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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맛집

알뜰한 주문, 식당에서 홀대받을 일인가?

 

모처럼 글을 쓰게 되네요.

그동안 어깨와 팔 통증으로 인해 마음은 늘 블로그에 머물면서도 애써 찾지 않았습니다. 소홀했던 제 방을 잊지않고 찾아주신 고운님들 안녕하신지요?

제가 겪는 통증은 일종의 직업병으로 조만간에 직업전선에서 벗어나야 괜찮아질 것 같사와 블로그 잠수는 이어질 것 같네요. 제 안부는 이쯤으로 하고...^^ 다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떨어진 봄꽃자리에 살포시 내밀었던 연두잎이 어느새 초록빛을 닮아가고 있네요.

전국 각지에서 열린 꽃축제로 말미암아 향기가 넘쳐났지요. 봄나들이 유쾌하셨나요?

 

 

벗들과 함께 기분좋게 만끽한 꽃향기를 뒤로 하고 조용하고 여유로운 식사를 위해 일부러 좀 한적한 곳에 위치한 식당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뜻밖의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성수기 한때 장사로 1년을 먹고 사는 곳이라면 좀 이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터전을 잡은 주변에 경쟁식당이 없다고 해서 불만스런 속내를 퉁명스럽게 드러내는 주인의 솔직함에 우리일행은 적잖이 놀란 경험을 했습니다.

배고프지 않아서 먹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어서 인원수대로 다 시키면 음식을 남길 것 같아서 조금 덜 시킨 것이 화끈이 되었습니다.

주문을 받던 주인의 화색과 목소리가 갑자기 싹 바뀌면서

 "반찬 추가도 안되고, 앞접시도 주문한 인원수 외에는 줄 수 없습니다."

뜻하지 않은 주인의 반응에 우리 일행은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우리가 인원수대로 다 주문하지 않은 경우가 이곳에서(다른곳과 비교) 처음도 아니었기에 주인의 싸늘한 반응이 무척 낯설었던 것입니다. 이 식당주인 입장에서는 음식물 낭비를 염려하는 우리같은 손님이 몹시 싫었나 봅니다. 이점 이해는 하면서도 그렇다고 불만스런 속내를 대놓고 드러내다니... 좋게 해석하면 주인의 용기라고 해야하나요^^ 냉랭해진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한 친구가 웃으며

 "사장님~ 수저는 인원수대로 주시는 거죠? ^^"

라고 조심스레 말을 걸었지만, 주인은 대답없이 자리를 떠났고 우리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우리외에는 다른 손님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주인의 불친절에 우리얼굴이 화끈거렸던 순간입니다.

 

이후, 우리는 수저도 인원수대로 갖다주지 않으면 어쩌나? 하면서 염려아닌 염려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수저는 인원수대로 차려졌고 우린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만 주인은 여전히 무반응이었습니다.

우리는 밥을 먹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식사후 계산을 치르면서 주인은 또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카드를 건네받은 주인이 카드기에 카드를 꽂자마자 퉁명스럽게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럴리가 없는데요. 오늘 주유소에서 기름 넣을 때 사용한 카드입니다."

우리를 무시하는 듯 여전히 주인은 대답이 없습니다. 다른 친구가 카드를 내밀었지만 이 역시 안된다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그때서야 우린 눈치를 챘습니다. 주인이 우리 일행이 못마땅해서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요.

혹시 카드기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었던 것을 참고, 현금으로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며 주변을 돌아보니 근처엔 다른 식당이 없었습니다.

한적한 곳이니 또 다시 방문할 손님으로 여기지 않은 점과, 경쟁식당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손님앞에서 그대로 드러낸 주인의 행동으로 인해 우리돈 내고 먹으면서 눈치 본 불편한 식당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음식맛까지 별로였다면 최악중에 최악이었을 텐데... 그나마도 음식맛은 괜찮았기에 위치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음식맛으로 승부한다고 해도, 불만스런 심기를 손님앞에서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살짝 위험하지 않을까요?

다음에 우리는 또 다시 그 주변을 지나치게 될 것입니다만, 그 식당을 외면할 것이라고 지인들에게 언짢았던 일화를 들려주며 비추하게 되었습니다.

음식물 낭비를 막는 아줌마들의 알뜰한 식사주문이 이렇게 홀대받은 경우는 처음인지라 무척 당황스러웠고, 한편으로는 우리같은 손님이 식당주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임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