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들이,여행

특색있는 산책로와 작은 호수를 품은 '옥성자연휴양림'

 

 

객지에 흩어져 사는 벗들과의 만남일정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예약이 불투명했었는데, 구미에 사는 친구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옥성자연휴양림' 예약이 이루어져 이곳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사무실이 바로 보일 줄 알았건만... 사무실은 생각보다 먼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입실시간 오후 3시를 꼭 지켜야한다는 직원들의 철저함으로 인해,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관리사무실 옆 주차장(제 1주차장)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텐트치는 야영객은 오후 1시)

 

 

입실하기까지 시간은 남고, 차안에 머물기에는 엉덩이가 갑갑하고, 숲향기를 느끼게 하는 산바람이 시원하긴 했어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습도 높은 무더위에 우리는 지치고 있었다.

휴양림에는 매점이 없어서, 우리는 밖으로 나가 팥빙수를 사왔다. 학창시절 쭈쭈바 하나씩 입에 물고 수다로 더위를 식히던 추억을 회상하며 주차장에서 깔깔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관리사무소 건너편에 위치한 테니스장과 헬기계류장(노란색H)

 

 

우리가 앉아서 입실시간을 기다렸던 사무실 옆 제1주차장 모습.

 

 

옥성자연휴양림에는 숲속의 집과 자연의 집으로 위치상 구분되어 있고, 텐트를 이용하는 야영객을 위한 장소도 3곳이나 있었다.

숲속의 집들은 도로변 높은 곳에 한쪽으로 쭈욱 위치(사진에서 왼쪽)해 있었고, 주차장은 집 바로 아래 도로 건너편에 있었다.  

 

 

숙소가 높은 곳에 있어서 내려다 보는 전경은 좋았으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점은 좀 불편했는데, 그렇다고 모든 집이 다 계단 위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몸이 불편하신 분을 위해 도로 바로 옆에 주차장과 나란히 위치한 집도 있어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집 앞에 산뜻한 노란테이블이 반긴다.

내부사진을 미처 담지 못했는데 우리가 지낸 '풍경의 집' 구조는 원룸으로, 샤워실만 따로 있는 주방겸 방으로 허물없는 다섯아낙이 지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온수도 잘 나오고 에어컨도 있어 편리했지만, 인덕션렌지 열이 약해서 휴대용 가스렌지 덕을 톡톡히 보았다.

 

 

숙소앞 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주아저수지라고 소개되어 있는 호수 가운데는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수변데크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주말에 공연도 열린다. 비록 우리가 머문 날에는 솟아오르는 분수를 볼 수는 없었으나 휴양림이 품은 숲속의 호수가 참 인상적이었다.

 

 

 

숲속의 집이 즐비한 도로가 언덕위에 유별나게 바위가 많은 곳이 눈에 띈다.

팻말에 좌선대라고 소개되어 있는 이곳 석력지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위 집단지로서 조용하게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앉을 만한 바위까지 올라가는게 쉽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여름철 성수기(7월 중하순~8월말)에만 운영하는 물놀이장으로 비가 자주 올 경우를 제외하곤, 수량이 부족하여 지하수와 계곡물을 혼합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때문인지 물이 혼탁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물속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야영객을 위한 샤워장

 

 

취사장

 

 

휴양림에는 야영장이 넓게 3곳이나 있다. 텐트를 치도록 마련해 놓은 데크가 인공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편리하게 여겨졌다.

 

 

입실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길에 나섰다.

옥성자연휴양림에 마련된 산책로는, 특징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게 이색적인데 우리가 택한 길이 민속의 길이다.

 

 

이 산책로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놀이와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지게가 보이지 않았다.

 

 

윷놀이에 사용되는 말판형태로 통나무가 놓여 있다.

사람이 말이 되어 올라서는 놀인가 보다.

 

 

장작쌓기 하는 공간과 투호놀이 공간

 

 

널뛰기를 너무 못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고 눈물나게 웃었던 현장이다.

친구가 옆에 서서 손을 잡아 주는 데도 왜 그리 발이 떨어지지 않던지...

 

 

장기판 무늬를 새긴 원탁에선 바닥에 있는 흑백의 자갈로 오목두기를 한다.

멀리서 볼 때 바닥의 흰색 자갈이 떨어진 꽃잎처럼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민속의 길과 아기자기한 야생초를 뒤로 하고 또 다시 색다른 공간을 만나게 되는 곳은 마당숲으로 일컫는 이곳이다. 나무로 둘러 싸인 공간엔 작은 무대와 나무로 만든 좌석이 있고, 언덕에 원두막이 보인다.

신청자에 한해서 해설가와 함께 숲체험을 하게 되는 이곳에서는 산림욕을 통한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고, 돋보기로 나무관찰도 하고, 청진기로 나무 수액 올라가는 소리를 듣는 체험과 나뭇잎으로 물들이고 잎맥모양을 드러내는 손수건을 만들기도 한단다.

원두막을 보면서 막연히 수박먹는 그림을 떠올리며 운치타령을 했던 우리의 단순함이  살짝 무안해졌다.  

 

내려오는 길에 숲속학교를 짓는 모습을 보았다.

숲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와 체험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

 

덩쿨터널에서

 

 

산책 후 우리는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차려놓은 식탁위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우린 운치를 놓칠 수 없다며 우산들고 식사를 마쳤다.

30년 세월하고도 몇년 더 보태는 아낙들의 우정에 또 다른 추억열매가 영근다.

 

 

한우로 차려진 푸짐한 만찬

 

 

저녁무렵, 방역차가 휴양림을 방문해서 뽀얀연기를 남기고 사라졌다.

친구가 친구 사이트에 글없이 이 사진을 올렸더니

 "운무쥑이네"

하고 달린 댓글을 본 우리는, 또 철없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설거지를 마치고 우리는 조그만 손전등을 들고 또 산책에 나섰다.

낮에는 전혀 관심없었던 가로등이 눈에 들어온다.

더듬이가 달린 벌레 모양의 가로등이다.

 

 

자연휴양림에 숙소를 정하는 바람에, 뜻밖에도 산책이라는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더구나 옥성자연휴양림에는 분수가 있는 호수와 더불어 수변데크, 그리고 산책로를 특색있게 조성하여 다른 휴양림과 차별됨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