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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조강지처 내세워 마무리 한 '다함께 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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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시던 시어머니께서 실종된 아들이 나타나자 활기를 찾은 모습은 보기 좋았는데 도가 지나쳐, 아들의 과거 아내이자 자신을 15년간 부양해 온 윤정과, 아들의 현재 아내인 은혜사이를 오가며 상채기를 내는 역할을 맡는 바람에 시청자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아들을 현재의 가정에 그냥두자는 의견과, 핏줄에 연연해하며 아들과 함께 어린 손녀도 함께 자신의 곁에 두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다, 결국에는 손녀의 방황과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당신이 욕심을 부렸음을 깨닫고 생각을 거두었습니다만, 마무리는 시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대로 되었네요..
어차피 노모의 뜻이 아니라 아들과 며느리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였는데 괜스레 드라마를 질질 끄는 바람에 연출된 상황이었던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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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남편은 강회장이 현재의 삶으로 그냥 살아야한다는 의견이었고, 저는 강회장이 한태수로 돌아와 윤정과 함께 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강회장도 한태수로 돌아와 윤정과 살기로 결심을 한 상황이었구요.
하지만 현재의 가족을 몽땅 나몰라라하고 잊을 수는 없는 강회장 입장을 이해하면서 과연 윤정이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생길때, 윤정이 잠깐 태수의 마음을 떠보긴 하겠으나 자신이 희생할 것임은 이미 예견되었는데... 결국 윤정이가 희생함으로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면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15년간 실날같은 희망으로 남편을 기다리긴 했으나, 완전 딴사람으로 살아 온 남편이었기에 현재를 버리고 과거의 사람으로 살게 하기에는 또 다시 넘어야 할 산이 있음을 윤정이 걱정하면서
 "당신을 강신욱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한테 날 누구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라고 운을 떼면서 강회장이 윤정의 남편 한태수가 아닌, 은혜의 남편 강신욱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점을 서글프지만 솔직하게 인정하며
 "이미 그 여자랑 나정이가 당신 마음에서 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당신 나한테 오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 같아"
은혜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윤정, 가여웠지만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되면서 드라마의 제목이 '다함께 차차차'가 모순임을 또 느꼈습니다. 다함께 차차차가 될수 없는 내용이었으니까요.

어려움을 묵묵히 감당해온 조강지처의 꿋꿋한 삶의 태도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윤정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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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이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시간동안 조강지처로써의 강인한 정신을 키우는데 한몫을 했음을 느낍니다. 저도 뭔지는 확실하게 모르지만 재혼이 아닌 초혼으로 가정으로 일꾸고 있는 여자에겐 묘하게도 그런 정신? 의지가 가슴한켠에 꿋꿋하게 자리잡음을 느끼게 되거든요.^^
 
신욱을 떠나보낸 은혜는 이 땅을 떠날 결심을 하고 막내딸 나정이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으나, 윤정이가 떠나보낸 신욱은 고심 끝에 은혜와 나정이를 쫓아가 재회를 합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수현이 결혼식에 아빠라는 이름으로 태수가 등장하여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섭니다. 코끝이 찡했습니다. 얼마나 애틋하고 대견할까요.

사업이나 업무와 관련된 일이 아닌, 가정사와 연애사의 경우를 들여다 보면, 남자의 판단보다는 대부분 여자의 판단에 의해 정리됨을 보게 됩니다.
남자의 속내는 너무 깊어 표현이 더디거나, 혹은 곤란해서 표현을 안하고 피하거나, 때론 여자 관점에서 단순하거나 너무 이기적이거나... 그러다보니 여자가 못된 역할을 맡아 결론을 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대방이 또 다른 여자로 인한 문제일 때가 많아, 조강지처와 또 다른 제2의 여인문제(시어머니, 시누이, 내연녀 등...)에서는 조강지처의 인내나 희생이 따름을 보게 되는데,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도 이러 시각을 넘지 못했습니다.

사업적으로는 평판도 좋고 일도 잘한 강신욱이지만 가정사에 들어오니 이 남자 역시 무게감을 느끼게 하면서 유우부단한 모습을 보임으로, 윤정이가 그를 오지말라고 판단함으로써 이 드라마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나은혜는 하윤정에게 감사하며 살것이고, 윤정은 과거의 무거운 그리움 덩어리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행복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