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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존중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영화 '솔로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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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조 라이트/오만과 편견,어톤먼트)이나 출연한 영화배우(제이미 폭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명성으로도 관심을 모았던『솔로이스트』이 영화는, 여름이면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5회) 에서 개막작으로 소개되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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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곡을 좋아하는 우리딸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했던 영화였지만, 고3시절을 보내느라 아쉽게도 볼 수 없었던 '솔로이스트', 우리고장에선 이미 선보인 영화라 영화관에서는 상영하지 않는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분명 눈에 익은 배우가 등장하여 연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꼭 진짜같은 착각을 일으키며 클래식음악 선율을 타고 펼쳐지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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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특종을 쫓으며 삶에 지쳐가던 LA 타임즈 기자 로페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느 날 우연히 길 한복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나다니엘(제이미 폭스)과 마주칩니다. 저는 이 복장을 한 나다니엘이 거리환경을 책임진 환경미화원 아저씨로 짐작했다가 헛웃음을 날렸습니다. 알고보니 거리의 노숙자였습니다.
평범한 노숙자였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테지만, 어딘가 특별해 보이는 나다니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로페즈는 그가 줄리어드 음대 출신의 천재 음악가이지만 현재는 혼란스러운 정신 분열로 인해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가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의 재능과 삶을 안타깝게 여긴 로페즈는 기사로 연재하며 그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이며 도와주려 하지만 나다니엘은 그의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참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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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을 앓기 전, 학창시절 나다니엘)

비록 노숙자로 살고 있지만 재능을 타고 난, 천재음악가를 만난 로페즈는 기사거리가 됨에 흥분합니다. 이런 느낌 저도 조금은 알 듯 합니다^^ 그리고 연재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줄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 기자는, 상대방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잣대에 나다니엘을 끼워맞추려고 합니다. 이에 반발하는 나다니엘이 추구하는 삶의 자유와 희망이 일반인의 잣대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그의 단순함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나는 나다. 왜 나를 당신의 생각에 맞춰야 하는가?'
라는 질타를 던지며 분노하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구속받는 걸 싫어하는 마음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시각으로 하찮아 보이는 노숙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원하면 그대로 둬야한다는 존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 영화로 인해 찡해지는 느낌도 맛보았습니다.

우정이란 명목으로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며 친절을 베풀지만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과, 원치 않는 삶을 살아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메세지를 엿보면서, 내 생각이 옳으니 따르라는 식의 충고가 아니라 상대방의 처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소통의 중요한 매너임을 색다른 방식으로 일깨워준 영화로 찡한 감동으로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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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당의 멋진 무대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연주를 즐길줄 아는 열정이 살아있는
그는, 진정한 음악가입니다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우을 범하기 쉽습니다.
특히나 부모가 자식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사이에.
또한 친구의 우정사이에서도.
내가 널 좋아하고 사랑하니, 우리의 뜻을 이렇게 맞추자는 식으로 상대방을 나의 잣대로 재단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나다니엘은 이같은 마음이 이기적이라고 꼬집고 있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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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날 무렵, 진정한 친구란? 우정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한 로페즈가 나다니엘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좋은 환경에서 지내며 연주자로써의 삶을 누리도록 도와주고 싶었기에 좀 안타깝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다 접고 내 생각대로 행하고자 했음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마음을 전하면서, 서로의 처지를 인정하고 보듬는 태도를 보이며 둘의 관계가 더 돈독해짐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물음표를 던진 영화입니다. 그리고 손내밀면 고마워하면서 내민손을 잡을 줄로 쉽게 생각한 상대라고 여긴 자신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키게 할 뿐만 아니라, 상대에 따라선 선입견이 걸림돌이 될수 있음을 깨달으며 서서히 변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화로 교훈이 담겨있음을 엿보게 됩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
그리하여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도 내 생각과 같기를 바라는 착각
이런 위험한 착각에서 벗어나 내가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나도 도움을 받고 있음에 대한 감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속에서 음악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나다니엘이 절망의 순간에도 놓지 못한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흐르며 베토벤 3번 교향곡 영웅과, 9번 합창은 천재적 음악가 나다니엘의 심적 혼란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아름답고 풍부한 선율로 스크린을 채우며 감동을 주었습니다.
외적으로 초라하고 지저분하지만 음악은 참 고급스럽다는 느낌에 잠깐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음악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참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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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를 위해 음악당을 방문하면서도 자신의 살림살이를 동행시키는 나다니엘의 삶이 불쌍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점은, 스스로 아주 당당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항상 당장 필요한 물건만 지녔으니 언제든지 어디를 가던지 자신의 분신처럼 챙기는 그를 보면서, 비록 정신 분열에 의한 혼란이나 변덕스런 행동속에서도 삶과 음악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느낄수 있었던 것도 좋았던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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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로페즈와 나다니엘이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리면서도 배경은, 부유한 나라 미국에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추며 정상과 비정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던 영화입니다.

거리의 노숙자가, 좋은 집에 살고 있는 기자보다도 더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을 보이면서, 그들의 세계가 무조건적으로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남의 인생을 내 잣대로 재단하려 들면 안됨을 각성시킨 영화 '솔로이스트'는 인간에 대한 진정한 존종의 의미를 되묻고 있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