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월~금) 오후 08:25~
사고로 실종된 남편을 15년이나 기다리던 둘째며느리 하윤정(심혜진)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카센타 2층에 사는 만화가 이선생(이종원)의 구애로 이들은 결혼을 추진중인 가운데, 윤정이 딸의 회사에 갔다가 강회장(강신욱/홍요섭)을 보는 순간 남편과 너무 많이 닮았음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런 비밀을 아는 회장의 사모(나은혜/이응경)는 남편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기를 빌며 노심초사중이지만, 언젠가는 기억을 찾게 될 것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두렵기만 합니다.
두 아들을 사고로 갑자기 잃은 노모는, 과부가 된 두 며느리와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살았습니다. 첫째며느리는 살림을 맡고, 소득을 벌어들이는 일은 둘째며느리가 맡아서 아들과 남편이 없는 자리를 잘 지켜준 며느리가 늘 고마운 시어머니... 그런데 요즘 둘째며느리가 결혼을 한다고 하니 마음한구석에 실종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져서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둘째며느리가 수고하고 감내한 세월을 이해는 하면서도 못내 서운한데... 남자쪽은 초혼이므로 재혼인 며느리를 굳이 재혼이라고 밝히고 싶지 않다는, 둘째며느리의 새시어머니가 되실 분의 부탁전화를 받고보니 이해는 되면서도 못마땅한 심기로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이를 지켜보는 윤정도, 시청자인 저도, 마음아픔을 함께 느꼈습니다.
둘째며느리가 오랫동안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새사람을 만나 재혼 후에 돌아올 것만 같은 드라마상에 비치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기억상실로 새가정을 일군 강회장의 또 다른 가정을 생각하면 이 또한 안타깝고... 노모를 생각하면 강회장의 기억이 하루속히 돌아왔으면 좋겠구요... 그래서 재혼하여 떠난 둘째며느리의 자리를 안타깝고 아쉽지만, 기억을 되찾은 아들이 노모의 허전함을 달래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여기서 또 걸리는 인물이 있군요. 친아빠는 아니지만 딸로 키운 나윤이(조안)가 진우(오만석)와 결혼하고 싶어합니다. 따져보면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도 같지만... 작은아버지를 장인으로? 그리고 나윤의 엄마인 나사장(이응경)은 작은어머니이자 장모가 될지도 모르는 참 복잡미묘한 관계? 이런 수렁을 시청자가 지켜보면서 별별 상상을 다하게 되는 가운데......
며느리와 딸, 시댁과 친정, 그리고 초혼과 재혼의 입장차이를 나열해보려 합니다. 우리큰댁의 질녀가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혼남과 결혼하면서 겪었던 상황과 비슷한 장면이 있어서.
만화가 선생과 결혼을 추진중인 윤정이가 며느리가 아니고 딸이었다면, 시어머니의 태도는 훨씬 부드럽고 좋아했을 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잘해주고 함께 지낸 세월이 길며 알콩달콩 행복했다고 해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지 친정엄마가 될수없는 입장차이를 확실하게 드러냄을 겪으며 윤정이 시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며 마음이 착잡합니다.
'다함께 차차차' 드라마와 달리, 저희 집안에는 우리질녀가 초혼, 남자가 재혼인 경우였습니다. 초혼인 집안에서는 상대가 애딸린 이혼남으로 재혼이라고 굳이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질녀가 이혼남과 결혼하겠다고 나섰을 때, 우리큰댁의 가족과 더불어 저도 반대에 합세했고, 반대가 무척이나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끝에 결혼을 시키기로 결정을 내린 울형님은, 우리가까운 집안끼리만 아는 것으로 쉬쉬하며 결혼시켰습니다.
우리질녀의 경우는, 오히려 질녀 시댁쪽에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심정을 이해해주었고 우리쪽으로 맞춰주려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정작 본인인 딸은, 이혼남을 사랑하므로 재혼상대면 어떠냐고 괜찮다고 했지만, 부모입장은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울형님은, 부모입장에서 내딸이 뭐가 부족해서 재혼남과 결혼하려고 하는지 화가 났으며, 딸이 너무나 원하니까 결혼을 허락했지만 남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결혼식이 끝날때까지만이라도 이런 사실이 퍼져나가지 않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자식키우는 제 입장에서도 울형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초혼인 남자쪽 이층 만화가선생네 집안에서는 초혼인 아들이, 애딸린 여자의 재혼상대가 되는 것이 못마땅하여 반대를 했다가 승낙한 경우입니다. 그리고 결혼시 재혼임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이 들어옵니다. 상대방의 이런 심정을 알면서도 서운해하시는 윤정의 시어머니의 착잡한 마음이 결혼을 앞둔 며느리에게 전해짐을 보고, 친정이 아닌 시댁의 배경으로 결혼하게 되는 윤정의 입장이 참 난감함을 보면서 불쌍해 보였습니다.
시댁과 친정
며느리와 딸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자식같은 며느리라고 하지만...
부모마음이 그런 것입니다. 내자식 위주로 세상을 보게 되는 불합리한 모순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마는 이기심. 그렇다고 탓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내자식을 위한 마음이 먼저 앞서게 되는게 부모니까요.
만약에 윤정이가 친정에서 재혼을 추진하게 되었다면, 초혼인 사위를 맞이하면서 어느정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대해서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위편을 많이 배려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종된 아들을 기다릴 때가 이쁘고 고맙지, 다른 남자가 아무리 아들처럼 살갑게 굴고, 며느리를 딸처럼 의지했다고 해도, 결국에는 속내를 드러내게 되는 마음을 짚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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