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남자들의 이야기처럼 다가온 '추노', 보면 볼수록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민초들의 한숨임을 느끼게 됩니다.
남장치고는 너무 곱상하게 변장한 혜원이(이다해)의 가출모습을 보며 걱정했던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누가 봐도 여자같다는 느낌이 확 풍겨져 왔던 것입니다.
좀더 남자같이, 그리고 서민적인 느낌이 나도록 분장을 해도 곱상해보여서 이목을 끌판인데, 산길에서 봇짐꾼들에게 겁탈당할 위기를 그리려고 일부러 그랬었나 봅니다. 이런 결과를 암시하려고 혜원이의 남장이 그리도 곱상했던 걸까요?
'굳이 이 장면을 보여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짢았던 장면이었지요. 1,2회땐 왕손이를 거쳐가는 두여인을 등장시켜 해학적으로 그려냈던 것과는 달리.
이 장면보고 눈살 찌푸리지 않은 시청자 있을까요?
특히나 여자라면 기분 참 드으럽게 상했을 것입니다. 전 그랬습니다.
이 밖에도 때리고 싸우고 죽이고... 몹쓸 장면들이 많지만 사극에서는 빠지지 않는 장면이기에 감수하고 봅니다만, 과연 제작진은 몰랐을까요?
이 장면이 문제될 거라는 것.
노출수위가 높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극중 등장한 남정네들의 올바르지 않은 행동의 희생자로 혜원이가 있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 선정적이다 아니다를 놓고 열띤 공방의 결과물은
엉뚱하게도 이 장면을 우습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어깨 뒷쪽에 상처를 입은 혜원이를 치료목적으로 윗옷을 벗겼는데, 자연스럽게 보여줘도 괜찮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남녀가 유별한데 둘만 있어서 문제가 될 것으로 여겼던 탓일까요?
시청자를 도대체 뭘로 보는 겁니까.
오래된 우리집 텔레비전에 이상이 생겨서 부옇게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 보면서 우리부부는 이미 상상을 마치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막으로 가려진 이불인지? 천인지?가 두사람의 대화중에 분명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리부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로 뚝 하고 떨어지는 바람에 우리부부 웃느라고 배꼽잡았습니다. 너무 뻔한 연출 탓입니다.
새로운 여인들을 카메오로 등장시키지 않는 대신에, 아예 가슴부위 노출신은 이다해가 맡기로 했나 봅니다.
선정적이네 뭐네 해서 논란거리가 되자 모자이크처리까지 했지만, 더 웃긴다는 논란이 일자 이젠 아예 까놓고 보여줬습니다.
이 장면의 이유는?
혼자있는 공간이니 괜찮다는 해석인지요?^^
도망자 주제에, 그리고 남의 집 신세를 진 주제에, 너무 우아하게 여유를 부립니다. 옷갈아 입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부부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던 중,
"저 배우 가슴이 되게 큰가봐.^^"
"한복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더 저렇게 보일 수도 있어."
봉긋한 가슴으로 말미암아 가운데 패인 골보고 울남편처럼 감탄했나요?ㅋㅋㅋ
저 정도는 여자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한복끈이 흘려내리지 않게 하려면 꼭 매야하고 위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그런데 혜원이는 제작진의 주문에 따라 치마를 내려입었습니다. 입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네 한복은 겨드랑이까지 올려매면서 가슴을 가리게 입습니다. 그런데 혜원이는 일부러 시각적인 관심을 끌려고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옷갈아입는 동작도 너무 조신한 탓에 무척 느리지만, 도대체 저거 뭐하는 꼴입니까?
옷도 다 입지 않은채 뭘찾고 있습띠다. 조약돌! 언제 어느때 송태하가 급하게 떠나자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가슴에 패인 골을 보고 감탄하던 울남편도 답답하게 여겼지만, 정말로 저러고 있는데 송태하가 떠나야한다고 인기척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이 처자(처녀) 정말 여유롭기 그지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건네는 바람에 우리부부는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없어 던지게 되는 웃음, 곳곳에 포진시켜 놓아서 이젠 긴장감이 떨어져
'잡히면 어짤라꼬 저러고 있노?'
하는 생각은 안하게 됩니다.
한심할 정도로 조신한 척 하는게 너무 의도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어색함이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입니다만 심각함과 긴장감속에 던져놓은 코믹함을 즐기려고 우리부부 챙겨보고 있는데, '선덕여왕'에서 비담의 스승으로 무술실력을 뽐내던 문노가 등장하여 너무 허무하게 죽는 바람에
"여보, 문노 무술실력도 나이들어 젊은이 앞에서는 어쩔수 없나 보다."
하면서 웃게 되더군요.
정작 극중의 인물들은 하나도 바빠보이지 않습니다. 긴박하다고 느낀 사람은 시청자들 뿐이었나 봅니다. 신장군이 송태하의 부탁을 거절하는 대신에 그가 가는 시간을 좀 벌어주겠노라며 황철웅과 대적하다가 죽음을 당한 시간이었건만 혜원과 태하, 이둘은 아직도 신장군 집을 떠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행동이 얼마나 굼뜨기에.
극적 효과를 위해서 배경음악에 맞춰 추노꾼인 대길이 일당만 훌훌 뛰고 있지만 그저 그뿐입니다. 몇발자국 앞에서 놓치고 뒤따라가는 추격신으로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주려하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지척에서 소홀하게 놓치는 장면에 익숙해진 탓에, 긴장감은 느낄 수 없지만 앞으로 어떤식으로 전개하여 우리를 웃길지 기대가 됩니다.
태하와 혜원은 완도를 거쳐 제주도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혜원이 왜 자꾸 태하곁에 머물며... 태하는 큰일을 앞두고 쫓기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혜원이를 챙기는지...
이런 와중에 굳이 애정전선을 엮는지 답답한데, 똘똘한 대길이가 태하의 진로를 추측하고 뒤따릅니다. 이제 긴장되지 않습니다. 결과가 뻔하죠. 한판붙다가 놓치거나 그냥 놓치거나...
포구로 향하던 태하와 혜원에게 윤지가 나타나 훼방을 놓는데 뜻밖에도 윤지의 칼날이 태하이마에 묶은 끈을 베이며 떨어뜨립니다.
이마에 나타난 관노문신이 혜원의 눈에 띄는 순간, 혜원의 동그란 눈동자만큼이나 울남편의 눈동자도 커지며
"문신이 있던 자리가 바뀌었어."
"설마? 그럴려구..."
"아까는 분명히 이쪽이었는데 지금은 반대쪽이잖아."
"아무리 시청자를 웃기려고 한다지만, 설마 저런 것까지 왔다리 갔다리 만들어놓았을까봐."
저도 문신자국을 본지가 꽤 오래된 듯... 기억이 가물해서 확인차 다시금 찾아보게 되었고...
남편의 착각은 거울속 태하였습니다.
"여보, 이제 우리 진지하게 보자. 우리끼리 앞서가니까 재미가 없잖아."
"알았어.^^"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는 남정네들 사이에, 나홀로 바스트신 노출로 열연중인 이다해의 캐릭터가 연기로는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어 안쓰럽고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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