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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올케가 노인요양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던 때가 작년 봄, 그 당시 실습생이었던 올케는 실습이 끝나자 마자 바라던 대로 취직이 되었고 일을 한 지가 1년정도 되었습니다. 힘든 점도 있지만 불편하신 할머니의 손발이 되어드리는 일이 보람되기도 하고, 또한 가계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고 하니 올케가 참 고마웠습니다.
지난 주말 친정행사에 갔다가 야간근무를 끝내고 퇴근한 올케에게서 요양원에서 겪게 된 다양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아파도, 기분이 우울해도, 곧바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할머니가 계신 반면에, 상대방을 너무 배려한 나머지 무조건 참으시는 할머니도 계셔서 시중드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ㅣ. 시도때도없이 무조건 요양사를 부르는 할머니
일을 하고 있으면 무조건 요양사를 불러서 시키는 할머니가 계신데... (요양사를 선생님으로 부른답니다)
 "O새엠~"
 "예."
하고 일을 하다말고 자신을 부르는 할머니를 향해 돌아서면 손짓으로 오라고 하시는데, 하던 일을 마저 마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서
 "할머니 말씀하이소."
하면 무조건 손짓으로 오라고만 하신답니다. 그래서 뭔가 비밀스럽고 급한 일인가 해서 다가가면
 "이불 좀 덮어줘."
혹은
 "배게 바로 좀 놔줘."
때로는 팔만 뻗으면 집을 수 있는 가까이에 있는 물품을 손에 쥐어달라는... 등.. 아주 사소하고도 자신이 충분히 할 수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일하고 있는 요양사를 불러서 시키신답니다.
ㅣ. 자녀에게 매일 전화걸어달라는 할머니
어떤 할머니는 자녀가 전날 다녀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와달라는 부탁을 하라고 시키는 할머니가 계신답니다. 그래서
 "할머니, 아들이 어제 다녀가는게 봤는데예..."
하고 상기시켜주지만 그래도 막무가내로
 "어서 전화걸어. 다녀가라고 해."
할머니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아무리 할머니부탁으로 전화를 하는 거지만 자녀분쪽에서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요양사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할머니의 성화에 안걸수도 없고... 쉴새없이 아들이 보고싶다고 떼쓰시는 할머니, 그러나 아들이 막상 할머니앞에 와있어도 할머니는 별로 할말이 없어 우두커니 앉아있기만 하는 경우와, 바빠서 못오니 요양사가 알아서 해명해달라는 부탁을 오히려 받게도 된답니다.
ㅣ. 자녀와 요양사를 너무 배려하는 할머니
위의 유형과는 달리, 웬만하면 요양사나 자녀신세 안지려고 배려하는 할머니도 볼수 있는데, 약간의 도움에도 항상
 "고맙다. 수고한다. 괜찮다."
로 안심시키려하는 할머니는, 아픔까지도 참다가 대상포진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요양사가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 할머니는 끝내 말하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기만 했을 정도로 지나치게 타인을 배려하는 할머니도 볼수 있답니다.
ㅣ. 할머니시중을 다 들어주는 올케, 요양사로부터 듣는 충고
실습생 시절을 제외하곤 규칙적으로 일하는 규모가 큰 요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는 올케는, 할머니가 부탁하는 시중은 될수 있으면 다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랍니다. 그러다보니 함께 일하는 다른 요양사로부터 충고를 듣곤 하는데... 예를 들어
기분이 우울해진 할머니가
 "죽어야지. 이렇게 살아서 뭐해..."
하면서 밥먹기 싫다고 외면하면, 올케는 어린아이 달래듯이 달래며 떠먹이기도 하나 봅니다. 할머니들이 요양사를 비교하기도 하고, 다른 요양사가 근무할 때는 조용하게 잘 계시던 할머니가 올케 근무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리다 나타나면 활기를 찾는 분도 계셔서 다른 요양사들의 충고를 받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것만 사무적으로 하기에는 할머니들이 너무 불쌍하고 안쓰럽게 여겨져 외면할 수 없답니다.
l.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힘겨운 이유
정신은 맑으나 거동이 불편하시고, 필요로 할 때에 바로바로 시중들어줄 가족이 없어서 요양원에 오신 할머니들이지만 이같은 모습을 지켜보는 올케는 늘 마음이 짠하답니다.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들끼리 모여 침대에 누워 지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허해서 그런지 끊임없이 뭔가를 자꾸만 시키면서 관심을 끌려는 할머니의 행동이 안쓰럽고 안타깝다는 올케, 저도 올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가슴 한켠이 짠해졌습니다.

우리네 인생 끝자락의 모습으로 다가옴과 동시에 저는 노후에 어떤 할머니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건강하게 살다가 가족들 품에서 이세상을 하직하면 더없는 행복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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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2010.06.24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지 않아도 그들의 고충을 듣고나서,
    아내도 요양보호사 한다고 하다가 포기한 이유지요.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0.06.24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말 들을때마다 맘 아픕니다.
    어머님생각나서...
    치매에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고 계시니 말입니다.

    잘 보고 가요.

    그저 건강하게 살다갔음 하는 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