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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대설경보가 내려진 날, 우리모녀의 다른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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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시작된 눈은 잠깐의 휴식도 없이 온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경비아저씨와 더불어 아파트 주민들이 삽을 들고나와 눈을 치웠지만 별로 효과도 보지 못하고 어느새 또 그 자리를 소복하게 메우고 있는 이 같은 폭설은 최근에 보기드문 현상입니다.
현재 이 폭설로 인해 우리고장은 대설경보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이미 30cm의 눈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양 징그럽게 내리고 있는 눈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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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빠져나간 자리를 지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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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후 그 자리를 다시금 본 자리는 눈이 하얗게 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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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치워도, 염화칼슘을 뿌려도, 아무 소용이 없는 폭설로 수놓은 아침에 공부방 아이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선생님, 오늘 방학이예요?"
 "아니...."
 "눈이 너무 많이 오잖아요."
 "......"
 "선생님~!"
 "알았어. 무슨 뜻인지... 조금 있다가 전화해줄께."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조금도 아니고 계속내리는 눈속을 걸어서 공부방에 오기싫다는 아이의 뜻을 이해하고 잠시 갈등하면서 아침풍경을 지켜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집집마다 전화를 걸어 오늘 하루 휴식하자고 알렸습니다. 엄마들이 안심하는 눈치입니다.
눈이 잠깐이라도 그치면 이곳은 골목마다 눈썰매장을 방불케 할 만큼 아이들은 각자 집에 있는 썰매를 들고 나와 골목을 매우게 될것입니다만, 하루종일 계속된 눈은 감히 엄두도 못내게 할 뿐만 아니라 아예 외출조차 꺼리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이렇게 오늘 하루 공부방 휴무에 들어갔습니다만, 늦은 시간까지 이불속에 있던 울딸은 저와 다른 처지가 되었습니다. 울딸 이번 겨울방학때 방문영어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딸이 지도하는 아이가족은 오늘 여행간다고 휴무로 정했다가, 우리 나라 대부분의 고장에 내리는 오늘 폭설로 인해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서 서둘러야만 했습니다.

저나 딸이나 학습도우미란 점은 같으나, 학생신분으로써 방문하여 가르치는 딸은 과외시키는 부모님의 요청에 따라 가족여행으로 수업이 취소되었다가 눈으로 말미암아 여행이 취소되면서 수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저는 아이들이 울집으로 오는 과외로 수업을 하려다가 눈으로 말미암아 수업을 취소하게 된 우리모녀의 다른 처지를 느낀 날입니다.
저나 딸의 차이로는 도움주는 대상도, 가르치는 과목도 다른 만큼 pay도 물론 다르지만, 누가 이동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점도 비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