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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노인요양사로 일하는 올케의 말이 짧아진 이유


노인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작은올케는, 추석연휴에도 근무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주.야 교대근무로 저녁에 출근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까? 차례를 지내고 큰댁을 나서 친정엄마를 보러간 길에 잠깐 만날 수 있었는데요.
올케가 이 일을 시작한지도 일년하고도 반년이 지나고 있으니 이제 초보딱지는 뗄때도 되었건만, 올케가 근무하는 곳이 힘든 탓인지 새로운 후배가 들어와도 며칠 견디지 못하고 나가버려, 후배없는 올케는 여전히 초보로 통하고 있답니다.

올케는 노인요양사로 일하면서 문득 자신을 돌아보니 가장 큰 변화가, 자신의 말이 짧아진 점과 목소리가 커졌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말이 짧아지다니...'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들 대부분이 가는 귀가 멀어서 잘 들리지 않는 관계로, 말을 길게 하면 잘 통하지 않아 여러번 반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군요. 올케가 처음 일을 배우러 실습현장에 머물때, 선배 요양사들이 사용하고 있던 말투가 예의없이 여겨졌었다는 올케, 지금은 자신도 예의없는 듯한 그 말투를 사용하고 있어 놀랐다며 털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엔 올케가 할머니 식사시중을 들때
 "할머니~ 식사시간이예요."
라고 했답니다. 그러면 할머니께서
 "으... 뭐라구?"
할머니가 못 알아들으신 거 같아서 다시
 "할머니 진지드세요."
하고 크게 말을 하지만, 이 또한 잘 통하지 않아 말을 줄여
 "할머니 진지."
하다가 최근에는
 "할매, 밥"
하면 금방 알아들으신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일이 다 떠서 먹여 드려야 하는 분들이고, 사소한 것도 시중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쁜데, 간혹 무슨 일로 서운했는지? 혹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 자식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수 없는 이유로 밥을 안먹겠다고 떼를 쓰시는 분이라도 계시면 곤혹을 치르기도 한답니다.

치매나 건강상의 문제로 집안 어르신을 노인요양원에 모셔다 놓고 면회를 가셨을 때, 어르신을 돌보는 요양사가 하는 말투를 들어보셨나요?
대부분의 경우, 반말을 사용하고 있음을 볼수 있을테고, 때에 따라서는 아주 큰소리로 할머니께 말을 건네는 요양사도 볼수 있을텐데요... 혹시 거북하진 않으셨나요?
현장에 근무하는 우리올케의 경험에 의하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주 버릇없이 느껴지는 말투로 인해 불쾌감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요양사가 어르신께 건네는 짧은 말에는
첫째, 소통이 잘된다!
둘째, 친근감이 있다!
로 통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