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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세 여자의 변신이 기대되는 '신데렐라 언니'

 

문근영씨의 연기변신을 강조한 예고편을 통하여 호기심을 갖게 된 '신데렐라 언니',
송은조(문근영)역을 맡은 문근영씨 제대로 연기변신을 했더군요. 박수를 보냅니다.
평범하지 않은 엄마로 인해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을 표출하면서 내면적으로는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술주정뱅이같은 남자가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장면이 나옴을 보고 얼른 TV를 껐습니다. 시청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면을 보노라면 저도 모르게 흥분해서 거친말을 흘리게 되는 아줌마로 돌변하는 제 자신이 싫어서^^

어떻게 되었을까?
껐던 TV를 켰더니 서우가 구효선역을 맡아 등장한 장면이더군요. 홍기훈역을 맡은 천정명한테 오빠라고 하면서 친하게 구는 장면을 보는순간 말투도 어눌하고 하는 짓도 여고생같지 않아 약간 모자란 장애아역을 맡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착각임을 깨닫는 순간 급실망했습니다.
아무리 온실속의 화초처럼 곱게 자란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부잣집의 외동딸이라고는 하나, 엉뚱하면서도 자기주관적인 생각에 빠져사는 모습이 낯설어서 자꾸만 제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녹지 못한 구효선역을 너무 과장되게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야말로 연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어색함때문에 제 멋대로 살짝 모자란 아이로 상상하며 봤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그런대로 봐줄만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서우의 연기로 말미암아 저 개인적으로 관전포인트에 문근영연기변신외에 서우의 연기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무르익어갈지 아니면 계속해서 실망감을 줄련지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언니'를 함께보던 우리부부는 뜻밖에도 이미숙씨 연기에 빵 터졌습니다.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그녀의 능청스런 연기로 인해 자칫 지루할 것 같은 화면에 웃음보를 터뜨리는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남녀간의 뻔한 작업으로 여기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녀의 내숭연기가 너무나 천연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옷이 더러워지는 바람에 효선(서우)이 내주는 옷을 입은 송강숙(이미숙)은 옷과 함께 대성도가에서 변신을 꾀합니다. 표정도 말투도 은조(문근영)앞에서 보이던 송강숙이 아닌 전혀 다른 분위기로 변함과 동시에 또 다른 남정네의 인생에 끼어드는 여인이 되려합니다. 사별하고 홀로 된 효선의 아버지 구대성(김갑수)의 호감을 사려는 여인의 작업은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그녀는 뜻을 이룹니다.
자신의 딸 은조(문근영)와 살고 있는 남자에게는 소리지르고 욕도 서슴치않게 내뱉는 여인으로 억척스러운 면을 보이지만, 효선의 아버지 구대성(김갑수)앞에서는 롱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아주 부드러운 존칭어와 더불어 조신한 미소를 흘립니다.
이런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지요. 구대성의 외동딸인 효선(서우)이 내준 옷을 입고서 효선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을 뿐인데, 효선이 이 아줌마의 손길을 너무 좋아하더니 급 친해지면서 엄마대신으로 여기게 됩니다. 덕분에 천사표송강숙이 된 것입니다.
효선이 덕분에 그녀의 작업은 쉬워졌습니다. 효선의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 재료장만을 위해 장을 보러가는 것을 잊었다면서 밤에 외출해야함을 구대성에게 알립니다. 혼자가면 안된다며 구대성이 자전거로 송강숙을 에스코트하겠다고 나섭니다.
 '우와 여우다.'
뭔일이 일어날 것으로 추측하며 우리부부 미리부터 웃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구대성의 자전거 뒤에 탄 송강숙이 조신하게 가는척 하다가 뒷바퀴를 일부러 발로 차 자전거를 흔들어 자연스럽게 구대성의 허리를 붙잡는 스킨쉽을 합니다. 이 남자 아내 떠나보내고 얼마나 외로웠겠습니까? 철렁하는 남자의 뜨거운 가슴을 이 여인이 확실하게 흔들었습니다.ㅎㅎㅎ
여인의 작업은 껴안아 보는 것으로 끝난 듯했는데... 정말 고수는 고수였습니다.
그건 미끼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효선의 외삼촌이 건넨 자신의 물건을 받은 강숙이 쪽지만 남긴 채 집을 떠나고 효선은 아줌마때문에 슬피 웁니다. 송강숙이 계획한 대로 그 집안의 안주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떠나려는 송강숙을 찾아 나선 구대성씨를 본 강숙이 야릇한 표정으로
  "저를 붙잡는 이유가 단순히 따님 때문이신가요"
라고 묻습니다. 뻔한 작업으로 시청자눈에는 비치지만 실제로 저런 상황이라면 안넘어갈 남정네가 있을까요^^ 울남편도 넘어갈 것 같다면서 여자들 속마음을 알기란 일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다면서 혀를 끌끌찼습니다.

혼례를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가친척들을 다 불러모은 자리에서 큰절을 올리는 송강숙, 한두번이 아니기에 땀을 흘릴 정도로 절을 많이하지만 잘 해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주를 묻는 친지분의 말이 거슬렸던지 자신과의 결혼이 후회스러우면 혼인신고하기 전에 말하라며 재촉하는 솔직함이 구대성사장에게 통하여 혼인신고까지 마칩니다. 화장실에 간다고 구대성에게서 멀어진 송강숙은 호적에 오른 자신의 이름을 보고 감격합니다.

은조는 학교에 다니며 공부에 열을 올립니다. 언제 엄마가 이 집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기회있을 때 열심히 공부하려는 은조의 속마음을 이해한 기훈(천정명)이 그녀를 진심으로 돕기로 하고 공부를 열심히 가르칩니다.

효선이가 제일 좋아하는 오빠가 은조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의아합니다. 그리고 언니가 생겨서 좋다며 수다떠는 효선과는 달리 계속 재잘대는 효선이 거슬리기만 하는 은조는 효선과 거리를 두며 무관심합니다.

문근영 포스 아주 멋집니다. 긴머리 둘둘말아 나무젓가락이나 볼펜으로 세로로 찌른 머리모양에 시선이 머뭅니다. 긴머리 여대생들 사이에 유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학창시절에는 볼펜으로 가로로 찔러서 비녀처럼 이용했는데... 세로가 더 세련돼 보이네요.

'신데렐라 언니'에 등장한 이 세 여인의 양파같은 변신이 기대되어 채널고정이 될 것 같습니다.
ㅣ. 문근영씨의 반항적이며 냉소적인 연기변신
근영씨의 연기변신에 호기심을 갖게 된 드라마입니다. 근영씨 성공을 축하합니다.
엄마 송강숙이 만들어 준 새로운 가족들 틈에서 은조는 어떻게 적응해나갈지 지켜보겠습니다.
ㅣ. 서우씨의 어색한 연기, 자연스러워질까?
문근영씨와 달리 서우의 연기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낯설었습니다. 전투적이고 반항적인 언니 은조로 인해 자신의 위치가 예전같지 않음을 눈치채고 서서히 변해갈 효선의 변화도 기대됩니다. 세상물정 모르고 자기식대로 멋대로 상상하고 살은 것은 은조나 효선이나 마찬가지니 또 다른 변화를 겪겠지요.
ㅣ. 두 얼굴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미숙씨 매력
효선과 은조앞에서 철저하게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양면적인 모습을 통해 평범한 엄마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를 야단치다가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 돌변하여 애들이 의아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은조의 엄마. 효선앞에서는 천사표엄마, 은조앞에서는 거친엄마.
새 가정을 이루고 혼인신고까지 마친 그녀, 안주인으로써의 위치를 굳혀가는 그녀만의 포스가 기대됩니다.

세 여자가 보여주는 대조적인 연기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와, 새로운 가정형태를 띤 드라마의 내용상 인물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