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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일반고교의 현실을 꼬집는 '공부의 신'이 끌리는 이유

공부의 신
KBS2(월, 화) 오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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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성적순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하면 못할 때보다는 대우(?)를 받습니다. 놀랐습니다. 공부시간의 태도나 강당에 모인 아이들의 행동을 보는 저로써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성의없는 날라리 이사장(장마리/오윤아)이라고 해도 어른이 주목을 시키는데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 세대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기에 저는 이해못한다고 해도 곁에서 잠깐 보던 울딸(고3)도 기본예의가 없는 어이없는 행동에 혀를 차며 텔레비전앞에서 떠났지만, 저는 '공부의 신'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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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계시던 말던 아랑곳하지 않고 왁자지껄한 아이들을 말없이 지켜보던 강석호변호사(김수로), 어떻게 아이들을 주목시킬지 기대가 되었는데, 아주 거친말로 주목을 시킵니다. 요즘 아이들이 다 이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드라마에 등장한 이 학교(병문고)는 지금 존폐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더구나 이사장은 학교에 애정도 없습니다. 하루빨리 처분되기를 바랄 뿐이고, 선생님들도 학교나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없어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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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 한수정선생님(배두나)이 그나마도 애정을 드러내지만, 어떻게 학교를 살릴지 목표를 정한 강변호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고, 명문대(천하대)진학만이 학교에서 해야할 일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학생간에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는 환경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 아이가 학생이라면 부모로써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모순을 드러내게 됩니다.

저는 학교를 살릴 방법으로 명문대로 나오는 국립 천하대에 많이 보내는 목표를 세운 강변호사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이해됩니다. 명문고로 발돋음시키는 데는 명문대진학하는 학생을 많이 배출하는 것만큼 좋은 효과를 보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학부모들에게 큰 관심사입니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훌륭한 사람이라 할수없고, 행복하다고 할수도 없지만, 이왕이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을 일부러 피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더구나 내아이가 명문대를 지원할 실력을 갖추게 된다면 마다할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고장에는 남고, 여고, 다음으로 남녀공학 인문고 둘... 이렇게 4개의 인문고와 실업고 몇개가 있습니다. 각 인문고마다 명문대 출신을 많이 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데... 일례로, 몇년전, 울아들이 다니던 남고에서 학교안에 기숙사를 지어 공부잘하는 학생을 유치시킨 후 관리(?)를 하더니 금년에는 울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내년완공을 위해 현재 건설중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우리고장 학생이 아닌 타지에서 오는 학생을 위한 배려로 여겨질지 모르나 사실은 울아들 학교기숙사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공교육에서 아이들 맞춤교육은 무척이나 힘듦을 알고 있습니다. 평등하게 아이들을 대하지 않는다는 분노의 목소리에 우열반을 만들수 없기에, 고작해야 자율학습시간에나 겨우 분리시키는 정도에 그칩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내아이 수준을 끌어올리는 맞춤식 교육을 원하지만, 실제로 실시했다가는 차별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부모들이 더 많아 실시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제 학창시절이나 우리애도 그리 우수한 편은 못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교육평준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2007년 서울의 동호공고사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잠시 일으키기도 했고, 더불어 우리고장에 있던 모실업고의 인문고전환 사태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동호공고사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에 밀려 폐교 위기에 내몰렸다가 방송영상 콘텐츠 분야 특성화고로 거듭나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우리 고장에서는 인문고 전환으로 일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교명도 당연히 바꾸었습니다.
드라마의 병문고가 맞은 위기의 사태를 천하대 진학시킬 특별반을 꾸려서 학생을 진학시킬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인데... 이부분이 우리고장의 인문고전환 학교와 너무나 흡사해서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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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로 전환한 우리고장의 모학교에선 비록 한명이지만 S대 합격했다는 자랑스런(?) 현수막이 붙었으며, 전적으로 학생 맞춤교육(전체학생이 아닌 선택받은 학생)을 주도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타고, 자녀의 고교진학을 두고 갈등하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자신의 아이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학교는 어디일까? 저울질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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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배경으로 등장하는 학교의 분위기는 드라마상 극적 효과를 위해 거친 환경을 그린 학교라고 여겨집니다. 아이들의 언행이 무척 거칠게 느껴져서 거부반응이 일긴 했으나, 2회에서 황백현(유승호)이 병문고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대변하는 내용을 들으며, 코끝이 찡해짐과 동시에 그들의 언행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항심강한 아이들에게 어떤식으로든 공부를 해야한다는 이유를 부여하기 위해서 협박수준의 설득(?)을 감행하고 있는 강변호사의 열정이 거북하면서도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천하대 특별반을 만들어 아이들을 잘 훈련(?)시켜 천하대 보냄으로, 학교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외치고 있는 강변호사를 향하여, 과감하게 농구공을 던지는 예의없는 황백현이 세상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당신은 천하대 나왔냐고?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지만, 강석호의 꿈은 입시트레이너가 되어 아이들을 천하대에 보내는 것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아슬아슬하게 지원자가 5명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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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지켜봄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비록 천하대 특별반에 들어오긴 했으나 강석호의 훈련스케줄에 고분고분 따라줄 것 같지않은 아이들.
그렇다고 강변호사가 양보할 것 같지도 않은 분위기.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요구하므로 아이들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게 예견되면서도 기대가 됨은,
천하대 보내는 것으로 목표를 세운 강석호에게도 변화가 일어, 아이들의 재능을 간파한 맞춤식교육으로 아이들 스스로 느낀 동기부여로 말미암아 자기주도적인 학생들로 탈바꿈시킴과 동시에, 이들을 모델로 모든 아이들이 희망을 꿈꾸며 행복한 학교로 여길 수 있는 환경으로 거듭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설레임을 맛보는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등학교가 처한 환경에 대해 너무나 현실적인 멘트를 날리며 강하게 어필하는 강석호의 행보와 그의 훈련하에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