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토,일) 오후 7시 55분~ 방송중
한달에 한번 가족회의를 열 정도로 계획적이고 민주적으로 보이는 가정이건만, 아버지(김순경/박인환)와 두아들에 비해 장남(김건강/안내상)으로써 제몫을 못하는 큰아들과, 편애가 심한 엄마(전과자/이효춘)로 인해 콩가루집안같은 인상을 풍깁니다.
장남은 부모님 모르게 이혼하고 고시원에서 백수생활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분가를 꿈꾸던 둘째(김현찰/오대규)는, 형의 이런 처지앞에 절망감을 맛봅니다.
특히 둘째며느리(도우미/김희정)가.
I. 못마땅히 여기며 의심까지 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가 장남 속옷빨래까지 내놓으며 둘째며느리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보고 경악할 지경이었습니다.
"시아버지, 시동생껀 다 빨면서 왜 시아주버니껀 못빠냐"
고 핀잔을 하는 시어머니를 보노라니 제 숨이 막히는 듯 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시어머니도 있습니까? 그리고
"시집 잘 와서 호강하는 줄 알아라, 친정으로 도대체 얼마를 빼돌리는 거냐"
구박하고 감시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분통을 터뜨리게 합니다. 며느리가 아니라 가정부대하는 듯해서.. 아니 요즘은 가정부도 이렇게는 대하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몸이 불편한 늙은 노모라면 아주 쬐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당신 손으로 충분히 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일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시어머니의 언행이 몹시 언짢습니다. 이혼남이 된 장남을 집으로 불러들이려면 차라리 둘째내외를 분가시키는 것이 훨씬 편하지 않았을까? 의문을 갖게 됩니다.
새댁시절, 제가 주택에 세들어 살때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처럼 형제를 키우신 아주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큰아들내외는 직장때문에 대도시에 나가 살았고, 막내내외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IMF 때 큰아들은 직장을 잃었고, 장남은 이혼남이 되어 고향집으로 내려와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때 아주머니께서는 막내를 분가시키고 큰아들과 함께 살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몸이 좀 불편하셨지만 내자식은 내가 거둬야지... 형수가 시동생을 거두는 것이라면 이해받을 수 있지만, 손아래 제수씨가 시아주버니 수발을 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주머니가 나서신 것입니다. 그래야 서로 마음적으로 힘이 덜 들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드라마의 시어머니보다 연세도 더 있으셨고 몸도 좀 불편하셨지만 지혜로운 방법이었다고 주변의 아주머니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I. 아들챙기느라 한두번도 아니고 시집 간 딸에게 돈을 부탁하는 친정엄마
결혼한 딸의 삶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별로 관심도 없는 친정엄마는, 전과자의 장남챙기기처럼 계솔이의 아들챙기기도 막상막하임을 보여주며 불쾌감을 맛보게 합니다. 사고치고, 직장잃고, 이런 일이 일어날때마다 결혼한 딸에게 도움을 청하면서도 아주 떳떳한 기세가 너무 뻔뻔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어쩌면 이리도 이기적인지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친정엄마입니다.
삶이 힘들어 이혼하고 싶을 지도 모를 딸의 심정은 하나도 헤아리지 않는듯... 해달라는 돈 해주니 그저 좋아라 웃습니다. 도우미가 한없이 가엾습니다.
쌓이는 스트레스 풀곳을 찾지 못해, 자신의 아들에게 푸는 도우미... 아이들까지 불쌍해집니다.
I. 따뜻하게 아내를 감싸지 못하는 남편
둘째아들이자 도우미의 남편 김현찰.
형만 챙기는 집안 분위기에 눌려서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한 둘째는, 걱정근심 끼치지 않고 독립한 어엿한 가장이지만, 엄마와 아버지의 애정과 관심에 굶주려있습니다. 생활력강한 둘째아들의 진지한 삶의 태도는 칭찬할 만합니다만, 아내를 너무 무시하는 듯한 처사를 보이며 실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처가집에서 시도때도 없이 손을 내미니 지쳐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집안일에 찌들어가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려 들지 않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I. 이혼남이 되어 집으로 들어와 수발들게 하는 시아주버니
인생한방!
백수가 되기전에 증권에 손을 댄 것인지... 아직까지도 한방 터지기를 바라는 시아주버니의 말에 믿음도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실해 보이지 않아 더 화가 나는 제수씨입장에선 '주는 것없이 밉게 보이는데' 주방에서 먹거리로 알짱대기까지 하니 더 얄밉습니다. 백수건달 큰아들을 집으로 불러들인 후, 시어머니의 잔소리는 더 늘어났습니다.
"반찬이 그것밖에 없냐, 시아주버니 어려운 줄을 모른다"
철없어 뵈는 시아주버니까지도 도우미의 손길을 필요로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눈치보여 고시원에서 홀로 생활하고자 했던 시아주버니에 비해, 시어머니가 더 문제있어 보입니다.
저 결혼했을 당시... 이구 그러고 보니 아주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만^^ 예전에는 시아주버니 어려워서 함께 밥도 먹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예의를 아는 시어머니라면 제수씨한테 속옷빨래를 부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감안하여, 시어머니가 해결해 줘야 마땅할 것입니다.
남편도, 시아주버니도, 시어머니, 친정엄마까지... 도우미에게 행복감을 주지 못할 망정, 괴롭게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요즘 이런 며느리 보기 힘듭니다. 모두들 도우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양쪽집안에서 도우미를 힘들게 하지만, 감히 떨쳐볼 생각조차도 못하고 주어진 삶을 감수하고 있는 도우미, 가족을 위한 시간은 시간이고, 자신을 위한 삶의 시간도 만드는 지혜로운 도우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가엾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시아버님과 시동생이 도우미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어서 시청자입장에서 그마나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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