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된 추적 60분에서는, 성폭력피해자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루었습니다.
엄연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죄를 지은 가해자보다 못한 삶을 살며,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하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성폭력피해자를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이 났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 줄 모르는 뻔뻔한 가해자로 인해 화가 났습니다.
더구나 피해자 보호취지로 만들어진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와 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로 인해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의 사례를 들으며
'무슨 법이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는지...'
어이가 없었습니다. 법을 만들때에는 피해자가 바라는 대로 해준다는 너그러운 뜻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벌을 받아야하는 가해자에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주는 빌미가 되어 피해자는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말미암아 어둠에서 허덕이게 되고,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는 모순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ㅣ. 다섯살때 동네아저씨에게 성추행 당한 그녀.
피해여성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을 무척 귀여워하는 것으로 오해한 동네아저씨에게 딸을 자주 맡겼고, 그 여성은 다섯살때부터 동네아저씨의 손에 의해 고통을 당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혹은 피해를 입게 될까봐 두려워서 말씀 못드리고 있다가 이 사실을 알리게 된지는 성인이 되어서야 알리게 되었고, 피해를 입은 지 2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는, 심한 폭식증과 대인기피증으로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도 말할 수 없는 고통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더군요.
그녀의 아버지가 가해자인 아저씨를 찾아가 딸에게 행한 잘못에 대해 따져 물었더니 세월이 한참 지난 후의 일이라 기억이 안난다... 죄송하다... 정도의 사과뿐이었고, PD가 따져물으니 피해자의 부모가 죽일것처럼 무섭게 해서 잘못을 시인했을 뿐, 자신은 잘못한게 없다는 식의 답변에 시청자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떨렸습니다.
ㅣ. 고3 시절 학교선생님한테 성추행 당한 여고생.
졸업 후 5년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녀는,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자살기도를 수십번 시도했답니다. 학창시절 자신에게 이상한 짓을 하는 국어선생님의 행동을 담임선생님(남자)께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담임선생님의 답변이 참 가관이었는데, 도리어 학생보고 즐기지 않았느냐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답에 아이와 부모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저도 같이.
'여자담임선생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고장에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여자담임선생님께 알려 신고까지 한 여학생이 있습니다.
이상의 문제는 신고를 바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경우입니다.
피해를 입었을 때에 누가 격려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바로 신고를 하지 못합니다. 심한 충격으로 말미암아 무섭기도 하고, 누가 알게 될까봐 심지어 부모님께도 알리기가 두려울 정도로 극심한 공포감을 느낀답니다.
그리고 신고를 각오하고, 경찰서에 가서 피해진술을 할 때에 또 다른 수치감을 느끼게 되는 점도 신고를 꺼리는 이유가 된다고 합니다. 피해자를 보호한다고는 하나 신고시 피해자로써 이해받는 입장이 아니라, 도리어 신문을 당하는 것처럼...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게 원인제공은 하지 않았는지... 이상한 질문을 받음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고통을 겪기도 한답니다. 성폭력 피해는 당사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이 일을 알게 된 가족들도 고통속에 살아갑니다.
바로 신고했을 때 겪게 되는 또 다른 고통.
I. 신고후 정신적 고통을 더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 가해자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의도로 몰아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아가는 위기감을 느낀 어떤 이는, 성폭력으로 피해입은 여성이 신고하려고 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따라 다니며 말리고 싶다던 여성도 있었습니다. 참 끔찍한 증언이었습니다.
* 합의만 하면 지은죄가 사해지는 친고죄의 모순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와 괴롭히는 바람에 몰랐던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또 다른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 피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해자가 엄한 처벌을 받는 것입니다.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지 않으니 피해자입장에서는 도리어 자신이 잘못을 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에 더 괴롭다고 호소합니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말미암아 심적 고통이 너무 심해서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느끼며 살고 있는 그들의 피폐한 삶이 너무나 불쌍하고 법으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ㅣ. 선생님께 성추행당한 여학생이 바로 신고한 경우.
2년전, 이곳 모여고에서 일어난 일이라 좀 자세하게 알고 있습니다.
고3 여제자를 연구실로 불러 상담을 하고자 했던 선생님이 갑자기 돌변하면서 학생을 끌어안았고 키스를 시도하려 했답니다. 놀란 아이가 울면서 연구실을 뛰쳐나와 담임선생님께 사실을 알렸고, 마침 담임선생님이 여자분이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바로 아이편이 되어 그 마음을 읽었고, 부모님께 알려 신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엇갈리는 의견으로 오가는 말들이 참 많았던 사건이었으나 피해학생은 자신이 당한 일을 낱낱이 공개하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그 선생님한테 당했던 몇몇아이들까지 마음의 치유를 받게 되었습니다.
엇갈린 의견
ㅣ. 선생님께 동정표 던진 사람들
이성을 잠깐 잃고 행동한 것으로 선생님을 이해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ㅣ. 피해학생의 충격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사람들
얼마나 놀랐겠는가. 피해학생의 충격과 아픔을 다독거려 줄 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 이같은 일은 신고해서 경각심을 일깨워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 자모회에서도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참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은, 선생님은 자격이 박탈되어 쫓겨났습니다만 남은 학생은 또 다른 고통으로 휴유증을 남겼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에도 편이 갈리는 바람에 피해학생은 강당에서 자신이 당한 일을 울면서 설명해야하는 고통을 겪었고, 선생님을 두둔하려는 편은 심한 것도 아니면서 그냥 넘어가지 기어이 신고했어야했나 하는 아이들과 학부형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남의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하면 안됩니다. 가벼운 행동이었을 지라도 당하는 당사자는 충격적입니다. 같은 여고생이면서도 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겠노라고 뒷담화하는 아이들까지 있었던 사건으로 모학교는 한동안 떠들썩했습니다.
알려진 피해학생의 신고로 말미암아 조사 중, 졸업생 중에 증인으로 나선 선배가 몇명있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가벼운 성추행일지언정 수치심에 혹은 두려움때문에 참고 숨기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한 선생님의 추태가 드러났지요.
신고후, 심적 고통을 한동안 겪었지만 피해학생은 주변사람들의 애정과 격려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내가, 내 가족중 누군가가... 직접 당했다면 어떤 고통이 따를지 상상해 본다면, 피해자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특히나 사회적 편견으로 더 힘들어하는 성폭력피해자인 그들은 스스로 성폭력생존자라고 할 만큼 자살충동을 느끼며 큰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분명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죄인된 것처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두려운 게지요. 우리들의 인식변화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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