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맛집

타지에서 식당을 골라야 할 때, 당신의 선택기준은?

 

 

 

지난달에 친구들과 홀연히 떠났던 나들이를 통해, 오대산 자락까지 가서 점심을 맛나게 먹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했던 일을 회상해본다.

 

 

산자락이라 그런지 별별 버섯과 나물들이 많았고 가을볕에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이름을 듣고서도 금방 잊어버리는 우리였지만, 잠시나마 가족을 떠나 우리만의 나들이였던 탓에 홀가분한 기분에 들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타지에 가면 그 고장의 특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에 관심을 갖고 식당을 찾게 된다. 하지만 정작 비슷한 메뉴의 여러 식당이 즐비한 장소에서는 어느 곳이 진정 맛집일지 잘 모르기 때문에 식당 고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언젠가부터는 대부분의 식당이 방송출연을 했다고 홍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 믿기도 힘들어졌다.

최근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타인이 경험한 글을 토대로 맛집을 찾아보게 되지만, 입맛이 각기 다른점을 상기해 볼 때 이 방법 또한 명쾌하진 않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순전히 각자의 판단이 중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처럼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식당을 선택할까?

어느 식당이 맛있을지 모를 경우엔, 손님이 많이 붐비는 곳을 선택하면 대부분은 적중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식당앞에서 고민하던 그 시각은 점심식사치고는 좀 이른 시각이었기에 손님들이 없었으므로 이 방법을 적용시킬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 나름대로 선택하게 된 기준은,

첫째, 손님맞을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로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곳,

둘째, 문이 열린 곳 중에서도 일하시는 분들의 바쁜 움직임이 있는 곳,

셋째, 그나마 내부가 조금이나마 깨끗한 느낌을 주는 곳,

이상 우리의 선택기준에 합당한 식당으로 압축시킨 두 군데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갔다. 

그리고 식당 고르기에 나름대로 진지했던 우리의 선택이 현명했음에 행복감을 느꼈던 까닭은,

첫째, 우리가 맛나게 먹었다는 것과,

둘째, 식당을 나설 때 보니 어느새 꽉찬 손님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손님이 많이 붐비는 곳이 맛집일 확률이 높으니까.

 

타지에서 즐기는 고유음식은 우리 아낙들에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누구의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써가 아닌, 나로 돌아와 나를 위해 즐기는 호사이기 때문에, 맛난 음식을 음미함에 있어서 부여되는 의미가 많으므로 꽤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여유를 갖게 해 준 남편과 가족에 대한 감사와 행복을 곁들인 식사이기에 맛나지 않으면 실망이 그만큼 더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채정식과 도토리묵, 그리고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옥수수 막걸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설렘이 참 좋았다.

도토리묵과 막걸리가 먼저 차려지고 이어서 바로 산채정식이 놓이기 시작했는데... 나물 가지수가 꽤 많아 호사를 누리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막걸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옥수수로 만들었다는 이 막걸리는 달달하니 내 입맛에 맞았다. 꽤 괜찮은 편이었다.

 

 

주부 아니랄까봐서 하나씩 상에 올려지는 나물마다 이름을 묻고,

 

 

요리법을 묻는 친구는 요리에 관심도 많고 요리하기를 좋아한다.

 

 

산채는 담백한 맛과 소화가 잘 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웰빙식품으로 한식을 떠올리게 되는 대표음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 앞에 차려진 반찬을 사진으로 남기고 먹는 중에, 옆에 앉은 친구가 자꾸만 그녀앞에 놓인 반찬을 내 앞접시에 갖다놓으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맛나게 잘 먹고 있으니 너도 어서 먹어라고 했더니 내앞에 놓인 반찬과 그녀앞에 놓인 반찬이 각기 다르므로 골고루 먹어보라고 권한 것이란다. 난 그런 줄 몰랐다. 단순히 상이 길어서 같은 반찬을 두접시로 나누어서 차려놓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

 

 

중복되지 않은 각기 다른 반찬으로 차려진 산채정식, 김치와 깍두기를 제외하곤 대부분 나물반찬이다. 그리고도 이어져 나오는 반찬은 접시위에 놓였다.

 

 

시중에 파는 두부랑은 차원이 다른 두부

 

 

재료가 각기 다른 부침전 1.

 

 

부침전 2.

 

 

그리고 굴비구이. 이어서 된장찌개가 나오면서 마무리가 된 밥상에서 우리는 웃음꽃을 피웠다.

 

타지에서의 식당고르기가 쉽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떤 점을 고려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