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등의 불빛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쌩~ 하고 까만차가 달려오더니 뻔뻔하게도 횡단보도에서 멈춘다.
'어~저런'
하면서 나는 운전자의 불찰을 지적하려고 핸카에 담았고.
초록색으로 불빛이 바뀌는 걸 보고 도로를 건너면서 마음속으로 운전자에게 불평을 하며 건넌 후, 차량으로 앞이 막힌채로 건너편에 서 계시던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건너세요. 불빛이 바뀌었어요^^"
"안보여서... 고맙슈"
"조심하세요"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에 저장하며 보노라니 운전자에게만 불평할 일이 아님을 알았다. 거의 다 지워진 횡단보도 표시선... 이 운전자의 눈에는 횡단보도 표시선이 보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청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다른 곳에도 이같이 많이 지워져 있다고...
그리고 며칠 후, 볼일이 있어서 시내 중심지에 나갔더니 표시선을 그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외출한 날에 내눈으로 직접 확인하라는 것처럼^^ 도시 전체가 다시금 그려야 할 때가 되었었나 보다.
지적했던 그 도로에도 새롭게 표시된 깔끔한 흰색선의 횡단보도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참 기분좋았다.
몇년전,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나라를 만들고자 신고제가 있었던 때에 카파라치라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했었는데.. 만약에 그 시절에 내가 지금의 블로거활동처럼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면 아마도 아주아주 얄밉고 성가신 카파라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ㅋㅋㅋ
변한 나로 인해 가끔은 낯선 나를 보는 것 같은 신기함과 더불어 기특한 나와 얄미운 나를 발견하며 내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
나섰던 길에 4월 21일에 올렸던 못박힌 온도계가 있었던 가로수를 다시금 찾았는데
이 가로수에 못박혀 있던 온도계가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시청게시판에 남긴 나의 관심(4/21)이 헛되지 않았음에 뿌듯함과 함께 시정해주신 관계자분께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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