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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여고생 기숙사 방문한 언니, 더러운 환경에 놀라다



몇년전, 우리고장에도 고등학교에 기숙사가 생겼다. 타지에서 통학하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통학시간을 줄여 공부에 더 매진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돕는 취지가 더 강하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학사에 기거할 수 있는 특권을 먼저 부여했기 때문에.
간혹 선택받은 학생들 중에는 통학이 더 좋다며 거절하기도 했으나 선발되는 아이들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학부모사이에는 학사에 지내는 자녀가 있다면
 '아~ 그집 아이가 공부를 좀 하는구나.'
하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고, 아이들 간의 경쟁심은 좋은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으며, 외지에서 통학했거나 하숙을 했던 아이에게는 도움이 컸다. 그러나 기숙사비용이 공짜가 아닌점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울아들 고교시절에 먼저 남학교에서 학사건립이 추진되었고, 몇년간을 지켜본 여학교에서 작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금년에 완공하여 입주를 시켰다. 같은 학교 출신인 언니가 기숙사에 지내는 동생이 사용할 물품을 갖다주려 방문했다가 방안 풍경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4인이 사용하는 실내는, 정리정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저분하게 보였는데, 집에서 보던 평상시의 동생과 다른 모습에 언니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홀로 사용하는 방이라면 그 아이의 성격이 그대로 보인다고 하겠지만, 4명이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 협조하지 않으면 깔끔한 환경을 만들기가 쉽지 않단다.
더구나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청소할 시간있으면 책이라도 한번 더 보거나, 혹은 비록 짧은 잠이라 할지라도 단잠을 더 자고 싶어하는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해못할 것도 없지만, 언니눈에 비친 후배들의 환경이 너무 지저분한 점에 놀랐다고 전한다.

환경을 보면 사용자의 성격을 알수 있다.
ㅣ. 깨끗하다.
당번을 정하던지 규칙을 정해놓고 서로 깨끗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한다.
ㅣ. 지저분하다.
편한대로 자유롭게 지낸다. 이런 경우, 깔끔한 성격의 아이는 견디기가 쉽지 않지만 곧 적응된다. 청소를 혼자 하다가 지치게 되니까.

창문을 열어서 환기도 시켜야 하는데, 아이들은 이 또한 생략하는 바람에 여학생 방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냄새까지 나서 요즘 애들 표현을 빌려 '확 깬다'는 것이다.
방에 국한된 실내뿐만 아니라, 샤워실 화장실 등...얼마나 더럽게 느껴졌는지, 오죽하면 기숙사없는 두개의 학교를 관리하는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진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지저분함에 놀란 선생님이, 여고생들에게 제발 좀 기숙사생활을 깨끗하게 하라고 간청하지만 도저히 바뀌지 않나보다.
아이들에게도 학부모에게도 부탁하나 본데, 이 소식을 들은 엄마나 당사자인 아이들의 생각이 나뉜다.
ㅣ. 공부만 해라. 하자.
아이들이 겪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다른 일상은 외면되어도 괜찮다. 공부만 하면 되지 무슨 청소냐... 그 시간에 책을 봐야지.
ㅣ.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
공부도 중요하고 깨끗한 환경도 중요하다. 잠깐 시간내서 너희들이 사용하는 방은 스스로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했으면 좋겠다.

여학생 기숙사는 깨끗할거야?
절대 아니다. 사용자에 따라 깨끗할 수도... 지저분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