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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맛집

산야초 효소를 이용한 약선음식의 농가맛집, '농사꾼의 집'

 

우리 고장에는 지금 제 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1 8.11~16)가 열리고 있다.
해마다 들뜬 마음으로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던 내가, 금년에는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별관심을 보이지 않자 남편이 걱정하며 몸보신을 시켜주겠노라며 외식을 청하기에 따라나섰다.


봄에는 벚꽃축제가 열리고, 여름에는 음악영화제가 열리며, 평소엔 드라이브코스로 아주 좋은 청풍호반을 향하는 길목이자 시내외곽지 산기슭에 자리잡은 농가맛집은, 대로변 들판에 지어져 눈에 쉽게 뛴다.


입구에 들어서자 장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며 우리를 반긴다.


주인부부가 손수 흙벽돌을 찍어 3여년에 걸쳐 정성스레 지은 집의 일부가 손님맞이 식당으로 쓰이고 있었다.


'인연입니다. 이문을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축복받은 분이예요.'
맞는 말이다. 외식할 여유를 가진 내 삶에 감사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매스컴을 탄 식당이었다.



주인장이 직접 정성스럽게 재배한 약초와 유기농 채소가 음식재료로 쓰일 뿐 아니라, 여러가지 약초달인 물로 밥을 짓는다고 한다.


실내한쪽 벽에는 갖가지 약초로 만든 발효액과 약주가 진열되어 있었다.
산야초효소발효액
자연에서 자라난 산야초를 채취하여 장기간 발효숙성 시킨 농축원액.

농가맛집 '농사꾼의 집'은 다양한 효능별 산야초 발효액을 담가 음식을 만들 때 천연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다.


주문(약초쌈밥정식 1인분 15,000원)을 받은 종업원이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기에 밖으로 나와 둘러보았다.
상차림에 쓰일 채소를 손수 챙기시는 주인장의 모습이 보인다.
주방에선 안주인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데,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했던 남편을 위해 차리던 밥상이 발전하여 식당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농약을 치지 않은 자연농법으로 지은 채소와 열매는 상품성으로는 좀 떨어질 지 모르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음에 자부심을 가진 주인장이 방울 토마토를 건네신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남편이 부른다.


상에 차려진 많은 반찬의 종류를 보고 
  '무슨 반찬을 만들까?'
때마다 고민하는 나로써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몇가지야?'

접시에 차려진 반찬수가 무려 29가지...
 


맛을 음미하며 주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려 애썼지만, 알아내지 못한 반찬이 몇가지 있을 정도로 참 다양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신 안주인의 솜씨에 감탄했던 시간이다.
반찬의 맛은, 우리부부 입맛에 맞는 것도 있고 생소한 맛으로 인해 입맛에 맞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적은양의 반찬을 하나도 남김없이 골고루 다 섭취했다.


 

대추넣은 돌솥밥 색깔이 노랗다. 약초달인 물로 지은 밥임을 알수 있다.
맛? 약간 단듯하면서도 쓴맛이 아주 아주 약하게 느껴진다. 울남편의 경우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는 게 없다고 했다.


밭에서 금방 뽑아서 씻은 쌈재료가 된 야채와, 우리 나라 시골에서 발효된 된장의 고유한 내음과 맛이 후각과 미각을 유혹한다. 
같은 방식으로 된장을 담아도 시골에서 혹은 도시에서 그리고 아파트에서 발효되는 된장맛이 각기 달라 우리부부는 시골의 장맛이 늘 그리웠는데, 농가맛집 '농사꾼의 집'에서 그리도 그리워했던 시골의 장맛에 매우 흡족했다. 
주재료가 같아도 천연조미료로 쓰이는 산야초가 색다른 맛을 창조해 냄을 내 미각이 느꼈던 곳이자, 설거지거리가 많음에 염려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