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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찾아서

흉가로 알려지며 담력테스트장이 된 '늘봄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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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의 작은 2차선 도로옆에 2층으로 지어진 식당이 하나 들어섰습니다. 우리부부는 이곳을 지나치며
 "뭐 이런 곳에 장사가 되나?"
하고 의문만 품었을 뿐, 한번도 식사를 해본 적이 없었던 '늘봄갈비', 그리고 기억에서 잊혀졌는데......
어느해 이곳을 지나다 보니 텅빈 식당은 흉하게 변해있었고, 2002년 쯤엔가? 2004년 쯤엔가? 방송을 타면서 이곳은 귀신의 집인양?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귀신이 산다? 안산다?를 논하며 온갖 소문이 돌았던 탓이죠.
위치는 충북 제천시 봉양면 명도리
우리 고장에 있지만 정작 고장의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던 곳으로,
 '왜 저렇게 흉하게 변하도록 시에서 그냥 방치하는걸까?'
오히려 불만을 표했던 곳이, 방송의 힘을 받아 유명해지는 바람에 웃음을 짓게 되는 곳이자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어제는 더위를 피해 탁사정으로 가던 길에, 그곳(늘봄갈비)과는 약간 떨어진 거리지만 고속도로 다리아래서 찰옥수수와 감자떡을 파는 사람이 있어서 접근해 볼 용기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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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때는 장사가 그런대로 되다가 주인이 몇번 바뀌면서 장사가 되지 않자, 마지막 주인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야간도주하는 바람에 식당은 기능을 잃었고, 이곳을 지나치던 고철장수가 주인잃은 빈 식당에서 쓸만한 것들을 뜯어가는 바람에 엉망진창이 되면서 흉물스럽게 변한 곳입니다.

흉가처럼 보이니 당연히 접근하기 꺼려지는데요. 이곳이 흉가로써 어떤 곳인지 취재한 방송 외주제작사의 작가 체험담이 널리 퍼지면서 두려움의 장소로 알려져, 용기와 담력테스트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온갖 소문들이 진실하고 다름을 알면서도 가끔 이곳을 지나칠 때면 내기를 하곤 하지요.
 "들어갔다 나올수 있는 사람?"
아직 제 주변사람들 중에는 들어갔다 나올 용기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울남편은 오히려 저보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오면 제 소원을 다 들어준다며 허세를 부리고... 저는 귀신이 사는 집이 아님을 알면서도 발길을 안으로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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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모습의 정면은 멀리서 찍고, 주차장에 내려서는 막상 입구모습을 정면에서 찍을 용기가 나지 않더군요^^ 여름철이라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에워싸고 있습니다. 겨울철엔 꽤 을씨년스러워 더 무섭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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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용기를 뽐내며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1층에도 2층벽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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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천정에 어떤 여인의 억울한 시체가 있을것 같다는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천정을 뜯었다는 흔적도 있구요. 지하실에 고인 물속에는 또 어떤 남자의 시체가 있을 거란 소문도 있었기에 모방송사에서는 펌프 장비를 동원해 물을 퍼냈기도 했던 곳입니다. 쓰레기외에는 발견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을 방문한 스님이나 퇴마사는 여러가지 추측을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방문자들의 이상한 체험담까지 소문으로 나돌아 더 호기심을 자극하며 흉가로써의 유명세는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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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좋지 않은 곳에 자리잡아 이런 흉가가 되었다는 소문의 일부로 뒷편에 있다는 산소는 우거진 풀숲에 의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떨었습니다. 체험자가 뭘 봤다는 것처럼 제 눈에도 혹시 뭔가라도 보이면 어떡하나... 부들부들...
주차장에 저만 내려놓고 차안에서, 혼자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 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남편과 딸을 생각하며, 오기로 버티며 건물 뒷편까지 돌아보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휴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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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갈비 건물 뒷편에 초라하게 자리잡고 있어 흉가 소재에 등장했던 옛 교회는, 반대편 500여m 맞은 편으로 새로 지어 옮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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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주민들은 여러가지 소문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지만, 체험자들의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 말에는 또 다른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철거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시에서는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나, 흉가로 알려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관광코스로 남겨두기로 한 것 같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정리하는 동안 유난히 오른쪽 어깨가 아파옴을 느꼈습니다. 짓누르는 듯한 통증... 혹시 이 같은 통증이 방송작가가 경험했다는 그것!? 설마 아니겠지요.^^

흉하게 변해버린 건물을 통해 사람들의 체험이 난무한 가운데, 귀신이 있다? 없다?문제는 각자의 상상일 것입니다. 주변에 장사하는 아주머니도 있으니 남편과 저, 딸까지 셋이서 손을 꼭잡고 들어가 보자는 의견은 냈으나 우리 서로 용기를 내지 못해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덧붙임.
우리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힘을 주고는
 "엄마, 오늘 엄마블로그에 방문자수 꽤 늘겠어요^^"
 "왜?"
 "귀신들이 슬그머니 들어와서 조회수 올려놓고 갈거야.ㅎㅎㅎ"
하고 깔깔대며 웃는데... 왜 저는 갑자기 오싹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