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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클스' 강진오빠까지 왜 나를 아프게 하나요?

강진오빠,
나 그동안 충분히 아팠단 말이예요.
아는이 없었던 낯선 곳에서 혼자서 무척 아팠단 말이예요. 이제 그만 아프고 싶은데... 정말 그만 아프고 싶은데... 우리 지용오빠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동안 무척이나 아팠기에, 이제 좀 덜 아프고 싶은데... 덜 아프면 안되나요? 그런데 그런데 왜 강진오빠까지 내 아픔이 되어 보태려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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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뜻밖의 재회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랑의 싹이 또다시 꿈틀거립니다. 그래서 기뻤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의 기억 저편에 꼭꼭 감추어 두었던 가슴아픈 사연을 들추어 내고 있었습니다.
 "완전 까먹고 있었어, 펜던트 찾아줄려다가... 강진오빠 펜던트 찾아주려다가 우리 오빠가 죽었는데... 완전 까먹고 있었어. 까먹고 있었다구요. 우리오빠가 어떻게 죽었는데... 내가 어떻게 강진오빨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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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반항아적인 당신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고 화가 나서 내가 대신 뭔가를 해주고 싶었는데 도리어 그 일로 말미암아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펜던트를 강물에 빠뜨리게 되었고, 분노하던 당신의 모습이 제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달동안 강바닥을 헤집었고 급기야는 우리오빠가 대신 찾아주리라 믿었답니다. 그런데 울오빠는 당신의 펜던트를 찾으려 물속에 들어갔다가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충격으로 저는 당신을 외면하고 싶었고 부모님께 불효녀가 되어 고향을 떠날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힘들게 살았습니다. 당신과의 재회를 한번도 꿈꿔본 적이 없었던 나로써는 무척 당황스럽긴 했으나 가슴 벅찼습니다.
지금 제 가슴과 머리가 따로 저를 지배하면서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제 운동화가 되어준 강진오빠를 저는 정말로 좋아했지만 우리오빠 지용오빠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가출하여 홀로 독립하여 사느라고 바빴기에 지용오빠가 나때문에 펜던트를 찾아주기 위해서 물에 들어갔다가 익사했다는 아픈 기억을 잊고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내민 우리오빠의 노트로 말미암아 저는 통곡합니다. 울오빠가 나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몹시 아픕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밝힐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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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왔습니다. 데이트할 기회,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강진오빠를 새로 만남으로 지용오빠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제 자신을 테스트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저는 음식을 골고루 먹어보았던 것입니다.
제대로 삼킬 수 있는지?
지용오빠가 제게 마지막으로 심어준 아픈기억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제가 자랐는지?
그런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개걸스럽게 꾸역꾸역 먹고는 토하기를 반복한 제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겠지만, 저는 정말로 극복한 모습으로 강진오빠를 향한 제 마음을 키워보고 싶은 욕심을 가져보았던 것인데...

괜찮은데... 좀 아프지만 극복할 수 있을것 같은데 좀 기다려주면 안되나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8년을 견디었으니 어쩌면 8개월만 더 견디면 울오빠에게 미안하고 가슴아픈 마음이 어느정도 퇴색되거나 희미해져서 아픔이 덜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강진오빠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강가에서 팬던트때문에 징징거렸기 때문에 울오빠가 강물에 뛰어든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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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픔의 비밀을 알아버린건가요?
그래도 좀 기다려 주면 안되나요?
욕심 좀 부려보려고 했는데...
제가 고향을 떠나면서 당신을 제 마음에서 밀어내며 당신에게 아픔을 줬던 것처럼, 당신도 제게 똑같은 아픔을 주려고 하지 마세요. 전 당신이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아팠고 지금도 아프단 말이예요.
매일매일 아프지만, 매일매일 만나자던 당신의 관심이 저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소식을 기다렸건만... 당신은 소식을 끊었고, 저는 당신을 보러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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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했나요?
내가 보는 데서 왜 그 여자와 키스를...
저보고 물러나라는 뜻인가요?
그래요. 당신이 원한다면 물러나야겠지요. 하지만 너무 아프게 그러지 마세요.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저는 충분히 아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신께 다가가고 싶은데... 지용오빠의 아픔을 극복할 날이 오리라 기대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기다려주기 싫은가 보군요.......ㅠ.ㅠ

당신과의 재회로 지용오빠에 대한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저는 이제 더 이상 슬프고 싶지 않답니다.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난 오빠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면서, 제 삶을 당신과 더불어 곱게 꽃피워보고자 발버둥치고 싶었습니다.  
만약 우리 지용오빠라면, 똑똑하고 지혜로운 우리오빠라면 이럴때 어떤 조언을 해줄지 무척 궁금하고 아쉽습니다.
우리 둘, 이렇게 피해야만 하는 걸까요?
저는 이제 더 이상 슬프고 싶지 않답니다.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픔을 홀로 간직한채 당신에게 다가서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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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슬픈 독백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지완이를 만났다. 그 꿈에서 난 지완이에게 약속했었다. 다신 널 놓치지 않을거라고, 예전 산청시절처럼 그렇게 어리석진 않을거라고'
그런데 왜 우정에게 키스를 했나?
강진에게 향하는 지완의 마음을 멈추게 하려는 의미로.
지완이가 쉽게 자신을 포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그의 마음을 모르는 지완이 입장에서는 몹시 아프다. 지용오빠의 죽음처럼 강진오빠와의 이별도 아프게 다가온다. 강진은 반항아기질을 번뜩이며 아주 나쁜남자가 되려고 한다.

드라마를 보던 저도 흔들렸습니다.
힘들어 하는 지완을 위해 정끊기 작전으로 철저하게 무장한 강진의 마음도 안타깝고, 그러다가 언젠가는 꼭꼭 숨겨두고자했던 지완에 대한 사랑이 폭발할 것 같은 예감이 들면서 제가 먼저 전율을 느끼게 되는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를 보다가 슬픈 사랑에 대한 애절한 키스가 이런식으로도 표출됨을 보고 주책스럽게 제가 전율을 다 일으켰던 장면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SBS (수, 목) 오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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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크리스마스엔 드라마의 물음에 긍정적인 답변을 위함인지 정말로 우리 고장엔 눈이 내렸습니다. 사랑하면서 헤어져야하는 고통을 감내하려는 이들의 아픔은 서로 어루만져주고 위로하면서 고운 사랑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완이 오빠 지용도 이 둘의 사랑을 축복할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하얀눈이 내려서 이들의 아픈상처를 말끔하게 덮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