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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가족드라마, '수상한 삼형제'VS'그대 웃어요'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가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막장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 '그대웃어요'착한드라마로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기를 반복하며 감동과 함께 소중한 가족애를 흠뻑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두 드라마를 보면서 자꾸만 비교하게 되더군요.
수상한 삼형제의 어른은 김순경이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전과자로 착각하게 만들며 매사에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며, 감사하거나 고마워하는 마음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직은 젊은 시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며느리를 식모부리듯 하며 우아한 왕비노릇도 못하면서 왕비대접받기를 원하는 어른으로 나옵니다.
이에 반해, 그대웃어요의 어른은 강만복할아버지가 제대로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며느리인 백금자여사가 간혹 큰소리를 내긴 해도 어디까지나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는 행동임을 느낄 수 있으며, 강사장님을 비롯하여 현수아버지 현수까지도 늘 감사한 마음이 우러나오고 있음을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어른들에게서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듯이, 이들 집안으로 시집오는 최근 며느리(주어영/서정인)도 비교될 만큼 큰 차이를 드러내더군요.

수상한 삼형제
ㅣ. 막내며느리 주어영과 김이상의 신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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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의 힘들었던 고비를 잘 넘기고 결혼에 골인했으나, 자녀문제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에는 신혼첫날에 다투고, 어영의 집으로 각자 귀가합니다. 연상의 여인다운 면모를 좋은 쪽으로 보이지 않고, 남편이 자기방식에 무조건 맞춰주기를 바라는 이기심을 발휘하는 어영의 태도는 지혜로와 보이지 않습니다. 친정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면 그나마 좀 센스있는 아내이자 며느리가 될 것 같은데 자기주장이 센 주어영입니다.
형제간에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막내가 신혼여행에서 다투었음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가족들 앞에서 막무가내로 주어영을 나무라고, 집으로 돌아온 어영은 서럽게 웁니다. 김이상의 앞날이 힘들어 보입니다.

ㅣ. 명절을 앞두고 막내며느리 어영이 보인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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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인 엄청난의 엄청난 사기로 말미암아 집안이 어수선한 가운데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 전과자여사는 명절 음식준비로 바쁜 도우미를 시켜 막내며느리 어영이 빨리와 도울 것을 종용하지만, 시댁일은 안중에도 없는 어영은 친정일에 몰두하느라 회사일을 핑계로 동서한테 거짓말을 합니다.
시어머니 성격을 아는 도우미가 김이상에게 사정을 알립니다. 결혼후 첫명절이니 일찍와서 좀 거들면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를 바라는 뜻을 전하고, 이상은 어영을 데리려 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경우를 겪습니다. 어영하는말,
 "시댁에는 나 말고도 일할 사람이 있지만 우리집 제사음식은 내가 챙겨야 한다."
면서 친정의 음식준비를 다 마친 후 가겠노라며 단호하게 거절하더니, 이상을 이해심없는 남편으로 몰아부치고는 갑자기 서럽게 통곡합니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번도 자신의 집 사정에 대한 대화가 없었으므로 이상은 난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시청자인 저도 어이가 없었으니까요.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서로간의 대화로 풀어나가야 할 각자 집안의 문제를 다짜고짜로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몰아부치는 어영의 태도... 황당했습니다.
아들많은 집 막내라고? 아니면 나이어린 신랑이라고? 나하나쯤 빠져도 되잖아?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의 처지만 무조건 이해하고 따라주기를 바라는 어영의 이기적인 태도에 짜증이 나더군요.
더구나 동생인 부영이가 가출한 사연을 듣기 전까지는 더 황당했을 이상입니다. 홀로 서러움에 통곡까지 하니 할말을 잃습니다. 그야말로 막무가내 전과자여사의 며느리다운 면을 보이는 억지녀더군요.

늦은 시간에 시댁을 방문한 어영, 시어머니한테 혼날 각오는 했을 테지요. 어김없이 전과자씨 화를 냅니다.
 "시집와서 첫 명절인데 우리를 우습게 알고 그러냐"
동서한테 미안한 기색이 하나도 없는 어영의 태도에 또 놀랐습니다. 도우미도 이런 어영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지요.
 "배운사람 처신이 뭐 그러냐고.... '형님 죄송합니다.' 하고 가라고..."
어영은 정말 시키는 대로 하고 집을 나서며 중얼거립니다.
 "동서시집살이가 무섭다더니..."
동서시집살이 해본 저로써는 어영의 이같은 태도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동서시집살이 정말 맵습니다. 전과자여사의 불평불만은 상대도 안될 만큼 정신적으로 힘든게 동서시집살이인데... 어영의 형님인 우미로써는 동서시집살이 시작도 안했음을 어영은 모를 뿐더러 얼마나 좋은 동서를 두었는지 모르고 친정만 챙기는 이기적인 태도만 보였습니다.
 '나 아니라도 일할 사람 많잖아.'
이런 마음이니 전과자를 비롯하여 우미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것입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만난 자리에서 가족간의 대화도 중요합니다.

아들많은 집에서 사위봤으니 딸만 있는 처가에 아들노릇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면, 그에 못지않게 며느리도 딸처럼 시댁에 살갑게 굴어야 공평한 것입니다. 어영은 자신이 해야할 도리는 하지 않고, 이상에게만 처가에 잘하라는 식으로 변하면서 이해받기 힘든 얄미운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ㅣ. 명절날 아침 어영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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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아침, 친정아버지가 딸내외를 시댁으로 보내지만 어영은 돌아옵니다. 홀로 차례지내는 아버지를 두고 갈수 없다는 거죠. 이상은 어쩔수없이 따라들어와 처가댁부터 챙긴 후 본가로 갔습니다.
전과자 성질부림을 또 한번 겪나? 하고 제가 조마조마했습니다만 용케 잘 넘어갔습니다. 앞으로도 이와같이 처가에서 이른 시간에 먼저 차례드리고 본가로 가면 되겠더군요. 사전의논도 없이 막무가내로 이해심만 바라는 어영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엔 시청자로써도 힘겨운데 김이상은 어떻겠습니까? 이런 마음을 주범인이 잘 헤아려서 딸이 좀 더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도록 훈육해야겠더군요.
아무리 '마누라가 이쁘면 처가집 말뚝에도 절한다'고 하지만, 결혼한 여인이 홀로 계신 친정아버지를 내세워 친정일에만 매달리려 한다면 본가에서 보는 아들입장엔 불만이 없겠습니까?
엄마없이 어린 동생을 키우며 아빠입장도 이해한 어영이, 지혜롭고 똑똑한 줄 알았더니 한쪽으로만 너무 치우친 태도를 보여서 실망하면서, 만약에 우리딸이, 그리고 우리 며느리가 저런 태도를 보인다면 난 어떨까?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더군요.

l. 명절날 반성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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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아들과 도우미 아들이 밥먹다가 다투게 되고, 아이싸움이 어른싸움이 된 후에 수삼형제는 형제대로,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한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또 도우미차지가 된 주방을 보면서 제가 달려가서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설거지는 자신이 다 하겠다고 나선 어영이 이뻐보였는데... 동생 부영이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얼른 친정으로 가버리고, 큰동서 청난은 계약건이 생겼다며 집을 나섭니다. 설거지하는데 몇시간 걸리는 것도 아니고 두사람이 함께하면 얼른 끝낼수 있는 일인데... 다들 왜 이렇게 이기적인지 참 안타까웠습니다.
가족들 수발드는 일은 우미몫이 되었고, 명절날 찾아갈 친정도 없는 우미는 슬픈 마음에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하며 눈물짓습니다.

언제쯤 도우미의 존재를 감사하게 여기게 될지 시청자인 제가 속이 탈 지경입니다.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한 시어머니의 이기적인 태도, 불만스런 태도가 아랫사람에게도 전파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왜 다들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는 이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지...

◈ 그대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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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드라마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매사에 감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대웃어요의 어르신인 강만복 할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보면 그냥 느껴집니다.
남남이 함께 살면서 옥신각신 다툼을 경험하는 동안, 서로의 바람을 알게 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게 됨을 이 두가족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 며느리가 되려면... 내 사위가 되려면... 함께 살면서 이런저런 모습에 실망도 하지만,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이해심으로 가족이 되어가는 절차가 필요함을 깨닫게 합니다.
청춘남녀 둘만의 사랑으로 결혼은 가능할지 모르나, 한가족이 된다는 것은 인내하고 이해하는 세월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결혼상대자가 맘에 들지 않아서 비록 반대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내가족이 된 상황이라면 좀 불만스럽고 못마땅하더라도 비난을 하기보다는 감싸안는 아량으로 따뜻하게 보담는 태도를 어른이 먼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전과자여사의 태도는 어른으로써의 본이 되지 못합니다.
'그대웃어요'의 현수엄마 백금자여사도 정인을 며느리로 못마땅하게 여겼고, 무릎꿇고 헤어지기를 간곡하게 부탁할 정도로 맹렬하게 반대했던 사람입니다만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후에는 곱게 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정인과 현수가 사랑의 결실로 결혼식을 올리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과 사연을 극복했습니까. 그런 와중에 서로를 위한 지헤로운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이 참 이쁘게 그려졌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정인은 현수가족에게, 현수는 정인가족에게 나름 이쁜짓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아픈 할아버지가 걱정되어 신혼여행도 멀리 떠나지 못한 신혼부부를 보면서 가슴이 찡했습니다.
막무가내 아빠를 보고 자랐지만 무엇이 옳은지 판단을 제대로 하게 된 정인네 남매, 더구나 아빠의 사업부도로 말미암아 더부살이로 시작된 현수네 집에서의 삶으로 인해 현수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망과 불평보다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감사를 배운 정인을 보면서 참 이쁜 며느리임이 탐났습니다.
시부모와 할아버지는 아들내외의 신혼여행을 걱정하며 아픈고통을 참아내고, 결혼식을 마친 현수부부는 가족들에게는 해외로 가는 것으로 하고 공항으로 가는척했지만, 결국에는 할아버지 건강을 염려하여 신혼여행을 생략하였음을 보았습니다. 호텔로 갔다가 다시금 집으로 돌아와 주무시는 할아버지를 확인하고서야 안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서로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표현이 자꾸 생각나게 하는 두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