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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유부남을 사랑한 질녀의 안타까운 결혼문제

타도시에 살고 계신 형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 설명절에 뵙고, 얼마전 집안의 행사문제로 전화를 나눈지 얼마지나지 않았기에 무슨일인가? 좀 의아했는데... 형님은 아주 심각한 문제로 어렵사리 전화를 하셔서 저희 부부의 의견을 듣고 싶어하셨지만 딱히 좋은 생각이라고 내놓을 처지가 되지 못함이 안타깝습니다.

큰댁 형님에게 2남1녀의 자녀가 있습니다. 모두 성인이며, 중간에 딸인 질녀를 제외하고 조카둘은 이미 결혼하여 자녀까지 둔 상황이기에 30대 중반으로 미혼인 질녀가 늘 안쓰러웠는데... 최근에 결혼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기뻐하고 축하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결혼상대자가 못마땅하여 형님께서 고민고민하시다가 자존심 엄청 강하신 면을 접고는 저희 부부의 의견을 참고하고자 하시는 하소연에 가까운 전화였습니다만 도움을 드리지 못함이 죄송합니다.

질녀에게 몇년전부터 남자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총각이라면 이런 저런 것 따지지 않고 서로 좋아한다면  결혼을 시키면 되는데... 질녀가 결혼상대자로 여기고 있는 남자의 처지가 일반적인 시각으로 이해 받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이혼한 이혼남이지만... 차라리 질녀를 만날 무렵에 이혼남이었더라면 또 문제가 덜 심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질녀가 이 남자를 처음 만날 당시에는 유부남이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만 보면 뭐... 결혼에 문제가 없으니 해도 되겠지...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처지가 좀 복잡했습니다.

직장상사로 존경하고 잘 따랐는데 사람과의 관계가 무우자르듯이 깔끔하지 못한 면이 있기에 어느새부턴가 연민이 싹텄나 봅니다. 그러다가 상사는 우리 질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안그래도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인은 이 사실을 눈치채고서 이혼을 하려고 벼르며 준비를 하는 단계에 남편의 화를 돋구어 몇대 맞고는 폭행으로 신고하여 재산과 자녀를 다 빼앗아 이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쯤도 이해를 하자면 할 수 있습니다만.. 또 이어지는 이야기...
유부남을 좋아하는 것을 느낀 형님께서 딸의 감정을 말렸고, 큰조카(오빠)와 작은조카(동생)마저 알게 되어 어렵겠지만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접고 만나지 말라고 부탁하는 과정에서 그 남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정상 화가 나서 주먹다짐으로 한판 붙었다고 합니다. 오빠보다도 훨씬 많은 나이의 유부남. 그당시에는 이혼하기 전이었으니까 오빠입장에서 보면 그 남자가 파렴치한으로 여겨질 수 밖에요... 우쨌던 지금은 이혼하였고, 여러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질녀와 그 남자의 좋은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나 봅니다. 집에서는 속이 터지는데 말이죠 ㅠ.ㅠ

우리 형님,
아들과 그 남자와의 좋지 않은 주먹다짐도 있었고, 더불어 질녀를 한심하게 여기며 강력하게 반대하는 두아들의 시선도 있고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이 불면증을 만들고 계신가 봅니다.
아주버님께서는 말리다가 안되니 포기한 상태로 모르겠다...가 되시니 진지한 의논이 되지 않고 화만 내시고... 이런 상황에 질녀는 자신때문에 이혼남이 된 그 남자와 헤어질 수 없다고 버티고... 사랑이란 감정으로 묘하게 얽히는 남녀의 감정을 이해못하는 것이 아니기에 딸의 간절함을 들어주긴 해야겠는데... 결정를 내릴 수 없어 속앓이를 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좋으면 둘다 적지 않은 나이기에 혹시 동거라도 하게 되면 모른척 하시고 몇년간 더 지켜보면 안될까요?"
겨우 제가 생각한 의견이었지만.. 형님이 이미 그런 방법으로 살림을 차려도 모른척하겠다고 하셨다네요. 그런데 질녀는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인정받고 시작하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네요. 유부남에서 이혼남이 되기까지... 그리고 중간에 헤어질까? 질녀 나름대로 고민한 상황을 겪으며 질녀도 그 남자에게 폭행당하고 사랑하므로 헤어짐이 두려워서 그랬노라는 사과로 무마되고 등등... 우여곡절이 참 많았나 봅니다. 형님과 저는 그 남자를 신뢰할 수 없음이 또한 괴롭습니다. 언제 또 어떤 식으로 폭행이 일어나서 질녀를 괴롭힐지...
 
형님과 제가 통화를 하면서 좋은 방법이라고 위안을 삼다가 힘없이 체념한 것은?
억지겠지만 질녀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그 남자와의 관계를 끝내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질녀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오빠에게 눈물로 매달리며 이해해 달라고 했다네요. 그러면서도 평소에 이야기 잘하던 질녀가 숙모인 저에게 아무 이야기도 내비추지 못한 심정을 헤아려보노라니 너무 딱합니다.

아무리 같은 혈육이라고 해도 부모마음과 형제마음의 차이를 느끼며 저의 생각을 내비치기에는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