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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동해안 오징어는 옛말이 되어버린 주문진시장의 주말 풍경




지난 주말 1박2일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주문진 수산시장을 거쳤다. 내륙지방인 우리 고장(제천)사람들이 가까운 바다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강원도 동해안을 여행지로 정하고 떠날 때나 돌아오는 길에 들르지 않으면 허전하게 여길 정도로 애용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서 지인을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다. 주말이라 무척이나 북적대던 날에 우리 일행처럼 가을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다른 팀과 마주쳐 반가움의 인사를 나눴다.

삶에 지쳐 의욕이 떨어져 우울할 때 일부러라도 시장을 찾아가 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재래시장에서도 북적대는 틈으로 활기를 느낄 수 있지만, 바다내음 물씬 풍기며 풀쩍대는 생물이 주를 이루는 수산물 시장이 내뿜는 활력은 지친 우리에게 새 힘을 불어넣기에 더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더구나 주문진 수산물 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주말이면 더욱 더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소로 안성맞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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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형성된 노점상도 많았지만 어찌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던지 사람들 사이로 밀리는 것이 싫어 발길을 시장으로 돌려, 주말손님은 대부분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한 주문진 수산물 시장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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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버스 주차장은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포화상태를 이루고, 승합차 혹은 승용차가 주차한 2층도 만원사태로 수용인원을 넘기고도 남았으니 주말 수산물시장은 그야말로 생생한 삶의 현장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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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좁은 통로사이로 오토바이도 다니고, 짐수레도 다니고 사람들도 다니는 형국이니 구경하다 비켜서고 사람과 사람들이 부대끼며 스침이 좋다.
냉장고에 저장할 공간만 있었더라도 매운탕거리와 찜거리로 이용할 수산물을 가득가득 사고 싶은 충동이 일어 억누르고 있는데, 남편이 고등어구입을 종용한다. 홈쇼핑으로 구입한 고등어와는 물이 다르다. 오통통한 고등어는, 진공포장에 의해 납작해진 고등어와 비교되면서 구미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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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에서 본 대게와 비교된다. 꽃게아닌 대게는 확실히 영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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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부탁이 떠올라 오징어를 구입하려고 했다.
혹시라도 이곳에 들르게 되면, 꼭 오징어회를 사오라고 했다. 오징어회덮밥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딸을 위해 기웃거렸는데, 오징어가 얼마나 안잡힐길래 싸게 여길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더 황당한 것은, 오징어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 끼워서는 팔아도 오징어만은 팔지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두마리에 만원하는 오징어. 차라리 다른 횟감을 구입하는 게 소비자인 우리에게도 이익이라며 상인이 도리어 말리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동해안~! 하면 먼저 오징어를 떠올리던 일이 옛말이 된 느낌이 들어 무척 서운했다. 이상기온탓인가 보다. 잘 잡혀야 할 오징어량이 예전같지 않아 걱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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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는 결국 다른 해산물속에 곁들여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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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을 떠는 아주머니의 손이 무척이나 바쁘다.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횟감으로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유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선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싱싱한 회는 연실 군침을 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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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못지않게 즉석 생선구이도 인기가 높다. 식당이 즐비한 골목에선 생선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모처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담소가 시장의 열기를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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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대는 시장을 빠져나오는 일이 쉽지가 않다. 사람도 차도 서로 엉켜 질서없는 장면을 연출하는 시장풍경이 평소와 달리 언짢게 느껴지지 않음은, 휴일이 준 여유탓일 것이다. 모처럼 느림의 미학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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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차 운전자는 바쁜 모양이다. 손까지 내밀어 자신의 화를 드러내지만 그렇다고 질서가 금방 잡히지 않는다. 지켜보노라니 뒤엉킨 차량에도 흐름이 있었다. 그 흐름에 따라 차가 움직이면서 서서히 질서가 잡히는 주문진 수산시장의 주말풍경은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정겹게 느껴진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