 선생님을 이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젠가? 또 사건이 발생해서 난리가 났더군요. 여중생 복장불량으로 인한 단체기합과 초등학생 오줌싼 일에 대한 선생님의 처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에 이 아낙도 얼쩡대고 싶어졌습니다. 오줌싼일은 생리현상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입니다. 아자씨들도 야밤에 생리현상극복이 힘들어서 가로수에게 억지영양를 주곤 하잖아요^^

비난받을 각오하고 이글을 쓰며 또한 실업자가 될지도 모를 두려움도 약간 있지만 고백합니다. 위의 두가지 일이 뉴스를 통해서 나오기 전에 이미 제가 다 해보았던 일입니다. 서너명정도 앉혀놓고 학습을 돕고 있는데(물론 공짜가 아닙니다) 한명이 유별나게 떠들기에 조용히 하라는 말을 듣지 않아 청테이프를 붙이겠노라고 경고(?)을 해도 아이는 오히려 재밌어합니다. 그리고 더 황당했던 것은 할테면 해보라는 식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테이프를 붙였고 몇초후에 아이 스스로 떼내면서 오히려 장난이 더 심해지고 말았던 케이스... 별 효과없이 끝났지요. 그당시의 이런 생각을 아이들이 줬습니다. 요즘도 가끔 입에 테이프 붙여야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애들이 있긴 하지만 저는 딱 한번으로 그만두었습니다. 통제의 효과가 없었거든요. 오히려 엄마한테 전화해서 청테이프 하나 보내달라고 해야겠다... 는 말이 더 통합니다.^^

두번째케이스.
저는 아이에게 설명하던 연습장이나 문제지를 아이앞에 던지는 일도 했으며 지금도 아주 가끔 보이는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학습의 기본적인 태도도 갖추지 못한 자녀를 둔 자모가 제가 무섭게 가르친다는 소문을 듣고서 찾아옵니다. 머리아픕니다. 비록 돈을 받고 가르치고는 있지만 돈과 상관없이 아이가 하고자하는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대체로 이런 약발이 먹히는 편입니다만 아주 드물게 안통하는 아이도 경험했습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고, 공부방 오기 싫으면 오지 마라 공부해서 엄마주니? 성적올려서 샘줄거니? 하면서 언어폭력(?)도 꽤 사용하는 편입니다만, 아이에 따라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경우를 경험하면서 자모의 노력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몇년전에는 '씨'자를 붙이며 눈을 부릅뜨고 대드는 아이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순진합니다. 간식주면서 살살 달래거나 아예 그대로 두기도 합니다. 그러면 제 풀에 꺾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제가 너무 힘들 때에는 옆의 아이들에게 묻기도 합니다.
어떡할까?
그러면 아이들이 '잘라라'고 합니다.(공부방을 그만두게 하라는 뜻이죠)
학교선생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시니?
하고 물으면 대체로 그냥 둔답니다.
떠들거나 학습에 방해를 하는 아이를 한두번 훈계해보고도 말을 듣지 않으면 세분류의 선생님으로 나뉘어지는데,
첫째는 그냥둔다.
둘째는 아이를 체벌로 혼낸다.
세째는 복도로 내보낸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선생님은 그대로 둔다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잘못때렸다고 따지는 자모가 등장하기에 모르는척 하는 것이죠. 때에 따라서 복도에 내보내면 아이가 마구 돌아다니기도 한답니다. 참 난감하죠.

집에서는 다들 공주고, 왕자다 보니 선생님들은 말도 조심해야 한답니다. 아이가 집에 가서 선생님을 흉보는 대로 엄마가 듣고 믿으며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으로 나돈답니다. 제가 경험하기로는 공주고 왕자고 다 힘듭니다. 그래도 이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힘들게 하는 아이보다는 보람을 주는 아이들이 더 많았고 저의 말을 신뢰하고 따르며 태도가 바뀌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저를 찾는 아이가 있을 때까지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호랑이 선생님은 학교마다 한분씩은 계시는 것이 그나마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지나치게 무섭게 하는 선생님이 계셨기에 억울한 경우도 경험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시절에만 겪을 수 있는 추억이 되어 회상하게 되더군요.

아이들 인권.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안때리고 기합도 없이 훈계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또 하나 첨가하면 칭찬까지 하면 더 좋습니다. 하지만 통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는 것은 주변의 아이들이 먼저 압니다. 그럴 경우, 그냥 둡니까? 누군가가 나서서 관심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받고 지도하면서도 성질이 못되서(?)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혹은 분위기를 방해하는 아이가 생기면 저랑과의 인연을 접도록 유도하는 베짱이 불량샘인지라, 학교선생님들의 자유롭지 못한 고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비록 하루에 한시간으로 몇달 혹은 몇년씩 주기로 저를 거쳐간 아이들 머리속에 제가 어떤 사람으로 자리잡게 될지는 안봐도 뻔합니다. 목소리가 워낙에 커서 고함소리로 들리고, 손에는 항상 회초리가 들려있던 갱상도 사투리... 아이들 기억장치에 끔찍한 공부방선생님으로 각인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뻔뻔하게 애들한테 부탁하는게 있습니다.
 "너희들 나중에 유명한 사람되어서 TV에 나오면 나를 잊지마라^^"
아이들이 다함께 합창을 합니다.
 "우엑!!!"

저에게 자녀를 맡길때(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들이 많습니다^^) 자모들은 공통적으로 부탁하는 게 있습니다. 무섭게 해서라도 가르치고 때려도 괜찮다고... ㅎㅎㅎ 엄마들은 솔직하지 않습니다.ㅋㅋㅋ 마음과는 다른 표현임을 저는 압니다. 그래도 때립니다. 아이들은 혼자있을 때는 조용하고 잘 따르는 편이나, 여럿이 되면 달라집니다. 저는 엄마에게 말합니다. 혼내고 무섭게 하는 것은 제몫이니 집에서는 공부방 갔다온 것만도 기특하다고 칭찬해주십사고 부탁합니다.(애들은 공부방다니고 학원다니는 것을 엄마때문에 다니는 것으로 유세를 뜹니다^^)

저도 때리는 것보다는 칭찬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때로는 손바닥이던 꿀밤이던 때려서 효과를 볼때도 있습니다. 이런 저를 믿고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매년 12월 초 기말고사를 끝으로)때까지 몇년을 맡기는
자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친구앞에서, 학교에서, 놀이터에서 등등...  장소와 분위기, 그리고 주변에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체기합, 체벌, 무시...
우리때랑 비교하면 그야말로 암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많이 변해온 환경따라 아주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남아있어 언제나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음으로 인해 저 또한 장황한 글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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