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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아줌마가 혼잣말을 잘하게 된 이유

아줌마 :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여성을 일컬음

나이가 좀 있고(기준은 예매하지만^^) 억척스러뵈는 여성의 호칭이 '아줌마'인 것처럼 여기게 되지만, 제대로 따져보면 나이가 많다고 아줌마로 불리면 안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아줌마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요즘은 결혼후 아이를 낳은 엄마라 하더라도 젊고 발랄하게 보이기 때문에 결혼한 아줌만지 결혼전 아가씨인지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도 말미암아, 미스 아닌 미시라는 아리송한 표현도 있지만 아이를 낳아 육아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아줌마가 될 것입니다.(아이의 엄마로 30대 여성은 아줌마란 호칭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여자는 결혼하면 남자에 비해 변하는 것이 많습니다. 아니 변해야 합니다. 나보다는 시댁의 며느리로 한남자의 아내로 그리고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성격이나 습관이나 등등 변해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변하지 않으면 새로운 환경이 힘들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쓸데없는 말이 많아진다는 것, 요걸 한번 짚어보려 합니다.(어디까지나 저 개인적인 소견이오니 태클걸지는 마십시요.)

아줌마는 혼자서도 잘 떠든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봐도, 이웃 아낙을 봐도, 그리고 저 자신을 봐도
 "예, 맞는 것 같습니다."
옆에 상대가 없어도 홀로 TV를 보면서 등장인물을 향해 맞장구도 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심지어 혼잣말도 합니다. 옆에 누가 있으면 그 사람이 답변을 해야하는 것인지 안해도 되는 상황인지 혼란을 초래할 정도로 아줌마는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기를 잘하는데...
이렇게 혼잣말을 잘하게 된 원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이 같은 재능(?)을 스스로 키우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 후 갓난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여인은 아기를 향해 무어라고 혼자서 떠들게 됩니다. 우는 애기에겐 우유주랴 기저귀 갈아주랴 몸을 씻기면서도 혼잣말을 하지요. '어유~~ 그래그래 시원하다고... 이녀석 기지개켜는 것 좀봐 등등...'
태어나 우는 것밖에 못하는 아기를 향해 엄마는 혼자서 참으로 다양한 말을 많이 합니다. 정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옆에 사람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엄마는 누워있는 아기의 시중을 들면서 아기의 생각인양 엄마의 생각을 대답없는 아기를 향해 털어놓으며 육아에 힘씁니다.
그러다가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면 엄마는 더 말이 많아집니다. 뜻을 알고 반응하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신이 나서 엄마는 더 많은 생각을 말로 풀어내지요.
이런 엄마의 모습을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웬 여자가 저리도 말이 많아 더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한테... '
하면서 이상하게 여길 만큼 혼잣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 하지요.

아이가 자랍니다.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는 더 신이 나서 떠듭니다. 대꾸해주는 아이가 있으므로.. 점점 간섭같은 잔소리가 심해집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노라니 어느새 아이가 훌쩍 자라서 독립을 해, 홀로 집안에 남아도 아줌마는 잘 떠듭니다.
상대가 자신의 말에 대꾸를 해도, 대꾸를 하지 않아도, 좋으면 좋은대로... 불만있으면 불만있는대로... 뒤돌아 서서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다가 웃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요.
이 같은 행동은 TV를 보면서 절정을 이루는데, 흥분하면 아줌마 스스로 작가가 되어 등장인물을 나무라고 칭찬하고 웃고 울고 그야말로 쌩쑈를 다 부립니다. 아주 자유롭게~! 지나치면 작가를 나무라기도 합니다.
 '뭐 저런 걸 드라마라고'
하면서 화도 냅니다.

아줌마의 이런 이상하고 뻔뻔한 행동은, 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혼잣말하게 된 잔영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습관때문인 것 같습니다.
엄마의 이런 행동을 지켜보던 딸이 신기한 듯 보면서 자신은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수다스런 아줌마의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딸은 지적합니다.
 "그래, 너는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엄마도 아가씨때는 그랬으니까. 그러나 결혼해서 아이낳고 엄마가 되어봐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걸 어떡해.ㅎㅎㅎ 말못하는 아기앞에서 어른이 재롱떠는게 이상하게 보이지? 그게 출발점이야."

예전에 우리 동서가 제가 전한말입니다.
제가 결혼하여 아기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수다스럽진 않았습니다. 저의 이런 모습이 익숙했던 삼촌(동서남편)눈에 제가 이상하게 여겨지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제가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계속해서 혼자 질문하고 답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모습이었다고 동서한테 말하더랍니다. 이후 동서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또 저처럼 아이를 향해 혼자 떠드는 모습을 본 삼촌이 그제서야 저의 이상한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더랍니다.

아가씨적 모습과 엄마가 된 아줌마의 모습에서 확실하게 느껴지는 차이점은, 아줌마는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없어도 혼잣말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만 그런 아줌마라구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