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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시낭송회에 초청된 중국동포 문인이 남긴 감동의 인사



"문학아! 얼굴 좀 보자"

문학이가 누고?
얼핏 '문학'이란 이름을 가진 친구를 그리워하는 듯한 문구가 참 인상적이었던 '시낭송회'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고장의 문인과 각계각층의 명사(?), 그리고 시낭송가가 참여하여, 자작시 혹은 시인들의 시를 낭송하는 행사로, 가을밤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잔잔한 설레임을 맛본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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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시낭송회 자리도 처음이고, 무대위에서 낭송해보기도 처음이라는 우리고장의 시장님이십니다.
자작시 '등굽은 소나무'를 낭송하셨는데,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가 많은 의림지가 클로즈업되면서 인구감소로 고민하시는 시장님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외 시인. 수필가. 각계각층의 명사. 시낭송가가 출연하여, 자작시나 애송시를 낭송하므로 가을밤의 정취를 돋우었고, 특별출연처럼 느껴졌던 군인의 낭송시, 모윤숙 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는 언제 들어도 그 애잔함을 건드리며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산사에서 펼쳐지는 시낭송회에 비하면, 좀 삭막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 운치는 덜했지만, 그래도 시는 언제 들어도 언제 암송해도 우리네 마음을 촉촉히 적시며 윤기나게 해 줌이 좋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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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에서 활동하시는 원로시인이 소개되었습니다. 존경의 박수소리가 커집니다.
청소년들에게 인터넷도 좋고, 핸드폰 문자도 좋지만, 친구에게 육필편지를 쓴다든가 겨드랑이 사이에 시집을 끼고 벤취에 앉아, 시한편 감상해보는 여유와 고전을 가까이 접하기를 권하셨습니다. 저는 제 학창시절의 고운 추억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서 참 소중히 여겨졌습니다. 당사자인 요즘 애들은 어떤 생각인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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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출연으로 색스폰연주와 한국무용을 선보였습니다. 중저음의 악기로 색스폰은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악기로 여겨졌습니다.

동양일보주최로 10년째가 되는 이 행사는, 충북의 시.군을 순회하며 10월을 수놓습니다. 동양일보에서 매년 이맘때면 중국 연변의 문인들을 초청하여 문학교류의 장으로써 이질감의 간격을 좁히려 노력하고 있는 뜻있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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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에서 온 중국동포 문인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신문사. 방송사 .잡지사. 학교 등에서 근무하며 글쓰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자기소개와 함께 시를 낭송하거나 간단한 인사, 초청에 대한 감사와 소감을 곁들였는데, 저는 뜻밖에도 이분들 중에 한분이 남긴 인사에 감동먹어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가슴한켠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사진으로 맨오른쪽에 서있는 시인(여자분)으로 마지막으로 소감을 밝히는데, 그녀의 인사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처음와서 느낀 점을 3가지로 요약해서 전했습니다.
ㅣ. 깨끗했습니다
거리도 깨끗했고, 공원도 깨끗하고 사람들과 차들이 많아도 깨끗한 환경이 참 좋았다고 합니다. 이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연변환경과 비교가 되었을 것이고, 우리나라 안내자가 소개하는 일부만 방문했을테니 당연히 깨끗한 환경만 봤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를 보고 깨끗하다고 느꼈다니 오히려 제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끗한 곳은 깨끗하지만, 지저분한 곳도 많기 때문입니다.
ㅣ. 부드럽습니다
중국물이 그다지 좋지 않은가 봅니다. 머리를 감아도 샤워를 해도 물이 너무 부드럽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씨도 무척 부드럽고 따뜻하게 들려서 그 친절함에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ㅣ. 아름답습니다
풍요로운 산과 들이 아름다웠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문화적인 정서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녀는 초청해 주심을 감사하며 일정을 마치고 중국에 돌아가면, 한국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제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국어교사로써 우리말을 사랑하며 가르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오래도록 행복한 추억을 음미하겠노라고 하는데... 이 말에 저는 감동먹고 하마터면 울컥하여 눈물을 보일 뻔 했습니다.
시낭송의 감상으로 얻은 감동보다도 더 진하고도 강하게 와닿았던 이유는, 소중한 것에 대한 의미를 잠시 잊고 지냈던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좋은 것만 담고가서 제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하는 그분의 진심이 애잔하기도 했던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