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웅담이라 불리는 우렁이로 만든 '우렁쌈장'

벚꽃으로 타지인을 유혹하는 청풍에서는 봄이면 '청풍호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아이들 어릴 적에는 도시락을 준비하여 나서느라 분주했건만, 어느새 우리 부부 둘만의 나들이가 된 지금은 아무런 준비없이 편하게 나섭니다.
그리고 식사때가 되면 머물게 되는 곳에서 외식을 하곤 하는데, 그동안 청풍에서는 한번도 외식한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잠깐 잠깐 다녀가는 정도였나 봅니다.

금년 방문에서는 이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벽에 걸린 메뉴을 보다가 뜻밖에도 맛집으로 추천된 식당임을 알게 되었고,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
 

간판옆에 붙여둔 현수막을 미처 보질 못하고 들어간 식당이었지요. 식당을 나서며 한 컷 담았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행사장과 가까이 있기에 무작정 들어갔다가, 특별히 눈에 띄는 메뉴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렁상추쌈밥~

주메뉴가 나오기 전에 반찬이 차려졌습니다.
도토리묵, 버섯볶음, 김가루볶음, 배추된장무침, 깻잎짠지, 우엉조림, 외 김치...
반찬류는 우리집과 비슷한데, 이 식당 반찬에서는 전체적으로 윤기가 찰찰 흘러 식욕을 돋굽니다.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먼저 깻잎 한장을 떼어 밥위에 얹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깻잎짠지는, 지난 해 채취하여 소금물에 삭힌 후 장독에서 꺼내어 깨끗한 물에 몇차례 헹군 다음, 양념을 하기 때문에 깻잎 특유의 맛과 향, 그리고 씹는 질감이 살아 있습니다.
투명하게 비치는 밥을 보며 깔끔함에 반합니다. 쪄서 익힌 깻잎과는 맛의 차이가 확실히 다릅니다. 밑반찬만으로도 입맛이 당기는데,

풍성하게 쌈야채가 놓여집니다.

이어서 주메뉴인 우렁이쌈장이 등장했습니다.
파와 마늘 다진 것 아래엔, 잘게 썬 각종 야채와 우렁이 그리고 된장인지? 청국장인지? 모를 장이 뚝배기에 담겨 있습니다. 종업원이 불을 켭니다. 물기가 하나도 없어 보이기에
 "이거 타지 않아요?"
하고 물었더니
 "자체에서 물이 생깁니다.^^"
잠깐 볶더니 무언가를 가지고 와서 뚝배기에 넣습니다.

 "이게 뭐예요?"
 "들기름입니다. 이걸 넣으면 더 고소하지요.^^"

불위에서 물기없이 볶인 쌈장입니다. 역시나 윤기가 흐릅니다. 이 쌈장에서 윤기가 나는 이유는 들기름 덕분이지 싶네요^^

시간이 좀 지나자, 이렇게 물이 생기며 자작하게 볶인 느낌을 줍니다. 종업원이 와서 불위에서 내려놓으며 먹어도 된다고 한 후, 시금치 된장찌개를 불위에 얹어줍니다.

쌈장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하나는 우렁쌈장으로 또 하나는 시금치된장찌개로 푸짐합니다.

우리 부부는 날 것이던 삭힌 것이던 상관없이 깻잎 참 좋아합니다.
깻잎쌈에 밥을 얹고 그 위에 우렁쌈장을 넣어 한입 넣습니다.
 '아, 이 오묘한 맛~!'
솔직히 된장맛인지 청국장맛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두가지 맛이 다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들기름을 첨가한 탓인지 고소하면서도 우렁이가 씹히는 쫄깃함이 참 독특하게 입안에 퍼졌습니다.

보쌈집에서 각종 견과류나 과일을 첨가하여 만든 쌈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우렁이쌈장입니다.
견과류의 고소함이나 씹히는 맛과는 다른 차원의 고소함과 씹히는 맛의 독특함에 빠진 우리 부부는 쌈장뿐만 아니라 야채도 반찬도 남김없이 다 먹었습니다. 울남편 공기밥 추가하여 이렇게 우렁쌈장으로 비벼먹으며 연실 미소를 짓더군요.

  

"여보, 아까 식사할 때 왜 내내 미소지었어?"
"맛있어서^^"
"어떤 맛이었는지 구체적으로 표현 좀 해봐."
"어 뭐라고 할까.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것이 아주 입에 착착 감기더라."
남편 못지않게 저 또한 아주 만족한 식사였습니다.

우렁이 효능
칼슘과 철분, 비타민C 등이 타 어패류보다 10배 이상 함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렁이가 분비하는 점액질에는 여성의 피부노화를 방지해주며, 위궤양. 십이지궤양을 치료하는 비타민U도 들어 있어 에로부터 신비한 어패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황달을 예방하고, 간기능회복과 골다공증, 당뇨병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술 해독작용도 뛰어나고,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의 갈증을 없애주거나, 구역질과 구토증에 효과가 있으며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황달 복수 부종 눈병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우렁이의 효능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식사를 했지만, 풍부한 영양과 효능으로 말미암아 물속의 웅담이라 불리는 우렁이의 진정한 효과는, 남편이 우렁쌈장을 곁들인 식사를 하는 내내 맛에 취해 아주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는 것으로 확실하게 증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