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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우리딸이 부러워한 유럽문화와 환경

 
지난 여름에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온 딸의 이야기보따리 속에는, 우리와 다른 유럽문화를 통해 부러움을 담은 마음도 엿볼 수 있었는데, 딸이 내민 카메라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딸, 웬 잔디밭이 이렇게 많아?"
하고 물었더니,
 "가는 곳마다 잔디가 깔린 공원이 많았는데 너무 부러워서 그냥 찍었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어."
무엇보다 국토면적이 다들 우리 나라보다 월등하게 넓다는 점도 부러웠지만, 이 밖에도 여행 중 보고 들으면서 부러웠던 점을 나열하며 회상에 잠겼습니다.

ㅣ. 자유로운 예술활동
유럽대륙에 첫발을 내딛은 곳이 프랑스 파리였던 우리딸, 문화적 차이를 느끼며 호기심과 설레임을 만끽한 시간이었는데 특히나 어디에서건 거리악사나 화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지하도에서, 지하철에서도...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만 국한된 풍경인 줄 알았는데, 네덜란드, 덴마크에서도 다양한 악기로, 그리고 연령대 구분없이 연주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연주자와 더불어 감상자들은 감상료를 자율적으로 알아서 내는 모습 또한 자연스러움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ㅣ. 잘 조성된 잔디밭과 사람들의 여유
유럽열차를 이용하여 다른 나라로 이동한 후엔, 주로 걸어 다닌 딸의 시야에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어김없이 잔디밭 풍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각 나라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박물관이나 유명관광지 뿐만 아니라, 빽빽한 건물과 도로 사이, 그리고 동네 가까이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잘 조성된 잔디밭이 여유로움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무척 부러웠다고 합니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세요'
우리 나라에선 이렇게 적힌 팻말을 보거나, 혹은 들어가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로 가장자리에 줄이 처져 있는 경우를 주로 접했던 딸로서는, 그들의 여유로운 휴식공간이 무척 부럽게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때론 잔디밭 외에 시멘트 바닥같은 곳에도 아무렇지 않게 앉거나 드러눕기까지 하는 베짱이랄까? 자유랄까? 휴식을 즐기는 그들의 문화가 일상처럼 보여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ㅣ. 어린자녀를 돌보는 아빠모습
우리 나라도 이제 변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여길 뿐만 아니라, 우리딸이 이런 모습을 연출하고파서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한 풍경으로, 부부함께 외출하면서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아빠들이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 자녀 시중을 드는 모습이 참 부러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아내가 남편한테 아이를 맡겨둔채, 모여서 수다를 뜰 정도로 육아에 참여하는 유럽의 젊은 아빠 모습이 우리 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ㅣ. 탄력적인 근무시간
여행 중에 여행객을 만나 알게 된 사실은, 이들은 우리 나라처럼 근무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입니다. 주 3,4일 근무제와 더불어 혹여 개인적인 사정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할 시 월급을 덜 받는 대신 눈치안보고 휴가신청을 할 수 있으며, 복직에 어려움도 없다는 것이 솔깃하게 들렸답니다.
더 부러웠던 점은, 자신을 위한 투자로 여유롭게 해외여행과 휴식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회사에서 정해놓은 휴가기간 외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가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면 아무래도 회사 눈치를 많이 보게 될 것이고, 회사측에서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퇴직하기를 바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ㅣ. 해외여행이 되는 유럽대륙의 장점
섬을 제외한 유럽의 각 나라가 육지로 이어져 있어서, 열차로 쉽게 다른 나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거창하게 혹은 부담스럽게 해외여행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 문화와 환경도 부러운 점이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그리고 대륙으로 이어지는 북한과 자유로운 왕래를 할 수 없는 처지라서,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도 배나 비행기를 이용하기에 해외여행이라는 부담을 느끼며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게 되지요. 우리와 달리 유럽은 이웃나라를 다녀오는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몇나라 정도 돌아보는 것은 당연시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대륙,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대륙처럼 느껴짐과는 참 대조적으로 들렸습니다.

 


우리딸 40여일간의 유럽배낭여행으로 유명한 관광지나 딸이 원했던 곳을 중심으로 이동한 나라가 대충 10여개국이라고 하니 유럽대륙의 장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을 거쳐 중국, 혹은 러시아를 거쳐 대륙으로 잇는 여행이 가능한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유럽에 대해 부러운 점을 나열하긴 했으나 딸은, 유럽이 다 부러웠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만이 가진 좋은 점도 많다며, 나라마다 가진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부부에게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는 딸, 여행을 통해 부쩍 더 성숙해졌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딸이 찍은 파리의 에펠탑 주변을 보노라니, 서울의 광화문 광장이 떠올려졌습니다.
도시속의 쉼터 공간과 우리네 심적 여유가 유럽과 많이 다름을 딸의 통해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