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한 두바이공항
지난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40여일간의 유럽배낭여행(동유럽 제외)을 다녀왔던 딸이, 여행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을 추억하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떠나기 전 여행을 계획하며 설렘과 기대감으로 들떴던 딸의 여행은, 우리네 해외여행(여행사 패키지 상품이용^^)과는 달리 가이드없는 자유여행이었던 탓에, 인터넷으로 대충 자신이 겪을 미지의 환경에 대해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당황했던 일이 있었다며 털어 놓았는데 5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일
ㅣ. 유스호스텔에서 본 유럽청년의 잠옷
한인민박만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고, 그 외엔 현지에서 유스호스텔을 이용한 딸은 가장 당황스러웠던 일로 이곳풍경을 꼽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방을 빌려쓰는 게 아니라, 도미토리룸이라 하여 침대를 빌려쓰는 개념의 유스호스텔로, 남녀 따로 사용하는 룸이 있는 곳도 있지만,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침대만 따로 사용하는 곳에서 유럽청년의 복장을 보고 무척 당황했다고 합니다.
공동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팬티만 입고 왔다갔다 하다가 자는 서양청년, 나시티나 반팔티 차림으로 팬티를 가린 서양여성이라면, 반바지에 반팔티 차림새는 남녀를 막론하고 동양인으로 구분되더랍니다.
별생각없이 침대를 찾아 룸에 들어갔다가 울딸 털복숭이 가슴을 내놓고 팬티만 입고 있던 서양청년과 딱 마주치는 순간, 울딸은 멈칫했고 멍해졌답니다.
ㅣ. 자연스런 인사와 그들의 인사법
우리는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반면에, 유럽여행을 통해 본 서양인들 대부분은 그저 시선만 마주쳐도 꺼림김없이 "Hi~"로 인사를 하더랍니다.
첨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그냥 웃었고 되도록이면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못본척 했다네요. 특히 배낭을 메고 다니노라니 비슷한 여행객이 곁으로 와서 인사를 하며 말을 거는 사람으로 인해 울딸 첨엔 땀삐질 흘렸다네요.
하다못해 한인민박을 이용하다 첨으로 유스호스텔에 투숙하러 들어갔던 룸의 침대 중 2층을 배정받아 조심스레 올라가려는 데, 인기척에 깬 팬티차림의 서양청년이 "Hi~"하고 인사를 하는 바람에, 우리딸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의 인사법도 당황스럽게 했는데요.
배낭여행 도중 우리딸처럼 배낭여행을 온 서양청년과 몇차례 같은 곳에서 마주치자, 좀 안면이 있다고 넙죽 끌어안으며 인사를 하려고 해서, 이 또한 첨엔 무척 당황스러웠답니다. 짧은 영어로 물러서며 우리 나라에서는 그러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하자, 조심스레 유럽에선 유럽인사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양해를 구하더랍니다. 이후 울딸 조금씩 뻔뻔해지면서 그 문화에 젖어들었다네요.
ㅣ. 남녀 구분없는 흡연모습
우리 나라의 젊은 여성중에도 흡연인구가 있기는 하지만, 서양처럼 남녀가 동등하게 같은 공간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에 울딸 이 또한 당황스런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건물내엔 철저하게 금연구역인 유럽에서는, 건물 밖 어디에서건 성인 남녀(애들만 빼고)가 담소를 나누며 함께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답니다.
우리 나라도 모든 건물내(화장실 포함) 금연구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들 중에는 화장실에 숨어서 흡연의 흔적으로 냄새를 남겨 머리아프게 하거든요.
ㅣ. 길에서 구입한 과일 그냥 먹는 유럽
마트 혹은 노점상에서 구입한 과일을 닦지도 않고 그냥 먹는 모습을 본 딸이
"씻어서 먹어야죠?"
했더니
"유기농으로 키운 과일이라서 그냥 먹어도 돼."
태연한 그들의 행동에 오히려 울딸이 당황했다네요. 아무리 유기농으로 키운 과일이라고 해도 포장되어 있지 않았기에 딸은 찝찝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l. 게이 퍼레이드와 과감한 애정표현
길을 걷던 중, 울딸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게이 퍼레이드를 보게 되었답니다.
그들의 상징인 레인보우 깃발과 옷차림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여 남녀가 엉키어 시가지를 누비는 광경과 함께 과감한 애정표현이 울딸을 무척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정면으로 볼 때는 오히려 울딸이 거북해서 시선을 피했고 카메라도 들이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기회가 온다면 당당하게 카메라에 담을 것이라고 하는데요.ㅎㅎㅎ 하지만 언제 또 기회가 올련지요.
짧은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온 딸이 유럽문화에서 느낀 당황스런 경험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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